범사에 감사하라!
너무나 많이 들어본 말이지만 실천하기는 참 쉽지 않아 보입니다. 우리는 가진 것보다 가지지 못한 것을 쫓고 사는 것 같아요. 저만 그런 것도 여러분만 그런 것도 아닙니다. 없는 것, 가지지 못한 것을 쫓는 행태는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해당될 텐데요. 왜냐하면 가진 것은 잘 보관해 두고 가지지 못한 것을 찾고 얻는 기술이 우리 인간이 여태 생존해 오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이었기 때문이죠.
여기서 가진 것은 단순히 물건에만 제한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평소 보는 모든 '익숙한' 유무형의 모든 것이 이에 속합니다. 익숙하면 내 마음은 편해지고, 우리는 안전감을 느낍니다. 우리의 생존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의 확보이므로, 우리는 살면서 최대한 익숙한 것들을 많이 그리고 빠르게 늘리려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사람들이 변화를 싫어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금 내게 너무나 익숙한 것 또한 그것을 처음 보았을 때는 매우 어색하고 스트레스를 유발했다는 사실을 쉽게 잊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익숙해지는 찰나에 느꼈던 잠깐의 감사함이나 안도감 또한 잊어버립니다. 심리적 결핍 이론(Psychological Deficiency Theory)에 따르면 이러한 안도감과 감사함을 쉽게 잊어버리는 사람은 무언가 새로운 것을 성취했을 때의 성취감에 중독될 가능성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높다고 합니다. 성취감에 중독되면 '이미 있는 것' 즉, 우리의 '일상'을 당연하게 생각하여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게 되고 이에 성취 행위를 계속해서 추구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쳇바퀴 속 다람쥐처럼 이유도 모른 채 쉴 새 없이 뛰는 삶을 사는 것이죠.
열심히 살고 있으니 괜찮습니다.
여러분은 어떠한 삶을 살고 있나요? 있는 것, 익숙한 것에 평소 감사함을 느끼시나요? 아님 너무나 익숙하여 감사하는 마음을 내기가 어려운가요? 이게 정말 감사한 일이냐고 반문하고 있진 않은가요? 그렇다면 여러분은 언제 '감사함'을 느끼시나요? 어제 하루 몇 번의 감사함을 느끼셨나요?
아마 한 번도 감사함을 느낀 적이 없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 저도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하루 종일 감사함은커녕 짜증만 내다가 하루를 날릴 때도 있었거든요. 눈치채셨겠지만 우리는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감사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위 말씀 드린 대로 익숙한 것을 익숙하게 바라보고 안전감을 느끼는 것은 우리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죠. 본능은 매우 자연스러운 상태이니 본능을 넘어서려면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는 이미 '1만 시간의 법칙, 울트라러닝' 등 학습 방법론을 다룬 책에서 '의식적인 노력 Deliberate Practice'이라는 용어로 다루어졌습니다.
그럼 '감사함'을 느끼기 위해서는 어떤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할까요? 제가 추천하는 몇 가지 방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신 내용이라 들으면 다 알만한 내용일 것 같은데요. 저는 이걸 '왜' 해야 하고, 그래서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관점에서 알려 드릴게요.
1. 익숙한 것을 새로운 관점으로 보려는 훈련을 하세요. 그것이 물건이 되었든 사람이 되었든 그것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를 떠올려 보세요.
아침에 눈을 떠서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것으로 훈련을 해볼까요? 일어나니 침대가 눈에 보이네요. "이건 뭐지? 이것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침대가 있기 때문에 내 인생은 어떤 게 좋아졌지?"라고 질문을 던져 보는 것입니다. 입고 있는 옷부터 내가 매일 만나는 사람들까지, 훈련 거리는 우리 인생에서 차고 넘칩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긍정적 효과가 없다고 생각되는 물건이나 사람이 있을 수 있겠죠. 오히려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 또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그런 것(사람)을 발견하면 오히려 내 삶을 드라마틱하게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왜냐면 그것이 내 인생의 가장 큰 가시이니 그것만 뽑아버리면 내 인생 전체가 크게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죠.
2. 1번을 열심히 훈련하였다면 훈련 결과를 종이에 매일 기록해 보세요.
기록의 힘은 매우 강한 것 같습니다. 기록하지 않은 생각과 감정 등 전반적인 느낌은 쉬이 사라지고요. 기록된 생각과 감정 또한 까먹을 수 있겠지만 느낌 자체는 적지 않은 것보다는 강하게 내 마음에 자리 잡습니다. 감사 일기를 쓰라는 말이 그래서 나온 것일 거예요. 그러나 경험상 무작정 감사일기를 쓰면 며칠 쓰지 못하고 그만두게 되더라고요. 그 순간 감사한 마음을 느끼지 못했기에 쓰는 행위에 영혼이 실리지 않아서 인 것 같아요. 그래서 1번 훈련에 대한 과정과 결과를 기록한다면 감사 일기를 쓸 거리도 많아지고 그 효과도 강력해지더군요. 매일 밤 자기 전에 딱 1개만 떠올려보시고 그 내용을 적어보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3. 매 순간 깨어서 내 생각, 감정을 지켜보고 감사한 마음이 드는 그 순간에 무엇이든 좋으니 그때 하고 싶은 행동을 하세요.
'의식적인 노력'의 완성은 '창조'입니다. 순간의 깨달음을 느끼고 그 느낌이 전해주는 감정을 세상에 표현하는 것이 '의식적인 노력'의 완성이라고 생각합니다. 행동이라고 하여 거창한 것이 아니에요. 고맙다는 말 한마디일 수 있고, 손을 잡아주는 것일 수도 있고, 어깨를 가볍게 툭 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선물을 사주어도 되고 편지를 써도 됩니다. 다만, 그 순간에 '당장' 할 수 있는 행동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주로 감사하거나 고맙다고 말합니다. 예전 학창 시절에는 많이 껴안았습니다. 축구 선수들이 경기 끝나고 서로를 안아주는 것처럼 말이죠. 이제는 그럴 수 없으니 많이 아쉽습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면 항상 예전처럼 손을 잡고 껴안습니다. 물론 상황에 맞는 행동을 해야겠지요. 오해하지는 마시고요 ㅎㅎ
이렇게 새로운 행동을 할 때 감사한 마음이 완성됩니다. 이런 행동은 우리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가진 것을 인정하고 수용할 때,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내 삶을 시작할 때 우리는 창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없는 것, 가지지 못한 것을 평생 가지지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 지금 없는 것을 가지려면 내가 가진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이죠. 저는 이것이 우리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보편적 원리이며 아주 강력한 방법론이라 생각합니다. 저한테만 해당되는 법칙일 수도 있겠죠. 그러나 지금 내 인생에 별 감사할 것들이 없고 만족스럽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면 속는 셈 치고 한 번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오늘 하루 감사한 일들이 많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