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참 매력적인 단어죠. 누구나 어디서든 성장을 이야기합니다.
"대표님, 저는 이 회사에서 빠르게 성장해서 기여하고 싶어요!"
"팀장님, 우리 팀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이런 교육이 필요한 것 같아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좋긴 한데 너무 추상적이고 뜬구름 잡는 이야기 아닌가? 저는 이런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인데도 '성장'이라는 개념이 손에 잡히지 않은데 구성원들은 더 답답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과거 동료들과 했던 대화가 떠올랐습니다.
"요즘 회사에서 성장, 성장 노래를 부르는데 사실 정확히 회사에서 말하는 성장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 성장이라는 게 더 많은 걸 잘하라는 뜻인가? 아니면 성과를 더 내라는 건가?”
함께 있던 동료들 또한 모두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성장이라는 말, 참 많이 듣지만 그 속에 담긴 진짜 의미는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회사에서 성장이라는 것이 단순히 내게 주어진 일을 빈틈없이 하는 것,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일보다 더 많은 일을 빠르게 하는 것, 내가 지금 하지 못하는 일을 어느 순간 해내는 것, 그래서 상사가 요구하는 또는 조직이 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하는 것 등등이라고 정의 내린다고 해서 말끔히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한 가지 풀리지 않는 질문이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을 더 잘하여 조직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더욱 크게 기여하는 것이 내 삶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동료들에게 인정받고 성과급을 더 받는 것이 우리가 말하는 '성장'의 목적지인가? 그것이 우리가 성장해야 하는 유일한 이유인가?
이러한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겨났고, 깊은 고민이 몇 날 며칠 이어졌습니다. 그러다 '성장'에 대해 제가 놓치고 있던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성장이라는 게, 단순히 더 많은 일을 잘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자신의 자기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의 일부 아닐까?"
여기서 말하는 '자기다움'이란, 자기 자신의 잠재력을 끌어내어 자신을 마음껏 표현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한 고유한 자기표현이 세상에 없는 고유한 가치를 만들어낸다고 믿습니다. 자기다움은 내가 누구인지, 그리고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를 정의해 주는 나침반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자기다움이 없는 '성장'은 앙꼬 빠진 붕어빵 아닐까요?
과거 한 동료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그녀는 예전 회사에서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세요”라는 피드백을 반복해서 받았다고 해요. 하지만 그녀의 강점은 섬세하고 분석적인 사고였죠. 그래서 결국 자신의 강점이 빛을 발휘할 수 있는 역할로 옮긴 뒤, 비로소 일이 즐겁고 몰입이 된다고 했습니다.
자기다움은 중요합니다. 왜냐면 자기다움을 발휘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단순히 일을 잘하는 것을 넘어, 의미를 느끼며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죠. 내게 어울리지 않는 모습으로 억지로 성장하려는 게 아니라, 내가 가진 강점과 열정을 탐구하고 발휘하는 것. 회사에서 성장의 목적지를 "구성원 개개인의 자기다움을 찾고 표현할 수 있는 순간들을 최대한 많이 창조하는 것"이라고 설정한다면, 구성원 개개인이 느끼는 '성장'의 의미가 더욱 와닿지 않을까요? 저는 그렇다고 확신합니다!
그럼 혹시 구성원 개개인이 자기다움을 찾도록 돕는 적절한 방법이 있을까요?
자기다움을 찾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가볍게, "내가 정말 잘하고 좋아하는 것이 뭘까? 나는 내가 하는 일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는 것인가? 나는 이 일에 몰입하고 있나? 얼마나 어떻게 몰입하고 있는가? 언제 가장 몰입하는가? 이 일을 통해 내가 만들고 싶은 가치가 무엇일까? 등등의 질문을 던지는 것부터 시작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이 회사에서 리더 역할을 하고 있으시다면 오늘부터 구성원과의 대화에서 저런 질문을 던져 보길 바랍니다.
그럼 '자기다움'만 꽃피우는 것으로 '성장'의 쓰임은 다하는 것일까요? 뭐가 하나 빠진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회사에서 자기다움만 이야기할 수 있을까?
조직에서 다양한 개인의 자기다움이 어우러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저는 여기서 '우리다움'이라는 개념을 떠올렸습니다. 제가 정의한 우리다움이란, 개인의 자기다움이 모여 조직만의 독특한 철학과 방식, 색깔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자기다움이 각기 빛나면서도 서로 조화를 이루어 세상에 하나뿐인 조직의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을 말하죠. 너무 거창한가요? ㅎㅎ
그렇다면 우리다움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저는 우리다움이 단순히 자기다움의 총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개인들의 고유함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조직만의 독창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회사에서 서로 다른 강점과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협력할 때, 그 조화 속에서 나오는 에너지와 창의력은 어떤 개인도 혼자 만들어낼 수 없는 독특한 결과물을 탄생시킨 것이고, 이것이 바로 제가 생각하는 '우리다움'입니다(이 개념에 따르면 조직에서 충돌과 갈등은 오히려 권장되어야 하죠).
우리다움은 회사의 철학, 비전, 그리고 일하는 방식 속에서도 드러납니다. 구성원들의 자기다움이 조화를 이루어 조직만의 색깔을 표현할 때, 그 조직은 세상에 하나뿐인 고유의 가치를 전할 수 있게 된다고 믿습니다. 여러분 회사는 자기다움과 우리다움이 잘 어우러진 회사인가요? 아래 질문을 던져 보시길 바랍니다.
1. 우리 구성원들은 자신의 자기다움을 발견하고 발휘할 기회를 가지고 있는가?
2. 우리 구성원들은 자신이 잘하는 일을 함으로써 몰입하고 있는가?
3. 우리 구성원들은 서로의 강점에 대해 잘 알고 있는가?
4. 우리 구성원들은 조직의 미션, 비전, 핵심가치 등의 철학에 얼마나 공감하고 있는가?
5. 우리 구성원들이 실패를 대하는 모습은 얼마나 개방적이고 긍정적인가?
6. 우리 조직이 만들어 내는 상품과 서비스는 세상에 어떤 독창적 가치를 전달하고 있는가?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은 얼마나 되나요?
자기다움과 우리다움은 단순한 개념을 넘어, 개인과 조직 모두가 진정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고 생각해요. 자기다움은 나의 고유한 색깔을 찾고 표현하는 여정이고, 우리다움은 그 색깔들이 모여 세상에 전하는 특별한 메시지입니다.
여러분은 자신의 자기다움을 발견했나요? 그리고 그것을 통해 조직에 어떤 우리다움을 만들어 가고 있나요? 오늘 하루,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는 건 어떨까요?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더 나답고, 더 우리 다운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해요. 더 나답게, 더 우리답게 그렇게 즐겁게 오늘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