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철저의 우당탕탕 허공에 발길질 스토리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겠다는 이념으로 무언가를 하려다 보니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무엇으로 어떻게' 이롭게 할 수 있을까?'였다. 그래서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래서 어떤 제품/서비스를 만들어야 할지를 먼저 고민했다. 곧 AI가 지배할 세상의 초입에서 AI가 빠지면 안 되었다. 범용인공지능(AGI)이 나오기 전까지 대세는 Agent AI가 될 것이라고 하니 내가 현시점에서 AI 가지고 할 수 있는 건 딱 한 가지, 나의 도메인에 AI를 붙여 보는 것이다.
그래서 신임팀장을 타깃으로 한 코칭봇을 만들고 있다. 현재 어떤 LLM 모델이든 넣기만 하면 작동하는 시스템 인스트럭션 베타 버전을 만들어 놓은 상태이고 이걸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 중이다. 고민하는 와중에 무언가 엄청나게 중요한 고리가 하나 빠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로 내가 맞을 손님에 대한 고민이다.
여태 항상 손님으로만 살아봤지 주인으로서 손님을 맞이해 본 적이 없다 보니 주인 관점으로 세상을 보지 못했다. 그래도 그렇지 여태 주인공인 손님을 빼고 무언가를 만들어 세상을 이롭게 하겠다는 꿈을 꾸려했던 것은 시작부터 잘못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부랴부랴 손님을 고민하게 시작했다.
나의 고객, 나의 손님은 누구인가? 누구여야 하는가?
세상엔 너무나 다양한 사람이 있듯 우리 영역에서도 매우 다양한 손님이 있을 것이다. 모든 다양성을 고려한 일반적 모델을 만들 수 없다는 전제 하에 이왕 하는 거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선에서 내가 정말 좋아하고 헌신할 수 있는 손님을 마음껏 그려보았다.
"나의 손님은 가장 먼저 세상을 살아가는데 매우 주도적이고 적극적이다. 문제가 발생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다. 무언가 하고 싶은 것이 생기면 그 하고 싶은 것을 위해 필요한 해야 할 것을 한다. 그들은 정확히 자신이 원하는 것(Want)과 자신이 할 수 있는 것(Can)을 구분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Can)과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Do well)의 차이를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Needs)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자기중심적으로 세상을 보지 않는다. 세상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볼 줄 알고 내 앞에 있는 타인을 깊이 있게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들은 군더더기 없다. 밝고 유쾌하며 한 번에 한 가지 단계만 오른다. 그들은 세상에 정답이 없다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다. 그래서 어려운 문제를 발견하면 하나의 정답을 찾으려 하지 않고, 다양한 해석을 먼저 구하고, 옆에 있는 사람들과 어떻게 하면 현시점에서 가장 만족할 만한 해결책을 만들어 낼지 고민한다. 그래서 그들은 예민하기보단 섬세하다. 땅바닥에 발을 디디고 하늘을 쳐다본다. 지극히 현실적이면서 동시에 지극히 이상적이다. 그들은 한 마디로 멋있다. 깊이 있다. 진실되다. 순수하다.
내가 원하는 손님은 이런 손님들이다. 도대체 어느 누가 고객 페르소나를 이렇게 이상적인 "꿈의 손님"을 그려 놓느냐고 코웃음을 치겠지만, 나는 이왕이면 내가 원하는 손님의 상(像)을 그려놓고 그들의 기준에 맞는 제품/서비스를 기획할 것이다. 그래야 언젠간 미래에는 그런 사람들과 마주 않아 그들이 평생을 기다려온 서비스를 소개할 날이 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직 안 가본 길이라 아무것도 모른다. 아무것도 모르는 놈이 이런 소리를 늘어놓는 것이 어이가 없어 보일 수도 있겠다. 어차피 맛보지 못한 미래라면 마음껏 상상해 볼 수는 있지 않은가. 내가 그려놓은 손님이 좋아할 만한 서비스를 만든다면 더 나은 결과물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은가. 모를 일이지만 적어도 그 과정에서 나는 행복할 것이다. 내가 만날 미래의 손님을 그리고 나니 벌써 기분이 좋다. 자~ 그럼 그 사람을 위한 선물을 만들어 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