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죽기엔 하고 싶은 것이 있다.
나는 비행기 안에서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좁은 좌석에 앉아 작은 테이블 펴고,
정해진 시간,
오로지 나를 위해 집중하는 유일한 시간.
비행기를 타고 가서 즐기는 여행보다,
나는 비행기 안에서의 시간이 더욱 즐겁다.
그렇게 여행을 마치고
설레는 마음으로 비행기를 탔다.
비행시간은 5시간.
짧지도 않고 길지도 않은 시간,
책을 펼쳐 들고 읽기 시작했다.
책은 아마 팀 페리스의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였던 걸로 기억한다.
책의 제목답게,
당장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로 채워져 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억만장자들의 이야기를
모아 놓은 책으로,
팀 페리스가 본인의 팟캐스트에 출연하거나,
본인이 이메일을 보내 모아놓은 조언들로 구성된,
날로 먹은 책이다.
책의 내용은 성공한 이들의 조언답게,
훌륭한 말들로 채워져 있다.
그렇게 '시간과 공간의 방'에서
나와 마주하고 있었다.
아래 위로 인지, 양 옆으로인지 모르겠다.
비행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속이 울렁거릴 정도이다.
갑자기 죽음에 대한 공포감이 생겼다.
바보다.
"이대로 떨어지면 어떡하지?"
"X 됐구나"
공포감에 욕이 나올 찰나,
순간 머리를 때리는 질문이 하나 스쳐갔다.
"이대로 죽으면 내 인생에서
나는 무엇을 가장 후회할까?"
부모님 해외여행 못 보내드린 것?
아내가 치킨 먹자고 했을 때, 단칼에 거절한 것?
딸을 재우기 싫어 술 먹고 늦게 들어간 것?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거나 친절하지 못했던 것?
미친 상사를 미친놈처럼 욕한 것?
아직도 비행기는 흔들리고 있었다.
나는 앞에 있는 펜을 들고 종이에 쓰기 시작했다.
위의 생각과 더불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을 적기 시작했다.
무엇을 가장 후회할까?
무엇이 가장 후회될까?
적고 보니 노트의 맨 마지막에 딱 두 개가 남았다.
적극적으로 내가 원하는 삶을
마음껏 표현하며 살아보지 못한 것,
여태 내가 살아온 삶과 살아갈 삶을
기록으로 남기지 못한 것.
저 생각이 적힌 종이에 별표를 5개 정도 칠 때쯤,
비행기는 차분해졌고, 내 마음도 차분해졌다.
그렇게 저 글을 몇 분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죽기 전에 적극적으로 내가 원하는 삶 마음껏 표현하며 한 번 살아보자."
"죽을 때 죽더라도 내 삶의 기록을 글이든 뭐든 정리해놓고 죽자."
그렇게 나의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었다.
그 여정을 죽음이라는 공포감 앞에 약속한 것 그대로, 글로 정리하려고 한다.
"나는 다행히 언제 죽을지 모른다."
"나는 다행히 지금 살아있다."
죽기 전까지 이 불확실한 삶을 마음껏 살아보는 것,
이 불확실성을 글로 남기는 것.
가치 있고, 좀 폼도 난다.
‘오직 나답게 사는 법’은 나를 찾아 떠나는 여정에서 만난 내 삶에 대한 흔적이다.
널브러진 지난날을 뒤적이며,
앞으로의 내 삶의 방향과 오직 나다운 삶에 대한
실마리를 찾고 싶다.
소설 <파이 이야기 Life of pie>에서 주인공 파이의 대사다.
“세상은 있는 그대로가 아니에요.
우리가 이해하는 대로죠. 안 그래요?”
지금부터 내가 이해한 내 세상을 꺼내놓고,
내가 이해하는 방식을 독자들과 공유하며,
독자들이 이해한 각자의 삶을 반추하는 글을
써보려고 한다.
내가 이해한 세상을 알아야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