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살아야 하지? 무엇 때문에? 질문은 많았지만 그에 대한 답도, 답을 구할 능력도 없었다.
책을 읽었다. 매일 무언가에 홀린 듯 책을 읽었다.
책을 읽으면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꾐에 넘어갔다. 혹시나 책 속에 해답이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책을 읽고 또 읽었다.
아직 책에서 답을 찾은 것 같진 않다. 책에 답이 없어서라기 보단 아직까지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겠지? 책만으로는 부족하다. 남들과 다른 무언가를 해야 했다. 부산에서 다니던 학교를 서울로 옮겼다. 더 넓은 세상으로 가면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서울로 왔다.
더 넓은 곳에서 더 많은 사람을 만나면 뭐가 바뀔 줄 알았다. 물론 겉모습은 바뀌긴 했다. 서울이라는 장소로 옮겨 왔고, 말투가 다른 사람들을 만났다. 졸업을 했다.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갈급함은 아직 생생했다.
조금 더 경험을 해야 하나? 여행을 다녔다. 국내는 효과가 적나? 해외로 나갔다. 그렇게 찾아 해 멨다. 책을 적게 읽어서인가? 공부가 부족했었나? 대학원을 갔다. 아무래도 한국이라는 나라에서는 안 되겠다 싶어 미국으로 갔다. 더 넓은 세상을 갔으니 분명히 답이 있을 줄 알았다.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 말이다. 그 어디에도 답이 없었다. 나는 그렇게 답을 찾아 부산, 서울, 미국 등등을 돌아다녔지만 답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아주 가끔은 발견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순간들이 있었다. 필리핀 여행 중에 만난 캐나다 교포 여자 아이를 통해 첫사랑이라는 것을 했고, 미국에서 만난 한국계 미국인과 대화를 하면서 내가 살던 한국을 완전히 다르게 보는 경험 등등
그러나 여전히 나는 알 수 없었다.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 내가 이 세상에 온 이유.
그렇게 죽지 못해 살았다. 나는 그렇게 눈 뜬 좀비처럼 매일 나를 괴롭히는 생각들과 싸우며 하루를 보내야 했다. "넌 여태 뭐했냐? 도대체 너는 왜 사냐? 오늘 아침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내가 하는 일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수많은 질문과 마주했지만 한 번도 시원하게 답을 한 적 없이, 그토록 염원하던 죽음을 향해 내달렸다.
도대체 무엇부터 잘못되었을까? 무엇부터 바로 잡아야 할까? 바로 잡을 수는 있을까? 어떻게 나는 죽어 가지 않고 살 수 있을까? 죽기 전에 답은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