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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성이 Nov 29. 2022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록스타

지금은 듣고 싶은 음악이 있을 때 핸드폰만 있으면 편하게 그 음악을 찾아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음악에 빠져 살았던 (장르는 주로 록, 메탈 음악이었습니다.) 초등학교를 국민학교라 부르던 그 시대에는 아쉽게도 듣고 싶은 음악을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스트리밍, 유튜브 같은 서비스가 없었습니다.


당시 듣고 싶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방법은 라디오를 들으며 손편지로 사연을 적어 신청곡과 함께 보내거나, 용돈을 모아 듣고 싶은 가수의 테이프를 사는 방법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CD도 있었지만 그 당시 고가였던 (적어도 저와 제 친구들에게 CD는 비싼 품목이었습니다.) CD는 친구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선물을 주는 생일에나 받을 수 있는 아주 진귀한 아이템이었습니다.


요즘 출, 퇴근할 때 지하철에서 핸드폰에 있는 스트리밍 어플로 그 당시 듣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워크맨 속 테이프가 늘어질 때까지 듣던 그 시절 제 모습이 떠오르곤 합니다.


기타를 공짜로 배우고 싶은 마음에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고 (당시 제가 다니던 교회에 기타를 잘 치는 머리 길고 잘 생긴 형이 있었는데, 우리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기타를 가르쳐주던 그 형은 당시 우리들의 우상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찰랑찰랑 긴 머리는 대머리가..) 좋아하던 가수의 새 앨범이 매장에 입고되는 날이면 친구와 함께 야간 자율학습 시간을 빼먹고 테이프를 사러 달려갔는데, 어김없이 그다음 날 '라스 울리히'를 닮은 담임 선생님께서는 홀씨가 날아가는 민들레처럼 가냘픈 머리카락을 이리저리 휘날리며 우리의 허벅지를 북으로 삼아 드럼 스틱 대신 하키 채를 휘두르며 신명 나는 자진모리장단으로 영혼을 담은 육체의 연주를 하곤 하셨습니다.


그러고보니 한 가지 더 기억나는 일은 고3 때 "미트로프" (안타깝게도 올 초 코로나 바이러스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하늘나라에서는 노래도 실컷 하시고, 영화도 더 많이 찍으시길 바랍니다.)의 방한 행사로 교보문고에서 사인회를 할 때 부모님께는 교보문고에서 진행하는 미국에서 온 영어 강사의 특강을 들으러 간다고 거짓말하고 멀리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까지 간 적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보니 엄청난 거구였던 "미트로프"와 악수도 하고 사진까지 찍은 뒤 그의 품에 안겼을 때, 처음 보는 동경하던 록스타의 모습에 여드름 뿅뿅 고등학생이었던 저는 감격해서 눈물까지 흘렸었습니다. 그래도 생각해보니 미트로프와 간단한 인사도 하고 악수도 했으니 원어민과 영어 공부하고 돌아온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저 같이 "테이프 세대"의 향수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 한 권을 만났습니다.


개그맨이자 자연인으로 유명한 이승윤 씨와 유튜버 당민 씨가 쓴 <내 여름날의 록스타>라는 책입니다. 

캠핑 유튜브를 하고 있는 이승윤 씨의 팬인데 (나이도 저와 비슷하고 캠핑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팬이 된 것 같습니다.) 자연인이 록과 메탈에 대한 책을 썼다고? 하는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승윤씨 이력에 개그맨, 자연인, 유튜버, 그리고 작가까지 제 머리속에 추가가 됩니다. (추가합니다. 이승윤씨 책을 벌써 몇 권 출간한 작가님이십니다.)

이승윤씨 이력에 개그맨, 자연인, 유튜버, 그리고 작가까지 제 머리속에 추가가 됩니다. 

(수정합니다. 이승윤씨 책을 벌써 몇 권 출간한 기성 작가님이십니다.)


<내 여름날의 록스타>에는 친구들과 함께 라디오를 듣다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가 나오면 따라 부르고 공기 기타 (기타 없이 손을 옆구리 부분에 갖다 대고 기타 치는 흉내를 내는 행위)를 치던 그 시절의 내 모습이 있습니다. 역시 음악을 좋아하던 그 시절의 우리들의 모습은 모두 비슷한가 봅니다.


그리고 중, 고등학생 시절 오늘은 어떤 가수의 테이프를 들고 갈까?라는 행복한 고민을 하던 시절 듣던 노래와 가수 이야기 그리고 공감할 수 있는 테이프와 LP를 듣던 시대의 추억이 담겨 있습니다.


오랜만에 어린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책이 나와 반갑네요. 오늘 저녁 퇴근길에는 AC/DC의 노래를 들으며 <내 여름날의 록스타>를 읽으며 퇴근해야겠습니다.


앞 부분만 A면만 읽었는데, 공감가는 이야기가 많네요. 나중에 B면 까지 정독하면 후기도 남겨야겠습니다.

오랜만에 미소지으며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나니 반갑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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