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도 환전이 된다?
해외여행을 갈 때는 현지 화폐를 환전해간다. 익숙하지 않은 해외를 여행하는 것이다 보니 돈 사용에 모자람이 없도록 넉넉하게 환전을 하곤 하는데, 때문에 해외여행이 끝나고 귀국을 하면 항상 어느 정도 자투리 금액이 남게 된다. 이때 지폐는 재환전하기도 쉽고, 외화예금에 입금도 가능해 처리가 어렵지 않다. 반면 동전은 어떻게 처리할 수 있는지 몰라 집안에 그대로 보관만 하는 사람들이 많다. 에디터만 해도 지난 몇 년간 다녀온 여러 나라들의 동전이 비닐봉지에 모두 모여 서랍장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여행 후 남은 외화 동전들, 알차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1. 동전도 환전 가능한 은행을 찾자!
일반 은행에서는 외화 동전을 환전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은행에서 동전 환전을 해주고 있다. 먼저 NH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구 KEB하나은행), 제주은행은 전 영업점에서 동전 환전이 가능하다. KB국민은행과 BNK부산은행도 일부 영업점에서 동전 환전을 해주고 있다. IBK기업은행, 한국씨티은행, DGB대구은행은 본점 영업부에서만 동전 환전이 가능하다.
신뢰도가 가장 높은 은행 환전이지만, 큰 단점도 있다. 일단 환전 시, 동전 액면가의 50%만 적용받을 수 있다. 1달러 지폐를 환전할 때는 1,100원을 받는다고 치면, 25센트 동전 4개를 환전할 때는 그 절반 정도만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또 모든 외화 동전이 환전 가능한 것이 아니다. 주요 통화인 미 달러와 일본 엔은 부산은행(일본 엔만 취급)을 제외한 모든 취급 은행에서 환전이 가능하지만, 유럽연합 유로, 스위스 프랑, 캐나다 달러, 홍콩 달러, 호주 달러, 영국 파운드는 동전 환전 서비스 취급 은행 중 어떤 은행에서 환전이 가능한지 확인이 필요하다. 또 앞서 이야기한 8개 통화 외의 외화 동전은 환전을 취급하는 은행이 없다.
자세한 은행별 환전 취급 동전은 은행연합회에서 제공하는 <외국 동전 환전 가능 점포 안내>를 참고 바란다.
더불어 취급 은행 또한 재고 상황에 따라 환전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하니 방문 전 사전에 확인해보시는 것이 좋다.
2. 무인환전기를 이용해보자!
은행에서 환전이 불가능한 외화 동전을 보유하고 있거나 높은 환전수수료 때문에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면 무인환전기를 이용해보길 추천한다. ‘무인환전기’는 외화 동전을 한국에서 사용 가능한 포인트 등으로 바꿔주는 ATM과 같은 형태의 기계이다. 오늘 소개하는 서비스는 해외에서 사용 가능한 ‘포켓체인지’와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버디코인’ 2가지이다.
먼저 포켓체인지는 일본의 7개 공항과 대만의 타오위안 공항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일본에서는 미국 달러, 유럽연합 유로, 중국 위안, 일본 엔, 그리고 한국의 원 동전을, 대만에서는 앞서 소개한 6개 통화와 함께 대만 달러 동전을 취급한다. 포켓 체인지는 환전을 원하는 동전을 원화로 바꿔주는 것은 아니다. 나라별로 사용할 수 있는 교통권 포인트, 쇼핑몰 포인트 등으로 돌려준다. 한국에서 사용 가능한 포인트는 티켓몬스터 포인트, 컬쳐랜드 캐시, 티머니 충전권으로 받을 수 있다.
단, 포켓체인지 이용 시에는 주의할 점이 있다. 포켓체인지는 한국 원화 1,000원 단위로 교환이 가능하며, 선택하는 포인트 당 최대 교환 가능한 금액이 정해져있다. 만약 투입한 금액에서 천 원 단위 이하로 떨어지는 금액이 있거나 최대 교환 가능 금액 이상으로 금액을 투입할 경우 남은 금액은 모두 자동 기부 처리가 된다. 따라서 교환하기 전에 교환될 금액을 잘 계산해 보아야 한다.
현지 공항에서 처리를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면 버디코인을 이용할 수 있다. 버디코인은 포켓체인지보다 더 다양한 통화를 더 다양한 포인트로 전환할 수 있는데, 최대 16개 통화를 CGV, 스타벅스, 파리바게트 등의 프랜차이즈 업체부터 Payco, 해피머니, 북앤라이프 문화상품권까지 18개 제휴처의 포인트로 전환하여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원한다면 구세군에 기부도 가능하다.
대신 설치된 장소에 따라 취급하는 통화와 투입 가능한 권종이 달라진다는 점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버디코인은 현재 삼성동과 수락산 도심공항터미널, 성남종합터미널, 그리고 CGV 5개 지점에서 이용할 수 있고. 장소별 취급 통화와 투입 가능한 권종은 버디코인 어플에 확인할 수 있으니 사전에 내가 보유한 동전을 취급하는 곳이 어디인지 확인하고 방문하면 좋을 것이다. 또 은행보다는 저렴하지만 역시 높은 30%의 취급 수수료가 적용된다는 점도 참고 부탁한다.
3. 기부도 좋은 방법!
보유한 금액이 환전하기 애매한 짜잘 자잘한 금액이라면 기부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유니세프에서는 여행객들이 쓰고 남은 동전을 기부받아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을 위해 사용하는 ‘Change for Good’ 프로젝트를 지난 1994년부터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기존에는 귀국하는 항공기 내에서 기부 의사를 밝히거나 인천공항 내 모금함을 찾아 기부를 했어야 했는데, 점차 모금함 설치장소가 많아져 현재는 인천국제공항은 물론, 세관, 은행, 편의점 등에서도 모금함을 찾아볼 수 있다. 자세한 모금함은 유니세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애물단지가 돼버리는 외화 동전 활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현재는 은행과 무인환전기 모두 높은 취급 수수료를 제하고 있어 손해를 감안하고 환전을 할 수밖에 없는 단점이 있다. 외화 주화 처리에 대한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 만큼 2019년, 동전을 포함하여 원화↔외화로 손쉽게 환전이 가능한 블록 체인 기반의 모바일 O2O 무인 환전 시스템 개발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었다. 아직 국내 상용화는 되지 않은 단계지만, 이러한 외화 환전 서비스는 멀지 않은 시일 내에 더 소비자에게 유리하고, 편리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