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님, 이 밈 아세요?”
신입 프로의 질문을 받고 당황한 김 라떼프로, 그리고는 속으로 생각했다. ‘저런 것도 밈이라고 하는구나...’ 하고. 오늘은 라떼프로들을 위한 MZ세대 따라잡기, 밈의 의미와 마케팅에서 활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함께 살펴보자.
- 밈의 뜻과 기원
- 유행하는 밈은 어떻게 탄생할까?
- 마케팅에서 밈 활용 시 주의할 점
밈(Meme)이란 인터넷에서 시작된 유행이 커뮤니티나 SNS 등을 통해 재창작되는 패러디물을 말한다. 라떼들도 알 만한 짤(짤방)을 밈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지만, 이미지 포맷으로 국한되어 있지는 않다. 언어로 보자면 유행어도 밈의 한 종류이며 ‘~챌린지’와 같은 패러디 영상, 영상에 자주 사용되는 배경음악도 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패러디물을 왜 밈이라고 부르게 됐을까? 밈(이란 표현은 무려 1976년, 동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에서 처음 사용했다. 그리스어로 미메메(mimeme)는 모방의 뜻을 가졌는데, 문화 요소들이 마치 인간의 유전자(gene)처럼 복제적 특징을 가지고 이어지는 것을 보고 밈(meme)이라고 정의한 것. 따라서 모방을 통해 뇌에서 뇌로, 개인에서 개인으로 전달되는 생각이나 신념은 모두 밈의 범주 안에 포함된다. (종교, 음악, 사상 등)
뭐 시작을 알아보자면 이렇고, 인터넷 보급이 활성화된 이후부터는 주로 온라인으로 전파되는 복제물, 복제 요소 등을 밈이라고 한다. 라떼 프로들은 여기까지만 알면 되겠다.
유행하는 컨텐츠는 밈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컨텐츠를 소비한 사람들이 장면이나 상황을 떠올리면서 빠르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 최근 종영한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 속 장면들 역시 다양한 분야에서 밈으로 재탄생했다.
그러나 밈이 반드시 대중문화 컨텐츠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아프리카TV나 트위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용된 말들이 ‘밈화’되어 전파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어제 내 세상이 무너졌어>나 <오히려 좋아> 등이 있다.
오히려 좋아 : 게임방송에서 위기의 순간을 ‘오히려 좋아’라고 표현한 것에서 유래, 누가 봐도 망한 상황을 자조적으로 표현하는 익살스러움에 공감을 얻으며 널리 퍼졌다. 생각했던 것처럼 일이 안 풀릴 때나 기대와 다르지만 실제로 결과가 좋을 때 사용한다. (ex. 오늘도 야근각인데 오히려 좋아, 양념시켰는데 반반 왔어. 오히려 좋아)
어제 내 세상이 무너졌어 :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서 유래했다. 고백을 거절하고 후회한다는 내용의 새벽 감성에 공감하면서 ‘어제 내 세상이 무너졌어, 한 순간에 변하더라’ 문구 전체가 다양하게 패러디됐다. 바라지 않는 일이나 실망한 일이 생겼을 때 사용한다. (ex. 어제 내 세상이 무너졌어, 스우파 노제 탈락했더라)
출처 : 유튜브 정튠 Jungtune 채널
밈은 이미 대중의 공감을 얻고 널리 퍼진 바이럴 요소이기 때문에, 마케팅으로 쓰기 탐나는 소재임은 틀림없다. 실제로 기업에서 운영하는 SNS 채널에서 어렵지 않게 밈 요소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함부로 밈을 패러디했다가는 곤욕을 치를 수도 있다.
올해 여름, 가수 비의 <깡>이 재조명받으면서 말 그대로 깡 신드롬이 일었다.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패러디물이 쏟아지고 1일 1 깡, 식후 깡 같은 신조어들이 생기기도 했다. 이때, 한 브랜드에서는 비의 무대의상을 입은 직원을 앞세워 이벤트를 진행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담당자는 ‘직접 모시기 어려웠다’고 대응했으나 역시 비판이 이어졌다. 결국 해당 기업은 게시물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려야 했다.
밈은 온라인을 통해 자유롭게 재창작되는 패러디물이다. 그러나 명심하자, 밈을 통한 마케팅은 기업에게(만) 수익을 안겨준다. 때문에 소비자들, 특히나 ‘공정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Z세대들은 값을 지불하지 않은 밈 마케팅에 분노한다.
원작자 본인이 직접 불쾌감을 표시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 어떻게 마케팅에 밈을 활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먼저, 정당하게 값을 지불하고 사용하자. 앞서 소개한 브랜드와 달리 농심은 새우깡 모델로 비를 발탁해 전년 대비 30%의 매출 상승을 끌어냈다. 이외에도 배우 김영철과 함께 사딸라를, 김응수와 함께 묻고 더블로 가를 외친 버거킹 광고도 호평을 받았다. 커뮤니티나 SNS에서 유명세를 탄 밈의 경우에도 원작자에게 허가를 받고 사용해야 한다. 만약 온라인에 떠돌며 원작자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 추후 원작자가 확인되었을 때라도 당사자의 허가와 그 사실을 표기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밈은 빠르게 전파되는 만큼 유통기한이 짧은 경우가 많다. 이미 유행하고 있는 밈으로 캠페인을 기획했다가 막차도 타지 못할 확률이 있다는 말씀. 시시각각 변하는 밈 트렌드를 발 빠르게 캐치하고 활용해야 센스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챙길 수 있다.
밈이란 온라인을 통해 전파되는 패러디물
대중문화, 커뮤니티 할 것 없이 공감을 바탕으로 탄생
마케팅에 활용할 땐, 출처와 시기에 유의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