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헝거 마케팅, 구글 인앱결제 정책
키워드로 보는 마케팅 트렌드
SNS 상의 인플루언서들이 판매하는 공동구매가 많아졌다. 특히 팔로워가 어마 무시하게 많은 메가 인플루언서가 아닌 팔로워가 적어도 해당 분야에서 남다른 지식을 보유했거나 지인같이 친숙한 나노 인플루언서들을 중심으로 한 소규모 커머스 활동들이 눈에 띈다. 최근 이렇게 소비자에게 친숙하고 신뢰도가 높은 나노 인플루언서들이 직접 상품에 대한 리뷰를 하고 이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라이크(Like) 커머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라이크 커머스는 직역해 보자면 '좋아요' 기반의 커머스를 말한다. 기업에서 진행하는 광고가 소비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반면 라이크 커머스는 나노 인플루언서와 같은 실제 소비자 간의 실제 평가나 선호도 등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로 보여지고 있다. 이렇게 라이크 커머스 시장이 커지며 최근 친구들과의 공유, 추천을 바탕으로 제품을 판매 및 구매하는 '이거어때'나 인플루언서들의 실제 리뷰로 제품 구매를 유도하는 '핫트(HOTT)' 같은 라이크 커머스 기반 플랫폼들도 속속 출연하고 있다.
코로나19가 길어지며 혼밥, 혼술 등 혼자 하는 활동을 즐기시는 분들이 더욱 많아진 반면 이렇게 심적으로 고립된 상황에서 소비를 통해 타인과의 연결감을 느끼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바로 이런 소비자들을 공략한 것이 '연결감 마케팅'이다. 연결감 마케팅의 포인트는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며 특정한 사람이나 장소 등 '세상과 연결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단순히 상품을 홍보하는 것이 아닌 이 상품을 만든 사람, 이 상품이 생산된 지역 등의 스토리텔링이나 관련된 디자인 등이 연결감 마케팅에서 사용된다.
지난 4월 22일은 52주년을 맞이한 '지구의 날'이었다. 지구의 날은 지난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 바바라에서 발생했던 기름 유출 사고를 계기로 '인간들이 벌이고 있는 환경 파괴와 자원 낭비의 심각성을 자각하고 지구를 위한 실천을 하자'라는 의미로 지정된 기념일이다. 한국에서는 매년 오후 8시 10분간 전국 단위의 소등 행사가 진행되기도 한다. 최근 주 소비층인 MZ 세대는 '친환경'을 소비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한 요소로 여기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식음료 및 유통업계에서 올해 지구의 날을 맞아 다양한 친환경 마케팅을 선보였다. 먼저 스타벅스에서는 서울시 및 서울그린트러스트와 함께 'Cup a Tree' 캠페인을 진행, 스타벅스 임직원이 서울숲 공원에서 환경 정화 등의 봉사활동을 펼침과 동시에 개인 컵을 지참해 매장에 방문한 리워드 회원에게 추가적인 에코별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또 현대백화점은 100% 재생 용지로 만든 친환경 쇼핑백을 제작하고, 자사 반찬 정기 배송 서비스에서 다회용기를 사용하도록 했다. 반면 일부 기업들은 지구의 날을 맞아 기념 특별기획 상품, 즉 굿즈를 출시하기도 했다. 대다수의 제품들이 비건이나 재활용 등의 환경 보호 목적으로 제작되었으나 환경운동 전문가 및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지구의 날을 맞아 새로운 제품을 생산한다는 것이 환경에 과연 좋은 것인가 하는 의문도 제기되기도 했다.
마케팅에 활용되는 NFT
최근 마케팅 이슈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NFT일 것이다. '대체 불가능 토큰'을 뜻하는 NFT(Non Fungible Token)은 디지털 미술작품 등의 소유권을 보유하는 것에서 시작되었지만 현재는 다양한 산업에서 마케팅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7월, MBC는 국내 방송사 최초로 자사 디지털 컨텐츠를 NFT로 판매하는 NFT 마켓 플랫폼 '아카이브 by MBC'를 오픈했다. 동시에 강남구에 위치한 MBC 스마트센터에서는 자사 콘텐츠를 '디지털 자산'의 관점에서 소개하는 오프라인 전시회도 진행했다. MBC의 NFT 마켓에서 판매된 NFT 상품들은 '아날로그 방송의 종료를 보도한 뉴스 방송 영상', MBC 대표 예능 프로였던 무한도전의 레전드 밈 장면 '무야호', 역시 MBC 예능인 '복면가왕'의 출연자 개그우먼 신봉선님의 유명한 리액션'ㄴ0ㄱ' 등 MBC의 다양한 컨텐츠가 포함되었다. 그래서 이러한 NFT들은 팔렸을까? 실제로 아카이브 by MBC를 살펴보면 복면가왕의 리액션은 300만 원, 무한도전의 무야호 영상은 무려 950만 원에 팔렸다는 기록을 살펴볼 수 있었다. 더불어 MBC는 이렇게 판매된 수익을 소상공인·실직자 등의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데 쓰일 수 있도록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일부 기업들은 최근 많은 화제가 되고 있는 NFT를 무료로 증정하는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유통업계 최초로 미국 3D 예술가 베레니스 골먼과의 협업을 통해 제작한 '봄꽃 이미지' NFT 1,000개를 무료 배포했다. 무료 배포된 NFT는 이벤트 기간 중 신세계 백화점 앱을 이용하는 고객에 한해 응모 가능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이 이벤트로 인해 자사 앱 신규 고객이 10% 이상 늘어났다고 한다. 신세계백화점은 NFT 외에도 앱을 통한 해외 패션쇼 중계, MZ 세대를 저격하는 MBTI 유형별 패션 제안 등으로 특히 2030 젊은 세대 고객의 앱 방문을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살 수 없어서 더 사고 싶다, '헝거 마케팅'
지난달 '이달의 트렌드&이슈'에서 소개해 드린 '포켓몬빵'의 인기가 아직도 뜨겁다. 20년 만에 재출시된 포켓몬빵은 출시 직후 1천만 개 이상이 판매되었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였다. 그럼에도 '포켓몬빵' 공급처 SPC삼립은 공급을 늘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상식적으로는 공급이 부족하니 수요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 같지만 포켓몬빵은 오히려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마트나 편의점에서 소비자들이 자체적으로 오픈런 행렬을 만들거나 제품이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웃돈을 주고 예약을 거는 등 인기가 전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렇게 공급이 부족한 상태를 유지하며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더 자극하는 마케팅 전략을 '헝거 마케팅'이라고 한다. 제품이 없으니 안 사는 것이 아니라 살 수 없어서 더 사고 싶게 만드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쉽게 구매하지 못한 제품을 본인만 구매했을 때의 기쁨도 헝거 마케팅이 성공하는 이유로도 꼽힌다. 더불어 수요가 부족한 일부 제품들은 희소성으로 인해 가치가 높아져 리셀 등으로 재테크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헝거 마케팅의 성공 사례는 명품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샤넬이나 스와치 등의 명품 브랜드는 의도적으로 생산량을 조절해 공급보다 수요가 항상 많도록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부터 샤넬은 '타임리스 클래식 플랩백' 등의 인기 제품 라인은 1인당 1년에 1점만 살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또 다른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역시 1인당 같은 디자인의 가방을 1년에 2개까지만 구매 가능하도록 제한해놓았다. 브랜드에서는 리셀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 설명했지만 소비자 사이에서는 '돈이 있다고 원하는 모델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인식을 주며 명품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더 올려놓았다.
이러한 헝거 마케팅은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의 오픈런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어떤 제품들이 오픈런을 불러왔을까? 소비자들은 힘들고 지치는 오픈런까지 견디면서 왜 그 제품을 구매하고 싶어 할까? 다가오는 다음 컨텐츠에서는 최근 화제 된 오픈런 제품들을 짚어보겠다.
결국 시작된 구글의 '인앱결제 정책'
구글의 최근 가장 핫한 소식은 역시 인앱결제 정책을 말할 수 있겠다. 지난해 8월 '인앱결제강제 금지법', 일명 '구글갑질방지법'이 제정되고 이에 해당하는 구글과 애플이 각각 제3자 결제 시스템을 탑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발표가 나왔다. 그러나 제3자 결제 시스템 탑재의 경우, 수수료 인하폭이 적고 이를 개발하기 위한 시간과 비용이 더 들 뿐 만 아니라 꼭 구글 인앱결제도 함께 노출해야 되기 때문에 사실상 꼼수 이행안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그리고 바로 이번 달인 4월 1일부터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 정책이 시작되었다. 이로 인해 앱 개발사들은 자체 결제 시스템 탑재 여부에 상관없이 구글의 인앱결제를 반드시 도입해야 하고 인앱결제 이용 유저가 결제한 금액의 최대 30%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더불어 구글은 6월 1일부터는 의무화 정책을 준수하지 않은 앱은 구글의 앱 마켓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삭제하겠다고도 통보했다. 따라서 이제 별도의 웹페이지로 연결하여 결제를 유도하는 방식은 불가하게 된 것이다. 일부 OTT 서비스 등의 디지털 콘텐츠 앱은 높아진 수수료 부담을 요금에 녹여낸, 줄 이은 요금 인상이 예상된다.
[내일의 엠포스] 미리 보기
앞서 지구의 날의 맞아 관련 마케팅을 진행한 기업들의 사레를 살짝 살펴보았다. 사실 친환경 마케팅은 이제 잠시 스쳐 지나가는 트렌드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친환경을 브랜드 가치 자체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5월의 엠포스에서는 친환경 마케팅이 대두되고 있는 이유와 함께 어떤 기업들이 친환경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는지, 그리고 친환경 마케팅을 할 때 주의할 점도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