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편이다.

사랑은 못 해도 편은 들어줄께.

    그런 날이 있다. 내가 못하는 것들 , 나의 단점만 보이고 내가 참 못 낫다 느껴지면서  그로 인해 작아지고 또 작아져서  우울해지는 날. 마지막에는 나 자신이 싫어지고 더 나아가선 혐오까지 하게 되는 그런 날.

  어젯밤이 그런 밤이었다.  

  생각의 생각이 꼬리를 물고 바닥으로 끌려들어 가서 바닥인 줄 알았는데 지하실이 있다는 걸 알게 된 날. 허우적대는데도 생각을 끊을 수가 없는 날.

  나는 슬퍼졌다.
이런 나는 왜 사는 걸까?
대체 난 무얼 할 수 있나?

한참을 우울해하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 나는 내가 아니면 누가 내편을 들어줄까? 이런 형편없는 나라도 내편 하나쯤 세상에 있어야 하는 거 아냐?

  짜증이었는지 오기였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생각이 문득 들자 나 자신이 불쌍해졌다. 세상, 내편하나 없이 사는 건 너무 힘들잖아. 너무 가혹하잖아. 이렇게 힘들 때 내편이라면 힘내라 격려해 주고 위로해주는 존재잖아.

  어느 글에는 슬플 때, 화날 때 등 감정이 격해졌을 때 결심하지 마라고 하지만, 그러든가 말든가 엉엉 울면서 결심했다.

  나만은 내편이 되자.

  왜 이제서야 생각이 났을까? 남에게는 그렇게도  자동반사적으로 걱정하고 위로하면서 정작 내 스스로가 힘들땐 채찍질만 해대다 허우적대게 만들었을까? 바보다.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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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을 사랑하라고 하는데 나는 아직도 자신을 어떻게 사랑하는 건지는 모르겠다. 그러니사랑은 못해도 편 들어주는 건 할 수 있을 것 같다.

잘한다고 응원해 주고.

실수해도 잘할 수 있다고 격려해주고.

힘들다면 토닥여주고.

아프다면 쉬게 해 주고.

푸시가 필요하다면 뒤에서 밀어주고.

자존감이 떨어졌다면  넌 최고라고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는 것.

  내가 '내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해주었던  것들을 이제 내가 내편이 되어서 나에게 해줘야겠다. 그래서 더 이상 불쌍해지지도 혐오하지도 않게 힘이 되어 주어야겠다.  그래서 매일 내편과 함께 삶을 살아야 겠다.

  난 내편이야!
우리 오늘부터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