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긍정 Jul 20. 2019

곤드레나물?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향긋한 나물이야기

싱그러운 과학, 우리 풀 이야기

곤드레만드레 나는 취해버렸어~

제가 종종 부르는 노래입니다.

근데 곤드레밥에 막걸리 한 사발 들이키고 곤드레만드레 흥겹게 취해버릴 수 있는 민족은 우리 민족뿐인 거 아시나요?

왜냐하면 곤드레(고려엉겅퀴)는 한국에서만 자라는 우리나라 고유 식물이기 때문이에요.  


곤드레의 정식 국명은 고려엉겅퀴입니다.

(고려에만 있는 엉겅퀴라 하여 고려엉겅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소문이 있어요)

사실 곤드레는 민간에서 불리는 이름이고, 곤드레의 정식 식물명은 고려엉겅퀴(학명: Cirsium setidens)예요.

우리나라 전국 산기슭이나 골짜기에서 자라는 고려엉겅퀴는 한국의 고유생물이며,

국외반출승인대상인 아주 귀한 우리나라의 식물자원입니다.

즉,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고 외국에 이 식물을 아저갈 때는 반드시 우리나라 정부의 허락이 필요한 우리나라의 소중하고 고유한 식물자원이에요.


출처: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한국의 고유생물이란 대한민국 영내에서만 자연적으로 서식하는 생물 분류군입니다(출처: 국립생물자원관).

즉, 우리가 말려서 볶아먹고, 무쳐먹고

밥 지을 때 넣어서 밥을 지은 후 들기름/참기름 톡 넣어서 싹싹 비비면 향은 고소하고 맛은 구수해서

한 그릇 싹싹 긁어먹고 일어날 때 절로 행복해지는 요 곤드레는 우리나라 땅에서만 자연적으로 자라는 거지 다른 나라 산속에는 없다 이거예요!


우리만 가진 식물자원 중 상당히 친숙하고 우리 생활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곤드레.

곤드레는 어린잎은 식용하고 줄기와 뿌리는 예로부터 약재로 사용해 온 아주 쓸모 많은 식물자원이에요.


우리만 가지고 있는 소중한 고려엉겅퀴! (라고 쓰고 곤드레라고 읽습니다)

고려엉겅퀴는 엉겅퀴속에 속하는데요, 엉겅퀴속 식물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약재로 많이 사용되어 왔으며, 식물 분류 기준인 속명부터 "나는 약재입니다!" 하고 힘차게 주장하고 있어요,

고려엉겅퀴의 속명인 'Cirsium'은 그리스어 'Kirsion' 또는 'Cirsion'에서 유래한 말로 "정맥을 확장한다"라는 뜻이 있다고 합니다.


그럼 고려엉겅퀴는 어떤 성분이 들어있고, 어떤 효능이 있을까요?

물론 맛있게 먹으면 정신건강에 크게 이로우므로 향긋하고 맛있는 곤드레는 무조건 옮은 식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고려엉겅퀴에는 우리 몸이 활성산소에 의해 산화되는 것(세포가 전자 하나를 잃어 손상받는 과정을 뜻합니다)을 막아주는 항산화 효과가 우수한 폴리페놀 성분이 많이 들어있고, 식이섬유칼슘, 철, 인, 베타카로틴, 비타민 등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있었어요.


고려엉겅퀴의 영양성분 (출처: 국가표준 식품성분표)
고려엉겅퀴의 영양성분 (출처: 국가표준 식품성분표)


고려엉겅퀴는 일반 엉겅퀴와 비교했을 때에도 칼륨과 칼슘의 함량이 높고 철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식품이에요

고려엉겅퀴와 엉겅퀴의 영양소 비교 (출처: 이옥환 등, 2014, 고려엉겅퀴(곤드레)의 영양성분 및 생리활성)



간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잘 알려진 밀크시슬.

밀크시슬은 고려엉겅퀴와 같은 속인 엉겅퀴 추출물이고요, 엉겅퀴의 주요 성분은 실리마린입니다.

그럼 고려엉겅퀴에는 엉겅퀴와는 다른 어떤 독특한 성분이 있을까요?

고려엉겅퀴의 특이 성분은 바로 "Pectolinarin"입니다.

펙토리나린이라는 고려엉겅퀴 특유의 물질은 진통, 염증 관리, 종양 억제 등의 효과가 있다고 해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물질은 배당체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분자량이 크로 세포 안으로 잘  흡수되지 않는 단점이 있어 고려엉겅퀴로 신약을 개발하기까지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그래도 예로부터 약재로 사용되어 온 고려엉겅퀴는 상당히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있는데요, 고려엉겅퀴에 대한 국내 논문을 살펴보면, 간 보호 효과, 간 지방 축적 억제 작용, 항산화 효과, 항비만 효과, 피부 탄력 개선 효과, 항염증 효과 등 다양한 의학적 효능이 연구되어 있어요.

이런 실험들은 곤드레 나물로 하는 건 아니고 말린 곤드레를 주정 같은 것으로 추출해서 연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곤드레 나물을 먹었을 때에는 저런 효과를 똑같이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그래도 무기질이 풍부하고 폴리페놀과 비타민 등의 영양소가 가득한 곤드레나물을 즐거운 마음으로 먹다 보면 항산화 효과로 인해 조금 더 천천히 늙고 더 건강한 내일을 맞을 거라 기대합니다.


맛있고 영양성분 가득한 곤드레

글을 쓰다 보니, 갓 지은 따끈한 밥 사이사이에 향긋하게 숨은 곤드레를 살살 뒤적여보며 그 위에 고소한 들기름 톡 뿌려서 살살 비빈 다음 매콤한 주꾸미 하나 얹어서 한 입 크게 먹고 싶어 지네요.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 식물이름과 일본, Nakai 그리고 다케시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