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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Feb 18. 2016

기차 속 카페

이태리에서 프랑스로 가던 기찻 속

흐린  2016년 2월 중순의 오늘. . .

최갑수님의 여행기록과 사진을 보며 ,오랫만에 실내악곡들을 듣다 문득 떠오른 지난 해의  추억 하나. . .


한국 나이로 50하고 3을 더하다보니, 머릿 속의 2016년의 내 열정과는 달리  실인즉 몸은 전형적인 갱년기의 우울증 속으로  달려가곤 한다.


처음 해 본 유럽 패키지여행 이  내게 준 작은 기쁨 몇 가지 중의 하나가 잠시 잠시 탔던 유럽의 기차들이었다 . 그 속의  움직이는 작은 카페의 작은 공간 속의 이모저모를 내 눈으로, 내 몸으로,내 입으로 익힌 그 희열 말이다.


흔들리는 기차 속의 식당칸 을 거슬러 올라가자면,

아마도 멋장이 아빠와의 기차식당칸의 어릴 적 시간이 최초였다는 흐릿한 기억,  특히나 콘스프의 맛은 당시의 어린 내겐 지금도 잊지 못할 맛이며 문화적 충격이었던 기억하나


급히 계획없던 여행을 정하고 제일 먼저 한 것이 모자 사기였다

결코 후회안할 충동구매였던. . .


모자를 기차 역이랑 이동 중에 찰칵. . .

핸 폰으로 몆 번을 찍었는지 모른다

모자와 책 2권. . .

 그리고 흔들리는 기차 속 카페에서의 맥주 한 잔과 주점부리

그 곳만의 맛 또한 여행에서의 소중함이다

소소한 것이라도 말이다


클라리넷과 바이올린들의  독주와 합주가 어울리는 목요일 오후가 시작된다.


그래 조금은 더 게을러지자고 나 자신에게 되뇌인다.

왜?

다시 언제고 시작될  치열한 시간들에 대한 준비랄까?

어쩌면 한없이 멈춰버린 나 자신에 대한 변명인지도. . .


그래도 흔들리는 작은 카페의 추억 만으로도

내가 살아온 시간들, 살아갈 시간들에

행복하다.


미친듯 공부도 했었고,

미친듯 연주도 했었고.

미친듯 랫슨도 했었고..

미친 듯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했었고,

미친듯 음식을 만들기도 했었다. . .


50하고 3을 들어서며

늘어난 수명도, 노후도 걱정말자. . .


아빠가 돌아가시고 지난 26년 동안 깨달은 사실

산 사람은 다 살아가게 되있다는 명확한 진실이다.


어느 해던가

얻어진 여행에서 돌아오며 그 때도 문득 든 생각이었지만


오늘 내 생의 마지막날이 되더라도 후회는 없다

라는

그거면 되는거지 뭐?  

까짓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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