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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May 20. 2021

외가의 추억

나의 셋째 이모

코로나로. 일 년을 못 뵌 ,
나에겐 엄마 같은 세째이모님댁으로..
(명절 때마다 부모님 대신으로 꼭 뭐라도 보내드리긴 하지만...)

제주도 생고사리 무침과 배추김치를 들고...

딱 십 년 전이다.
미국서 이모의 수술 소식을 들었던 게..
이모는 딱 십 년을 덤으로 살아오셨구나 ,
살아가고 계시는구나...

내 어린 시절,
많이도 가 있던 외가.
충남 당진읍,,,
당시 셋째 이모는 국민학교 선생님이 셨었고 ( 올드미스 시절),
찻길을 따라 외가 동네 아이들과 이모네 학교엘 갔었던 흐릿한 기억 ,
그 위험한 찻길을 따라왔다고 이모한테 얼마나 혼났었던지....

엄마보다 가끔은 내가 이모를 더 닮았지 않나? 하던 시간들이 꽤 많다.

당시 당진읍에서 멋쟁이로 유명하셨던 셋째 이모는 모든 선자리를 마다하고 , 우리 아빠셨던 둘째 형부의 추천을 선택하셨단다.
그 이모부가 지금의 이모와 동갑내기 이모부시다.

오랜만의 식탁 앞에서 ,
이모부가 아직도 실감을 못하신단다.
이모부 어깨 위로 무등을 타던 새침데기 조카가 이제 육십을 몇 해 안 남긴 사실을..

두 분께 아빠 엄마 몫까지 늦은 세배를 드리고,
오손도손 오랜만의 이야기 시간 ,
이모부의 말씀에 새삼 두 분도 이제 많이 늙으셨구나를....

허긴 만 83세 시구나...

이제는 뼈만 넘으신 손으로 오랜만에 조카 본다고 새벽에 일어나 전을 부치셨다고 이모부가 넌지시... 알려주시던 식탁에서,
난 일부러 더 많이 수저를 움직였다.
두 분의 마음을 더 담느라..


한 해를 못 뵌 죄스러움에.. 마음이 시렸던..
그래도 정겹던.. 오월의 어느 날을 추억한다.

#외가의 추억
#이모
#이모부
#부모님이 따로 있나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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