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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Aug 13. 2021

에밀리의 집밥

여름 집밥 프로젝트 중이다

여름엔 불을 덜 사용하게 된다.

덥다 일단..

요즘 새 아파트들은 거의 인덕션 이 대세이다.

그래도 난 옵션에 한 구를 가스로 바꾸어 버렸다.

음식은 뭐니 뭐니 해도 불 맛, 화력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나의 건강만을 놓고 보자면 , 당연히  인덕션이 답이지만..


어쨌든 이사를 했다.

7개월 살이 시티라이프를 잠시 외쳐보며 ,

머릿속으로 스치는 분들이 가득하다.


실은 제일 먼저는 돌아가신 나의 엄마 시다.

내 40대 시절 이사 온 지금의 이 장소에서 잠시 모셨던 공존의 시간 속 추억의 모녀의 모습이 존재하는.

정성껏 차린 반찬과 따뜻한 밥과 국을 엄마와 나누고 싶지만 현실은 허락지 않는 슬픔만을 내게 던져주고 있다.


그래서일까? 아무튼 머릿속에 떠오르는 분들과 집밥을 정겹게 나누며 몇 개월을 지내자 하는 생이 스쳤다.

물론 에밀리의 소셜 쿠킹과 요리 교실을 활발히 하던 장소 역시 인사동을 거치고 이곳이었었다.


그 시절 나에겐 소중한 후배가 있었다.

말없이 스텝으로 알아서 척척 일해주던..


그렇게 이어진 국민학교 시절의 후배 둘과  집밥을 나눴다.

자주 연락도 안 한다 ,

두어 달에 한번 , 혹은 추운 겨울엔 몇 개월 만에 한 번  만나서 몰았던 수다도 , 가고 싶던 곳들도 같이 다니곤 한다.

한결같다.. 가장 매력적인 점이기도..


그녀와 두 해 전 한 겨울에 다녀온 홋카이도를 떠올리며

홋카이도식 카레 수프를 정성 들여 준비한다.

그 시간 자체로도 충분히 내겐 기쁨이고 행복이다.

지난 같이 공유 한 추억도 회상하며 또 차려놓은 음식을 나누며 우린 순간 이동 중이다.

이 길어진 코로나 시기에 마음으로 , 뇌에 기억된 우리의 지난 발걸음의 장소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 보게 된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이냐 말이다.


그래서 난 다시 돌아온 이 곳에서 (일도 잠시 내려놓고 )

나누려한다 .

음식도 ,

문화도 ,

장소도,

생각도 ,

삶도 말이다

여름날 저녁을 같이 맞이해보며

무더운 여름 시원한 물줄기에 어린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이 삭막한 코로나 시기에 더없이 아름답게 들리 던 한여름 밤도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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