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가의 추억

엄마의 유부초밥

나의 엄마는 막내며느리셨다.

내 기억 속에는 ,

북적대던 외가 식구들과의 추억도 ,

가끔 오시던 친가의 식구들과의 추억도 공존한다.

우리 집 밥상은 , 주말 점심은 어김없이 잔치국수였었다.( 그래서 난 모든 집에서 주일 점심엔 국수를 먹는 줄 알았었던 시기가 존재한다)

 나중에 알았지만 돌아가신 친정아버지가 제일 좋아하시던 음식 중 하나가 국수였더라는...

엄마의 식성은 채식보다 육식이었다는 사실은 , 나의 결혼 한 참 후에 인지 한 사실이다.

아무튼  오늘은 유부에 관한 기억을 잠시...

기름진 음식이지만 엄마의 요리 솜씨엔 맛이 있었다.

뚝딱... 하시며 만드셨던..

그 영향인지 , 웬만한 건 나도 엄마를 따라 뚝딱... 인지도 모른다.

결혼 전 난 연주 생활, 랫슨으로  분주했었고 딱히 음식을 만들 생갓도 없었다.

장남 집도 아니라 제사 음식을 집에서 준비하는 엄마는 본 적이 없었기에 더 더우기 말이다.

어려선 엄청난 편식장이었던 나이기도 했었기에,,

하지만, 연주 생활을 하며 연주 뒤 회식자리나 , 지방연주 등으로 돌아다니다 보니 세상의 맛에 대한 감각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안에 채워지고 있었는지도.

아직도 생생한 내 엄마의 유부 졸임 역시 그중 한 가지이다.

유부를 뜨거운 물에서 기름을 제거하고 ,

냄비에  양념을 넣고

후루룩  끓여서 그 양념에 충분히 베어지도록...

사실 별 기술도 필요 없는 간단한 조리이지만,

유부를 사야 하고 ,

기름기를 제거해야 하고 ,

양념장을 만들어야 하고 ,

끓이며 졸여야 하고,

식혀서 또 잘라야 하고,

또 그뿐이냐,

밥을 지어 소를 만들어 섞어야 하고,

다시 졸인 유부에 밥을 잘 뭉쳐 터지지 않게 넣어야 하고 ,

거기다 더 이쁘게 세팅하려면 미나리나 실파를 데쳐 묶기까지 하기도 해야 하는 수작업의 연속이다.

그래도 난 조미된 유부보다

나의 엄마 표 유부초밥이 더 맛있다는 사실을 안다.

엄마를 잠시나마 모시고 살았던 이곳으로 다시 이사오니,

새록새록 그리움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엄마...

가 사무치게 그립다.

유부를 졸이다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