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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Sep 28. 2021

갤러리를 엿보다

샤뉴아카페에서

긴 명절 노동으로 지친 채 , 시어른들과 어쩌다 들리게 됐던 성남의 한 카페에서 천재화가 김재신 님의 작품을 만난 건 실로 우연이었다.


명절 기름진 음식도,

칼칼한 김치찌개로 마무리 한 뒤

높은 가을 하늘이 못내 아쉬우셨던 두 분을 모시고

오랜만에 청계산 자락의 장어집으로 향했던 지난주 금요일 오후 한 시경.


하늘은 높았고 넓은 식당은 점심시간을 지나고 있어서 한적했다. 다행히도.


그렇게 화이자 일차 접종 뒤 부작용으로  가슴통증을 호소하던 막내는 정밀검사를 받은 뒤였고 , ( 사실 의사들도 정확히 아무것도 모르겠다신다. 다행히 신체상 이상 은전 혀 없다는 정밀검사 결과였지만)  옆지기는 다음날 화이자 이차 접종을 대기 중이었다.


어쨌든 그렇게 장어로 점심을 먹은 뒤 , 막내가 답답함을 시원한 빙수로 마무리하고파 검색하던 중에 차는 성남 쪽을 달리고 있었다.


오른쪽으로 서울공항 , 즉 성남 군부대 비행장을 지나치며 난 가슴속에서 출렁임을 감지했다.


삼십 년도 전에 나의 아버지가 홀로 눈을 감으셨던 장소가 바로 그곳이었던 까닭이었다.

유난히 올 명절 음식을 준비하던 중에 그립던 두 분이었는데,


그렇게 찾아간 한옥카페는 주차장까지 만석이었고 우린 조심스레 그곳을 벗어나 내려오며, 초입의 카페로 향했다.


입구는 그리 커 보이진 않았고, 한 방짝을 들여놓고 보니 어머나...

바닥엔 물감이 흩뿌려져 있었고 , 안쪽으론 커다란 갤러리 같은 방도 자리 잡고 있었으며 , 벽면에 가득한 강렬한 질감의 그림들에 눈길을  빼앗겨 버렸다.


미인 여사장님께 여쭈니 ,

그분의 그림들이시란다.

통영의 천재화가 김재신 화백!


우연히 들어간 그곳에서 강하고 열정적인 작품들에 압도당했다.

아무 말도 필요 없었다.


아빠에 대한 그림움 또한 강렬한 질감에 파묻어버렸던 시간들이었다.

오랜만에 바삭하게 구워진 장어의 뼈 맛만 기억났던~^^

가을 햇살이 눈부셨던 가을날


이 질감을 어찌할까나!

샤누아란 남프랑스 와인의 종류이다.

언제고 벗들과 다시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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