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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Sep 12. 2015

연꽃과 내 엄마

관곡지에서의 단상

나에겐  나와 30년 차이의 엄마가 계시다

그 시절 30세라는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하신. 

내 기억속의 
외할머니.  이모들. 엄마를 떠올리면 똑똑하고 자존심이 강한 여자들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시골서 중학교부터 큰이모. 큰외삼촌. 엄마 
일곱남매중에 세 분이 먼저 서울서 자취생활들을 하시며 난다긴다 하는 학교들엘 들어가셨던,,,

모 은행 비서실에 계시던 우리 엄마는  꽉 찬 혼기를 지난 30에서야 외삼촌이 소개 하셨다는  내 아버지와 혼인을 하셨단다
그 당시 사진을 보면 감히 내가 따라잡을 수 없는 존재감의 내 엄마셨더라는.

어제  비가 오는 탓인지 아픈 발의 통증이 도져서 쉬고 있는데, 친구들의 호출과 데릴러까지 오는 수고로움과 고마움에 따라 나섰던 길과 장소가
관곡지. 물왕 저수지,목감IC였다

오늘 엄마 이야기를 하는 까닭이 
이 곳을 격주로 반찬등을 챙겨 엄마께 가던 한 참 전의 시간들이 떠올라서이다

아이들만 보셨다 
엄마의 시선엔 항상 아이들,학생들
그 면이 다른 친구들에겐 부러움으로 작용 했지만 나나 하나뿐인 남동생에겐 때때론 부담과 아픔으로 느껴졌던 우리들의 학창 시절이기도 하다

외가의 여성분들이 자존심이 강하다는것은 또 다른 측면에선 썩 좋은 일은 아니라는것, 을 난 내가 결혼을 하고 맏며느리로 살아보면서 느끼게된 다른 측면이기도 하다
또 막내시며 배려가 많으셨던 아버지였기에 엄마는 그 틀 안에서 생활하셨고. 갑작스런 아빠의 죽음 뒤엔 나와 내동생 의 보이지않는 엄마보호본능에 엄마는 어쩌면 그렇게 자신만만하던 그녀의 젊은 시절을 잊어버리시고 자식에게만 촛점을 맞추셨는지도 모른다.

단 때론 그것이 엄마의 시간이 없다는 또다른 결론을 만들어내고.  홀로서기를 잊어버리신 모습에
난 그때마다 내 가슴 속 아픔과 직면하게 되었는지도

어쨋든 남동생.  아니면 나 
외에는 엄마는 그 누구와도 . 그 어디도 다니질 않으시는 생활이 계속되었고
그 상황이 단지 한가지 이유만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홀로 숨어버리신 엄마를 뵈러 가는 길의 목감IC길과 안개짙은 물왕리 저수지를 지나면 관곡지가 펼쳐지곤 했었던 기억 

어제는 그 기억들과 연꽃들. 연잎들이 .간간히 내리는 빗방울이 날 어루만져주던 그런 날이었나보다
돌아오는 생일(모 이젠 새삼 생일같은건 잊고 싶지만)을 부러 챙겨준 친구들 덕분에..

때때로 나는 불안하다
엄마의 딸이라 엄마를 닮을 테니까

난 그래서 가끔 일부러라도 멍청히 ,푼수처럼 구는지도 모르겠다
딸도 없으니 더더우기 말이다

엄마를 탓하는 말들이 아니다
내 엄마는 진짜 순수하신 분이다 지금도
아이들을,학생들을
우리집에 와서 빈 손으로 나가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던 기억에 
어느 날 나를 보고있자면 나 역시도 그 엄마의 모습을 닮았다

단지 말이다
난 엄마와 같기 싫은점은 
엄마가 엄마의 시간을 갖지 못하셨던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아마 이것 역시 나의 엄마에대한 사랑인지도 모르지만
엄마가 엄마의 시간을 찾지 못하신 것에 대한 아픔이다

난 겁장이다
그래서 아이들의 공부. 아이들의 장래 등을 내 욕심껏 표현 해 보지 않았다
어쩌면 엄마처럼 상처받기 싫어서인지도 모른다

관곡지의 연잎과 연꽃들이 내 엄마의 사랑과순수한 마음을 
어제 다시 기억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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