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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Apr 11. 2022

외가의 추억

나에게 셋째 이모는

올 늦가을이 되면 엄마가 돌아가신 지 올 해로 만 5년에 들어선다.

나에게 이모가 셋이 계신다.

큰 이모는  한국 나이로 93세 , 세째이모는 86세,  멀리 시카고에 계신 막내 이모는 81세 이시다.

큰 외삼촌과 엄마 아래로의 둘째 외삼촌은 돌아가신 지가 십 년도 넘었고 , 일본에 계신 막내 외삼촌 목사님은 투병 중이시다.

막내 외삼촌과 외숙모께서 시카고에서의 사역 생활을 접으시고 일본의 교회로 오신지도 몇 년이 흘렀다.


외삼촌 세 분과 세분의 이모 중 가끔  난   내가  서열상  세째셨던 엄마보다 엄마 아래의 이모 즉 세째이모를 더 닮았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생각, 색깔, 성향 등 엄마보다 이모 쪽에 가깝다고 느꼈고 사실이 그랬다.

엄마의 옷보다 이모의 옷을 더 물려 입게 됐던 것 역시 그러한 성향 탓이 었는지도.

이모에겐 그 당시로는 희귀할 만큼 달랑 나보다 어린 아들이 하나뿐이었으니  내가 딸 노릇을 한 건지도 모른다.

이모부 역시 내가 이모부 어깨로 올라가 무등 탄 기억만 아직도 소중히 간직하고 계신다.


근 한 달이 되어가는 장남의 혼인예배에 외사촌 동생 부부가 어려운 걸음을 해 주었었고 , 그 편에 연로하신 세째인모이모부께서 축의금을 보내셨었다.


남녘으로 이사를 한 뒤라 뵙고 인사도 못 드린 채로 근 한 달이 지나가고 있었기에 서울 일정에 부랴부랴 담근 김치를 조금 챙겨들고 이모네로 잠시 향했다.

엄마의 빈자리에 이모가 나의 엄마이심에 분명하지 않은가 말이다.


서초에서 광역 버스를 기다리다 멍청하게 놓쳐버렸다.

차선 책으로 탄 버스로 양재천을 지나가다 흐드러진 양재의 벚꽃에 잠시 망설였다 잠시 내려서 서울의 봄을 느껴볼까? 하고   ,  

우선순위도 이모네가 먼저였고 , 아직 코로나도 조심스럽고 등등등...


이모와 이모부께서 반겨주셔서 오랜만에 친정에 온 기분으로...

이모부께서는 여전히 내가 무등탄 추억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셨다..

실은 더 자세히 열거하자면 일찍 돌아가신 나의 아빠 께서 두 분을 맺어주셨던 더 깊은 인연의 관계가 숨어 있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

다음번 방문엔 이모와 한 밤을 지내야겠다 생각하며...


그렇게 돌아오다 보니 시간이 좀 여유 있어서 버스에서  내려 버렸다.

내린 지점은  베프가 사는 동네의 멋진 카페가 있는 근처란 사실이 인지 된...


일정이 있어 올라오게 되니 잠시의 순간도 더 소중해졌고 ,

올 해의 나의 한국 나이로 마지막인 59 세의 시간에 한 번뿐인 이 봄을 더 느끼고 싶었다.


금곡교 근처의 사랑스러운 봄 풍경까지 덕분에 푹 젖어들 수 있었던 잠시의 소중한 봄 날은 덤이었던 4월의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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