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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남녘

그곳의 수국 그네 번째는 6월에게 안녕을 고하다

by emily

같은 계절에 같은 장소를 방문한다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꽤 된 이야기지만 , 사택으로 처음 와보던 2015년 이른 봄에 버킷 리스트를 하나 정했었다.

다섯 해 동안 같은 계절에 통도사의 매화를 꼭 보러 다니겠다고..

하나 인대 재건 수술로 나의 희망사항은 물거품이 되어 버렸었다.


오랜만의 6월의 제주는 아주 오래전 나의 30대 시절을 떠올리기에 충분했었다.


그곳에서 십 년을 살고 계신 부산의 언니분 덕에 우연히 돌담집 길들을 걷게 되었던 6월 초 어느 날 역시 아주 오래 추억되리라 믿어본다

그렇게 나에게 멋진 추억으로 시작됐던 6월이 오늘로 이별을 고하고 있다.


남녘은 며칠 째 비와 습기로 물먹은 하마가 되었다.

중부로 올라간 장마전선 덕에 지금 이 시간 햇살이 밝아지고 있다.


수국을 오랫만에 실컷 맛본 기념으로 앨범도 만들어버렸다 .

잘 가라 유월아!

내년엔 더 성숙한 나와 만나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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