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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밤의 꿈을 꾸다

8월 마지막 날에..

by emily

명색이 음악도였던 나..

8월의 실내악을 예매했었지만 서울의 폭우로 스케줄 조정으로 결국 캔슬하고 말았던...


오늘 조성진의 연주를 들으며 , 행복한 그의 표정에서 자유로워진 그를 발견했다.


난 무엇보다 실내악을 사랑한다.

그들의 호흡에서 연출되는 모든 소리 역시..


잠시 휴식시간에.. 끄적인다.


한여름밤의 꿈을 꾸게 해 준다.

비록 앱으로 감상 중이지만 , 실황연주이다


처음 시작은 클라리네티스트인 젊은 주자 김힌군과 조성진의 듀엣으로 시작되었다.

무엇보다 복식호흡으로 조절되는 미세한 소리부터 힘 있는 저음에서 고음까지 김한군의 감정과 스킬이 미묘하게 조화로왔다.

물론 피아노의 조성진이 그의 호흡을 척척 맞추어주었다.

나에게도 실내악에 대한 추억과 꿈이 있었다.

나의 학창 시절은 , 도시락이 든 커다란 가방을 들고 학내의 오른쪽 언덕 위의 음대 연습실에 파묻혔던 시간들과 예체능 학생들은 공부를 못한다라는 선입견을 깨고자 하는 원대한 포부가 이었기에 악착같이 공통과목과 교육과목을 들었고 높은 점수를 따내느라 많은 시간을 애썼다.

결국 , 음대 내의 가장 큰 장학금까지 거머쥐던 시절도 있었고....


허나 교생실습을 내보내 주지 않았던 교수님들 덕에 난 음악 선생님의 자리는 포기해야 했었던 시간도 있었다 ( 우리 몇몇은 참 바보엿었나 싶기도 하지만 , 그 시절엔 스승에대한 분명한 예의범절은 존재하던 시기였다 ).

실인즉, 학교의 100주년 기념 오페라 공연과 어쩌면 우리의 인생을 바꿔치기당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어처구니없는 사태를 겪은 83학번이다.

어쨌든, 하고픈 공부와 연주는 대학원까지로 마감을 해야 했던... 나의 운명이랄까나..

연주 생활이야 했지만 독일로의 유학은 용기부족과 자금 문제로 포기했었던 젊은 시절의 아픔이기도 하다.


실내악을 감동 깊게 듣다 보니 나의 흑역사가 떠올라버려 횡설수설했다.


이제는 여유로운 프로의 모습인 조성진 군 ,

그의 자유로울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오늘 한국에서의 초연이었고, 휴식 뒤의 협주곡 1번에선 그의 뺨을 흐르는 땀방울 하나를 캡처했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섬세함과 박진감의 조화 속에서 오늘 그는 우리 모두에게 한여름밤의 꿈을 꾸게 해 주었다.

#조성진

#쇼팽 피아노 협주곡

#No. 2

#No. 1번

#사랑을 쓰고 연주하다

#그의 행보가 자유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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