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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Sep 01. 2022

외가의 추억

홍천출신 의그녀를 만나러 가다

사택지역에 나의 이웃 지인은 솔직히 아무도 없다.

낙동강 건넌 당리의 부산 출신 언니와의 첫 만남은 이제 삼 년이 넘어간다.

그리고는 만 8년이 돼가는 옆지기의 동선 속의 내가 아는 두 분은 신평의 숨겨두고픈 중국 가정식이며 춘권의 대가 이신 영성방의 쥔장, 그리고 옆 동네의 이마트 24시 편의점의 여사장님이시다.

사택을 오가며 잠시 잠깐씩 들렸던 두 곳의 분들과는 안면은 튼 상태이고 이사 오고 나니 낚시광이신 중국집 쥔장께선 펄펄 뛰는 갈치까지 잡아오시면 보내셨다 ( 이 갈치 이야기가 먼저인데  이 뒤로.. 아니 지난주에 올렸던가? )


아무튼 가을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처서가 지난 9월 첫날, 간간이 내리는 빗속을 배낭을 메고 걸어서 편의점 여사장님을 뵈러 갔다.


며칠 전 홍천에서 도착한 김치를 챙겨 보내셨기에 작은 답례로 아침 일찍 에밀리 표 달걀말이를 정성스레 만들었었다.


내가 많이 게을러진 탓에 , 도시락을 싸야지 하던 생각은 김치의 답례로 간단히가 돼버렸다.


어제 참치로 만든 강된장 쌈장도 같이 챙겨 보슬비 속을 성큼성큼...


여사장님께서 반갑게 맞아 주셨고 , 홍천 김치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길  따뜻하게 내려 주신 커피를 마시며 들었다.


노모가 계신다는 ,

뒤늦게부터 일을 하시게 돼서 용돈을 드리니 어머니께서 미안 힘 마음에 김치를 손수 담아 보내신다는...


부러웠다 84세의 노모가 계신다니,

그것도 김치까지 직접 힘겹게 담가주시는 엄마란 존재...


요즘 부쩍 아빠 엄마가 그리웠는데..


내려 주신 커피를 마시며 잠시 도란도란...

" 저 언니도 딸도 없어요  이제부터 언니 해주셔요!"를 외치고..


마침 도착한  커다란 모시송편까지 덥석 얻어와 버렸다.


오가는 길에 가을의 기운에 흠뻑 빠지기도 하며 말이다

벚꽃이 가득했던 나무엔 가을이 가득이다
깜빡 속았지 뭐야... 조화였 구나

정자에서 도란도란 , 이웃의 그녀들인가 보다.


명절이 지나면 , 어느 깊은 가을날 팥 찰밥에 도시락을 챙겨 다시 그녀를 만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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