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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Dec 19. 2022

그녀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며(12월 어느 날)

11시간의 여정

거슬러 1986년 여름..

내가 리즈 시절 몸담았던 칭천감리교회에 젊은 멋진 부목사님이 부임하셨었다.


교회의 제일 오래된 부목사님의 누이와 결혼을 하셨었고,

내 친정엄마의 구역을 맡으셨던 인연의 줄이  오래오래 이어졌었다.


심지어 내 가미 국 이사 뒤, 고관절 수술의 엄마를 목사님 내외분께 케어해 달라고 떼가지 쓰기도 했었고 ,

귀국 뒤 반년 간은 서초에서 일산의 살림교회( 두 분의-보금자리)로 주일을 다니기도 했으며. 그 시절 사모님의 손맛에 감탄했던 또렷한 기억도 가득한데...


또,. 내가 힘든 시기 였던 인사동 시절엔 두 분이 걱정스러운 눈빛도 업장엘 방문하시기도 했었지.


지난여름 저녁 서초에서 도란도란 식사가 마지막이 될 줄이야..


 내겐 외삼촌. 외숙모. 이모.. 큰언니 오빠 같은 내외신데..

사모님께서 코로나. 폐렴. 호흡곤란 뇌경색으로 20여 일간 투혼 하시다 어제저녁 소천하셨어요..

향년 67세...


우리 목사님 어떡하지...

사모님의 구수하고 맛났던 누룽지가 떠올라 밤새 뒤척였던 어제였다.


목사님이 하신 말씀이.

우리 잘 살고 있었는데....


자제분 때문에 참고 계신다고. 눈물이 그렁그렁 하시던 오늘 낮이다.


나조차 이 상황에 주님을 원망스러워하는데..

하물며 당사자이신 남편이신 목사님이야 오죽하실라고.... 싶어서..


급하게. 황망해서 일산 백병원 장례식장 다녀 귀경 중에 잠시 끄적여본다..


나오기 전 목사님의 한 마디도..

그 사람은 거기가 더 편할 터라 데려가신 거지....


맘이 망막하다... 오가는 내내.. 에도..


사택을 나서서 6시간만이 도착했었고,,,

돌아가는 중인데... 다시 돌아가 사모님 영정 앞에서 묻고 싶다..

데려가시냐고...

목사님 어쩌라고요...


수십 년 전 아빠가 황망히 떠나셨을 때 임신 오 개월의 딸이던 내가 한 말은.. 엄마 어떤 하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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