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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Dec 20. 2022

22년 가을을 담다 (3)

황금물결이던 11월의 어느 날을 추억하며

올해  두 번째 행사이던 차남의 혼인예배를 11월 5일에 잘 올리고....

그다음 월요일에 배낭을 메고 모자를 쓰고 나섰습니다.

큰 행사 뒤의  피곤함도 뒤로 하고 왠지 놓치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 하나로 말이죠.

더 정확히는 창덕궁엘 가고 팠더랬습니다.

하필 월요일이라 모든 궁들이 휴관일이었지요.

검색을 해보니 가보지 못했던 명륜관 은행나무는 휴관일이 아니더라고요.

서울의 일정이 빼곡했던 늦가을이라 발걸음을 재촉했더랬지요.

가길 잘했습니다.

말이 필요 없던 그 가을의 그곳을 추억합니다.

한복의 고운 그녀들도 담아보고,
젊은 연인들도,


혼자온 그녀를 마음껏 담아주고 얻은 내 모습도...

나무 사이의 아름다운 그녀도,


중년의 지긋한 아름다운 커플도,


아가의 엄마에게 허락을 구하고 밝은 웃음도 담고,

인싸들의 끝없이 이어진 대기줄도,

맞은편에 걸터 앉아 가져온 사과를 한 입 베어물며 바리본 풍경들
전철역부터 무리지어 오던 그녀들의 행렬중 한 명도 담아보고,


셀카를 찍으려는 커플도,

잘 담겼던 내 모습도 만족스러워...

우리네 건축의 선과 한복의 선의 조화란...

살며시 넘겨다 본 만추의 가을도

그렇게 한 참을 그곳에서 서성이기도 , 앉아서 바라보기도 하다가 못내 아쉬움을 뒤로하고 나오던 내 눈에 펼쳐졌던 성균관대 담벼락의 또 다른 가을에 그만 다시 멈춰서 버렸답니다.

그렇게 11월의 7일, 성균관 명륜당의 가을은 오래오래 행복한 추억으로 나에게 준 선물이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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