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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Sep 29. 2023

2021년 가을

2023년 첫가을 풍경은 사천이었다

시부와의 동거가 길어지는 중에, 잠시 사택으로 돌아왔다.

옆지기의 식사도 챙겨야 하고, 집도, 옷가지정리도 해야지 싶었고 무엇보다도 내 공간에서 편히 수면을 취하고도 싶었기에 ,

그렇게 내려온 사택에서  하루는 온전히 잠만 자버렸다.

맘 같아서는 있는 내내 잠만 자고 싶었지만  그건 마음뿐이고 세탁이나 정리할 일들이 가득 눈에 띄어 버렸고, 또 하루의 휴식으로 충분했었나 보다 싶기도 했다.

회사 사정으로 요즘 퇴근 시간이 2:30분인 옆지기와 금요일에  휙 떠나버렸었다.

한 두 해가 지난 사천으로 말이다.

딱히 무엇을 봐 얀다 거나, 어디를 꼭 기웃거려야 하는데 일정을 정하지 않았다.

그냥 내키면 걷고, 바다도 보고, 카페에서 멍 때리기도 하자고  적당한 거리로의 이동이었다.

숙소 역시 미리 좋은 곳을 예약한 것도 아닌 채 자유로이 떠나버렸다.

도착한 시간은 해질 즈음이었고 , 매 번 가던 돌게장 집을 뒤로하고 나름 맛집이라는 해물탕집을 전날 네이버로 예약을 했었기에 삼천포 바닷가을 한 바퀴 돌고  해물탕집으로,

적당히 신선한 해물 가득한 탕과 예약 덕에 서비스로 받은 꼬막 비빔밥을 맛있게 비우고 나오니 어느 사이 해가 저물고 있었다.

해안도로에 차를 세우고 한없이 지는 해와 풍경 속에서 어느새 가을이 깊어지려는구나로....


어둑해진 즈음 오다 예약한 숙소 쪽으로 이동을 시작했고  오랜만의 시천해안도로의 풍경을 만 끼 했었다.

그러다가 멈춰 버린 곳은 비토섬으로 들어가기 전 어느 리조트와 같이 붙어있던 카페였다.

무척이나 이국적이며 파아란 하늘이 인상적이던 곳을 올랴본다.

그렇게 아름답던 가을의 밤이었다.

비토섬 바로 앞쯤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 날 아침이 밝아왔다.

허기진 배로 아침의 비토섬으로 건너갔다. 리조트 겸 카페로 멋진 건물도 구경할 겸 말이다.


리조트숙박 손님들이 한차례 쓸고 나단 뒤의 한가로운 카페에 크로아상의 고소한 향기가 뒤덮여서 맛나게 목은 에그타르트를 뒤로 하고 다시 주문한 크로아상!
백릴홍으로 뒤덮인 풍경, 가을의 전령이던 코스모스는 어디간걸까?

축물과 꽃들과 갈대와의 조화에서 가을 냄새가 짙게 풍겨왔던 9월 중순의 어느 주말이었다.

결국, 우린 다시 삼천포 돌게장 집으로!

오랫만의 그곳은 돌솥밥으로 바뀌어 있었지만 게장 맛은 변함이 없더라는

돌아오는 길엔  명절을 한 주 앞둔 한가로움과 가득 찬 포만감의 가을과 신작로와 이제 곧 황금물결로 뒤덮일 논밭으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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