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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Jan 03. 2023

에밀리의 음악

12월의 음악과, 동화 속 결말과 나에겐 거꾸로 아쉬운 추억


"옛날 적에 어느 마을에..."

이렇게 시작되는 동화나 민간설화는 어느 나라, 민족이든 수없이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문학장르를 독일어로는 '메르헨'이라 부르는데 우리 나로 치자면 (콩쥐팤쥐) 등이 여기에 속한다고 보면 된다.

동화작가 그림 (Grimm) 형제가 이 어린 리와 가정을 위한 동화집 작가로도 유명하다.

고언을 겪는 주인공과 그때 어디선가 나타나는 의인, 혹은 뜻밖의 행운, 권선징악, 행복한 결말이 대게의 메르헨의 틀이라 보면 되는 게지요.

(헨젤과 그레텔)도 이 범주 안의 이야기입니다.

가난한 나무꾼 가정의 오누이 헨젤과 그레텔이 양식울 찾기 위해 숲 속에 들어 갔다가 길을 잃었습니다.

한참을 맛있는 과자로 만든 집을 발견하고 배불리 먹었는데 알고 보니 그 집은 아이들을 살찌워 잡아먹으려는 마녀의 함정이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남매는  마녀를 물리치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옵니다.


독일의 작곡가 훔퍼팅크 ( E. Humperdinck, 1854-1921)는 이 이야기를 오페라로 만들었습니다.

오페라는 음악, 미술, 문학, 무용 등 예술의 전분야가 어우러지는 음악극이므로 짜임새가 단단한 대본이 우선이지요.

그는 이 페라에 순수 창자곡 이외에도 독일 민요도 집어넣어 관객과의 친밀도를 높였습니다.

 2막에 나오는 '저녁 기도 ' 가 아주 어여쁜 곡이랍니다.

숲 속에서 남매가 부르는 이중창으로 , 잠든 사이에 지켜달란 고 천사에게 기도하는데 시편 91편이 연상되지요.

이 곡은 성탄절 기간에 과자의 집이나 성탄 소품으로도 많이 사용됩니다.



2022년의 마지막에 이 곡을 접하며 실은, 내겐 아주 오래된 아픈 추억이 잇습니다.

거슬러거슬러 1986 년 3-5 월에 걸쳐 나의 모교에서는  몫의 100주년 기념 공연 연습이 한창이었습니다.

그 해는 나 역시 대학 4학년으로 그동안 열심히 수강했던 교직 과목 역시 마무리 단계인 교생실습을 앞두고 부풀어 있던 시절이기도 했더랬지요.

당시 여대인 모교는 100주년 기념 오페라로 헨젤과 그레텔을 골랐었지요  이유는 헨젤의 사춘기이전의 상황의 곡이라 여자들만으로 충분히 소화해 낼 수 있다는 조건에 부합했던 곡이었지요.

거기까진  잘 진행이 되던 중에 , 음악대학의 몇 개의 학부에서 몇 명씩 골라서 오페라에 출현하는 역할 담당의 성악학생들을 개인지도, 반주를 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해 버렸답니다.

공연은 창립기념일에 맞추어 국립극장에서 공연될 , 그것도 초연 작품으로 말이지요. (5/30-31)

그 덕분에 5월의 꽃 같은 행사인 교생실습의 명단에서 몇 명은 누락돼버리는 , 지금 생각해도 초유의 시건이 터져버린 것이지요.

하필 그 명단에 저의 절친과 제가 들어가 있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낱낱이 고백합니다.

누군가의  인생의 중요한 한 부분에서 그 권리를 어쩌면 박탈당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기엔 전 너무 서툴고 어렸었나 봅니다. 아니 저뿐만 아닌 몇 명은 말이지요.


혼자 가끔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곤 했던 20대의 교생실습을 모교의 100주년 행사의 이유로 산산이 부서져 버렸던 그 시절.. 우린 그 누구도 항변조차 못해보고 그렇게 교생실습을 포기하고 어쩌면 내 인생의 또 다른 한 부분을 날려버렸었지요..


삼십이 넘어서도 사십 대가 되어서야 후회를 해 보기도 했었습니다..  왜 그 당시 교수님들의 지시에 항변하고 실습을 나가지 못했었나 하며 어리석었던 나를, 우리를 한심하다 결론 내렸었지요ㅡ

사실 그 시절에 우린 스승님들에 대한 존경과 예의가 지배적이 던 시기였었기 때문인지도 , 아니면 범생이들의 착한 척 때문이었을지도.


제 벗은 교육대학원을 가서 지금은 어느 학교의 교장인 싱글 친구도 잇습니다만 ,

전 선생님이나 대학의 강사나 조교수  자리를 그녕 포기해 버렸던 아픈 기억이 아주아주 가끔 절 할퀴곤 합니다만,


아마 그 당시 교수님들의 지시를 무시하고 교생실습을 나갔더라면 어쩌면 다른 인생의 한 길을  걸어가고 있었겠지요?

후회는 가끔 그 누구나 가보지 못한 길에서 하곤 하지요?


아마 제가 선생님의 길을 걸었었다면  어쩌면 못 만났을 나의 기족들, 그리고 내가 살아 본 광양 , 센다이, 미시간 그리고 독일등에서의 추억은 또 다른  추억들이 차지했었겠지요..


2024년 9월이면 정확히 60세가 되는 환갑해입니다.

이 자리에서 나와 연결된 그동안의 여러 곳의 인연들을 떠 올려보면  , 교생실습의 추억이 없는 것은 아쉽지만 나름 지금 그대로의 나의 추억들이 더 넓은 경험 속에 둥그러진 나와 마주할 수 잇기에 ,,,,,


오늘은 오랜만에 헨젤과 그레텔의 2막을 조용히 들어보아야겠습니다.


(사진은 구글 이미지로 대신합니다 )







https://youtu.be/fS6 YGsGAlA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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