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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남녘의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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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Mar 07. 2023

남녘의 봄

동백에 관하여

오늘도 동네를 걸었습니다.

다른 아파트에 피었던 청매화도 더 피었나 궁금했고 화창한 봄날이어서...


그런데 말입니다.

봄나무들이 지난해보다 훨씬 빨리 앞을 다투며 피어나는데 유난히 오늘은 동백꽃들이 눈에 들어오지 뭡니까?


젊은 시절엔 동백은 그냥 겨울 무렵에 피는 꽃으로만 인지했던 제게 남쪽을 거닐다 보니  그 어느 꽃보다 긴 계절을 100여 종도 넘는 종류의 동백꽃들이 피고 지고를 반복하더이다.

홑잎부터 곁잎까지 그 종류도 , 색도 너무 많아 머리가 아플 지경이기도 합니다만 제가 이사 온 일 년 된 이 용원시내엔 봄엔 가로수길이 온통 벚꽃잎이지만 사실은 초록의 잎사귀 사이에 봉오리를 숨긴 동백나무들이 길가에 가득하답니다.


제가 만든 제 산책 길 에도 동백이 가득합니다.

오늘은 또 떨어진 동백 꽃봉오리들이 왜 그리 눈에 밟히던지요?


동네의 야산에 새로 깔은 계단을 올라서 내려오니 발밑 가득 동백꽃이더이다.

어린 아가의 모습도 동백꽃에 어우러진 봄날이었어요

제가 사는 사택 아파트 현관  앞에도 몇 그루의 동백이 빨갛게 , 분홍빛으로 수줍게 피고 잇고요


23년 봄을 담아 집 안으로 옮겼습니다.



내친김에 제 눈에 담겼던 몇몇의 동백꽃들과 장소들과 그날의 추억을 회상해 봅니다

지난 늦가을 11월의 동백섬에선 16년 만에 만난 벗과 동백꽃나무를 보았고

또 몇 해 전 제주에서의 4월의 동백나무와 떨어진 동백꽃잎

그리고 몇 해 전 12월의 사천 노산공원에서의 동백 그녀들

올 겨울엔 그곳엘 다시 가봐야겠어요...

실은 지심도의 동백도 가보고 싶은지 몇 해지만  그 여정은 60대 중반즈음에 버스투어로 남겨두고 있답니다.



동백에 빠진 오늘.. 아쉬움에 유치환선생님과 나태주 선생님의 동백꽃 시도 올려놓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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