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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Jun 17. 2023

갤러리를 엿보다

브르타뉴의 땅을 엿보다

우에노공원 안에는 도립미술관, 국립서양미술관, 모리미술관 그 외에도 박물관, 과학박물관등이 자리 잡고 있다.

삼 년 만에 어쩌다 동경을, 그것도 우에노 공원 안의 미술관들을 다시 찾게 된 기쁨을 어찌 말로 표현할까?

짧은 여정이었기에 고심 속에서 이번엔 두 곳의 미술관을 거쳐 신주쿠의 미술관까지의 일정을 세웠었다.

둘째 날 이른 아침, 우에노의 신사와 동경대학 캠퍼스를 돌고 서둘러 도착한 곳은 국립서양미술관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무더위에  땀으로 한 번 젖어버렸지만, 미술관 오픈시간 전에 도착한 그곳엔 어느 사이 수학여행온 학생들의 줄과 일반인들의 줄 둘로 벌써 가득 차 있었다.

미리 인터넷 예약을 망설였던 이유 하나는 간단했다.

현장서 발권받는  종이 그림 티켓이 조금 갖고 싶었던,,,

하나 이어질 일정에 미리 인터넷발권을 한상태라 시간은 벌었다는 사실로,,,


마침 줄 서 계시던 점잖은 신사분과 미술관 이야기로 기다림을 대체하고 발걸음 가볍게 기대 가득한 브르타뉴의 대지로 들어섰다.

(물론 특별전이라 사진 촬영이 많이 제한됐지만)

입구의 직원분께 거침없이 사진을 부탁하기도,,,

그날도 역시 약 40분간의 설명 가이드를 구매했다

이번 갤러리 여정엔 거침없이 설명기 이어폰을 끼고 여유 가득하게 들으며, 보며를 반복했었다.


(국립 서양미술관은 일본 도쿄도 다이토구 우에노 공원 안에 설치되어 있는 미술관이다. 1959년에 설립되었다. 본관은 프랑스의 건축가 르코르뷔지에의 작품으로 1998년 일본의 공공 건축 100선에 소개된 적이 있었다. 관내에는 다양한 서양 미술 작품이 있다. 위키백과)

가이드에 있던 25편의 작품에 대한 해설을 중심으로 감상하다가, 다시 더 보고픈 작품들을 지긋이 바라보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특히나 이번 미술관람 시엔 배경음악 역시 유난히 인상적이었다. 아마도 내 마음에 여유란 시간이 주던 기쁨이었는지도 모른다

특히나 생상스의 클라리넷소나타를 들으며 작품 앞에 한 참을 서 있었고,

브르타뉴 지역의 고전음악 악보 앞에서도 한참을 서성거렸었다.


내가 찍을 수 있던 작품들에 한계가 있어서 ,

아래에 검색한 이번 전시회의 해설과 작품을 인용해 둔다.

살펴보시길 바라며,,


또한 서양미술관의 상설 작품들과 건축물에 대해서는 다시  다른 장에서 언급해 보련다.



2023-06-12     정준모 (큐레이터,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전시로 돌아본 브르타뉴

새삼 현대 미술의 계기가 된 고갱과 베르나르 그리고 퐁타방파와 나비파의 시원이 된 브르타뉴 지방을 돌아보게 된 것은 도쿄 국립서양미술관이 개최한 『동경의 땅-브르타뉴; 모네, 고갱, 구로다 세이키가 본 낯선 고장』 (憧憬の地 ブルターニュ; ―モネ、ゴーガン、黒田清輝らが見 た異郷, 2023년 3월 18일~6월 11일) 전 때문이다. 미술사에서 하나의 지역을 주제로 하는 전시회로 여러 곳을 상상할 수 있겠지만 브르타뉴는 생각이 닿지 않았었는데 막상 전시를 보면서 많은 화가가 충분히 매력을 느끼고 달려갈 만한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인상파 화가들이 주로 그림을 그렸던 노르망디 해안은 돌아보았지만 브르타뉴도 충분히 매혹적인 곳이란 생각에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다소 생소한 화가들의 이름과 작품도 있었지만, 변화하는 세상과 담을 쌓고 자신들의 종교와 신화 그리고 말을 지키며 고집스럽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천상에서의 삶과 또 다른 행복도 가치 있고, 의미 있는 법이란 것을 새삼 깨달았다.


전시의 시작은 19세기 초 픽처레스크 투어가 유행하면서 프랑스 화가들은 브르타뉴로 몰려들었고 건강한 삶과 경건한 풍경에 눈을 돌렸다. 전시는 영국의 터너(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1775~1851)가 낭트지역을 수채화로 그린 <낭트(Nantes)> (1829)의 풍경을 로 시작한다. 전시는 크게 4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제1부는 “재발견된 브르타뉴:미지의 고장으로의 여정”이 란 제목아래 ‘브르타뉴 이미지의 생성과 확산’과 ‘여행자의 시선: 인상파 세대의 눈에 비친 브 르타뉴 풍경’이란 두 가지 주제로 다시 나눠지며, 2부는 “풍토가 낳은 감성:고갱, 퐁타방파와 지역의 정신”이란 주제로, 3부는 “대지에 뿌리를 내리다 :브르타뉴를 바라본 화가들”이란 표제 아래 ‘앙리 리비에르와 브르타뉴의 일본풍’과 ‘모리스 드니와 해변의 아르카디아’, 그리고 판화로 본 ‘브르타뉴의 다양한 이미지’로 구성된다. 마지막 4부는 “일본발 파리 경유 브르타뉴행: 일본 화가들의 시선을 따라”로 이루어졌다.

1부가 알폰스 무하(Alphonse Maria Mucha,1860~1939), 부댕(Eugne Boudin, 1824~98), 모네(Claude Monet, 1840~1926), 폴 시냑 (Paul Signac, 1863~1935), 르동(Odilon Redon, 1840~1916) 등 낭만주의와 인상주의, 상징주의, 점묘파 화가들이 그린 브르타뉴라면 2부는 고갱이 브르타뉴에 도착한 이후 베르나르, 세뤼지에와 함께 브르타뉴와 퐁다방을 미술사의 중심으로 끌어낸 시기를 다룬다. 3부는 19세기말 프랑스에서 유행했던 자포니즘(Japonisme)에 취해, 우키요에 스타일의 많은 목판화와 석판화가 제작되었던 시기의 앙리 리비에르(Henri Rivière, 1864~1951)를 다룬다. 그는 1884년경부터 파리와 브르타뉴 지역의 전경을 주제로 동판화 즉 에칭을 주로 제작했고, 이후 일본 목판화의 영향으로 목판화 기법을 배워 중심을 벗어난 연출적 레이아웃이나 단색 및 합성 실루엣을 결합하는 특징을 보였다. 특히 고흐 (Vincent van Gogh, 1853~90)와 드가(Edgar Degas, 1834~1917)에게 영향을 준 호쿠사이 (Katsushika Hokusai, 葛飾北斎, 1760~1849)의 <후지산 36경>의 영향으로 <에펠탑 36경>이란 석판화를 제작했다. 또 브르타뉴의 풍경을 담아낸 리비에르의 목판화도 “일본의 영향을 받은 유럽”을 보여준다.

여기에 나비파의 중심이던 모리스 드니(Maurice Denis, 1870~1943)의 브르타뉴의 신화와 풍경 그리고 삶을 그린 작품들이 등장한다. 드니는 브르타뉴에 별장을 장 만해 가족과 함께 자주 오가며 이곳의 전설과 풍토를 특유의 밝고 맑은 신선한 색채로 담아냈 다. 처음 상징주의 화가로 출발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상징적이기보다는 장식적이며, 설화적인 내용으로 기독교적인 주제의 종교화를 주로 그렸는데 그의 몽환적인 색채로 빚어낸 브르타 뉴의 이야기가 독특하다. 샤를 코테(Charles Cottet,1863~1925)는 인상파 화가들과 달리 매우 침울한 색채로 브르타 뉴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특히 그는 새벽 브르타뉴 항구의 어두운 바다 풍경과 브르타뉴의 농부와 어부의 삶, 그리고 종교활동 등을 화폭에 담았다, 특히 코테의 <슬픔, 바다의 희생 자>(1908~09)는 바다의 비극과 자연의 가혹함을 견디는 사람들을 주제로 많은 작품을 남긴 코테의 대표작으로 해난사고가 끊이지 않는 브르타뉴 생트섬 부두에서 익사한 어부를 추모하는 섬 주민들의 애도가 ‘그리스도의 애도’라는 전통 그림 위에 중첩되어 그려져 있다.

4부는 19세기말부터 20세기 초, 예술의 선진 도시 파리에서 유학한 일본 화가들이 브르타뉴를 여행하면서 그린 작품들로 전시를 마감한다. 일본인 화가로 브르타뉴를 처음 방문한  구로다 세이키(黑田淸輝,1866~1924)와 구메 케이이치로(久米桂一郎, 1866~1934) 그리고 가나야 마 헤이조(金山平三,1883~1964), 사카모토 시게지로(坂本繁二郎,1882~1969), 오카 가노스케 (岡鹿之助,1898~1978), 모리타 츠네오모(森田 恒友, 1881~1933), 가나에 야마모토(山本 鼎, 1882~1946)등이 브르타뉴를 찾은 화가들이었다. 특히 가나에의 스케치와 어울리는 단순한 배 경과 수평선을 강조한 화면 구성, 차분한 청색과 검은색 톤은 브르타뉴 여성의 고요한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동경의 땅 일본? 전시는 맥락을 따라 4개의 주제로 나뉘어 있지만 각각의 장마다 자료를 충실하게 함께 전 시하고 있다. 당시 브르타뉴 지역의 여행 가이드 북, 당시 사용하던 여행용 트렁크를 비롯해 그때 그 시절 브르타뉴를 알 수 있는 출판물을 비롯 각종 자료들이 관객들에게 마치 시간을 거슬러 브르타뉴를 여행하는 느낌이 들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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