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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Jun 17. 2023

에밀리의 집밥

동경 미술관에서의 한 끼

일본 하면 떠오르는 음식들로는,

오니기리, 된장국, 후토마끼, 함박스테잌, 카레, 오므라이스 등이 있다.

여정에서 시간 상으로 첫날의 도립미술관에서의 식사는 불가능했었다.

내 버켓리스트 중에 시카고 미술관에서 하루를 보내는 소망이 들어있듯이, 오랜만의 동경의 미술관에서는 작품감상과 더불어 잠시의 티타임이라도 미술관 건물 속 카페에서 하고 싶었었다.

그렇게 첫날 오후의 미술관에서 하지 못한 시간의 아쉬움으로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던 해지던 오월의 어느 날 저녁을 뒤로한 다음 날,

실은 그날의 일정도 두 곳의 미술관을 거쳐 이른 저녁엔 지인가족과의 약속이라 시간이 만만치는 않았고, 기왕 신주쿠를 거치는 일정이라 신주쿠  오랜 맛집도 여러 곳을 서치 해놓긴 했었다.

하나 모든 여정을 어찌 짜놓은 스케줄로 일관하는 재미없음을 과감히 버려버렸다.

아침 이른  산책으로 피곤함도 시작되던 국립서양 미술관 관람을 모두 마친 뒤, 부리나케 카페 레스토랑으로 달려갔다.

마침 가운데 정원이 바로 보이는 유리창 앞 일인 테이블이 비어 있는 행운을,,,


그렇게 자리를 잡고 런치 메뉴를 들여다보다 , 생각해 보니 전날 도착 해 먹은 점심 속 초밥의 탄수화물이 다소 적었던 양인게 떠올라 먹음직스러운 오므라이스를 주문해 버렸다.

한 껏 멋들어진 식사 자리에서 어찌 보면 촌스런 메뉴일지도 모르나, 언젠가 읽었던 서양음식의 일본화 속에서 기억나던  부드러운 일본식 표현으로의 ふわふわ 달걀이 가득 덮여있는 오믈렛이 나에겐 최적이란 생각에 말이다.

거기에 완두콩수프도 추가하고 나니,

아침 무더위로 지쳤던 내 몸에 따뜻하고 생각보다 묽은스프(맛이 묽다는게 아니다)와 곁들여 나온 야채샐러드,

그리고 부드러움 가득의 달걀로 뒤덮인 오므라이스는 사랑스러움을 선사해 주었다.

거기에 내 눈앞으로 펼쳐진 오월의 싱그러운 초록을 어떠한 단어로 담을 수 있을까?

그냥 같이 바라보고 같이 음미하시죠  라는 문장 외엔 언급할 수가 없던 맛과 시간이었다.

아쉬움 가득 담고 마지막 한 모금의 커피로 ,,,,그렇게 둘째 날의 멋들어진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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