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ily Jun 27. 2023

갤러리를 엿보다

신록이 우거진 고옥의 전시를 가다.

세상의 모든 장소는 그곳만의 이야기가 있고 장소는 기억을 담는 그릇과 같습니다.

이야기로 기억되는 곳은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오초량'은 목조주택으로 정원과 공간구성, 건축물이 우수하여 2007년 9월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349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오초량은' 초량'(풀밭의 길목)이라는 지명에 감탄사 오! 를 붙인 것입니다.

(오초량 팸플릿에서 인용)


O! Wunderkammer

(오 분더카머)

오초량의 재개관전시회가 있었다.

인스타에서 본 건축물과 전시품들이 눈에  들어와 세 번의 일정별경으로 네이버에서 예약을 했었던 것이 지난주 평일 어느 날이었다.

모 그렇게까지 커다란 기대는 없었다.

다만 오랜 고가옥에서 전시된 작품들과 고옥 안을 구경하고 마당이 보이는 자리에서 전통차와 약간의 다과를 즐기며 그 간 아파서 힘든 몸에 충전을 해야지 하는 마음이었다.


그렇게 하단으로, 다시 초량역을 거쳐 조금 일찍 도착한 전시장소는 양옆으로 고층의 아파트 사이로 고요하게 숨어 있었다.

일찍 도착한 덕에 건축물을  바깥에서 여러 각도로 바라볼 수 있었던 것 역시 그날의 행운이었다고 해야 할 듯하다.

그렇게 밖을 돌아보며 출입구에서 대기하는데 하늘엔 비구름이 가득했었지만 , 출입문의 풍경 또한 멋들어졌었다.

그리고 예약한 시간이 되자 안쪽에서 담당자가 청빛의 의상으로 단아하게 마중을 나오셨고, 호명하는 예약자들은 성큼성큼 전시장건물로 들어섰다.

분더카머란 호기심의 방, 경이로운 방이라는 뜻으로 16-17세기에 유럽의 지식인들이 자신의 저택에 온갖 진국 한 사물들을 수집하고 진열하고 모아두었던 공간을 의미한다.

오초량은 1925년에 세워진 격변의 문화전환기를 지나 온 집입니다. 100년 된  가옥에서 20세기 유럽의 보기 드문 최고의 아트퍼니처와 동시대 공예작가들의 작품을 만납니다.

랑스 50년대의 책상과 의자들, 100년 된 가옥의 기와와 창문, 한국 동시대 유리공예와  나무와 섬유공예, 도자기들이 함께 보입니다.

(팸플릿설명인용)


세상에나 누군가 뒤에서 내이름을 불렀다오랜인연의 그녀를 거기서 만날줄이야!
창문 너머의 기와가 인상적이었고,

건축물 속의 창살과 원형 창문으로 비치는 대상과 풍경들이 멋졌다.

건축물을 돌아보고 부엌복도 끝으로 이어진 정원

원으로 나서기 전  왼쪽의 항아리와 부엌도구들,

정원쪽에서 바라 본  풍경도 멋들어졌다.
예약했던 차바구니를 들고 정원이 보이는마루로 자리를 잡았다

매화향기가 가득한 냉침한 매화차


차와 어울리는 디저트를 손수 가져다주시던

쑥인절미, 흑임자에 둥글린 호박떡, 유자 떤 과 잣, 그리고 마지막 입가심으로 천하신 귤정과가 정갈했다.



들려오던 음악과, 매화향기와 정갈한 디저트, 그리고 내 눈앞에 펼쳐진 신록의 정원


무릉도원이  여기지,,,


정하진 한 시간 반동안 정원을 두 번이나 어슬렁 거닐었다.

다가오는 장마철로 지면에는 아름다운 이끼들이 가득했고 여러 꽃나무들과 초록이 가옥과 그날의 몇몇의 손님들로 어우러졌던 아름답던 풍광을 남겨본다.

아 , 참 유난히 내 눈에 들어온 꽃나무는

좀작살나무꽃이었단다.


화장실 에도 역사가 묻어나던,

아쉬운   작별시간에 나오다 뒤늦게  입장하신 남자분들의 뒷모습도 인상적이라  찰칵!


이제는 꽤 오랜 인연의 그녀


쏟아지는 빗소리를 듣고 싶은 곳이며 다가 올 가을이 기대되는  곳이 돼버린 그곳의 마지막사진은 그녀가 찍어준 이 한 장의 웃음으로 마무리하련다.



매거진의 이전글 갤러리를 엿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