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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Jun 30. 2023

에밀리의 집밥

아껴둔 소중한 시간의 모든 것

실은, 나만 알고 싶은 곳이 되어버린 곳이다.

언제고 작년에 새 가족이 되어준 어여쁜 마음의 소유자들인 두 며늘아가들과 그들의 어머님들과 다시 꼭 함께 하고픈 일본의 오차타임시간과 맛이기도 하다.

어쩌다 나 홀로 여행이 정해지고 , 여러 가지 일정을 고민에 고민을 더 하던 중에도 가장 마지막까지 고민하던 짧은 여행의 마지막 날의 일정이었다.


그렇게 열한 시의 오르간 연주도,

그리운 가마라와 에노시마도,

에도무라도,

한 번 더 쿠미코아의 데이트도 ,

그 외에도 더 많은 것들을 내려놓고 택했던 오차시간이었다.


이른 아침 없던 일정을 더 한 탓에,

노포에서의 오미야게로 무거워진 배낭덕에도 조금은 바쁘고 빠듯했지만 장소로 향하는 내내 가슴이 뛰었었다.

아주 오랜만의 제대로 된 정통의 현지의 맛을 온전히 나 홀로 맞이할 기대에 말이다.


나혼바시 역시 오랜만이어서 잠시 지하의 식품부에 들렸다가 내가 가장 그리던 맛을 하나 집어 들기도 했던 그날이다.

인터넷에서 예약 시 오차가게엔  런치 도시락 메뉴 몇 개도 있었지만, 온전히 오차로 진행되는 티세트로 예약을 했다.


자리도 일부러 카운터로 차를 만드는 과정이 올 곳이 내 눈에 담기는 오픈장소였다.

그녀들의 정중한 설명을 시작으로 , 그 맛들 중에서 두 가지의 오차를 내가 고르고, 거기에 어울리는 전채부터 디저트까지 세트로 진행되는 차코스가 시작되었다.

순간, 조금의 아쉬움에 난 전통 말차를 추가했다.

오랜만의 여정에 , 거기다 나 홀로이니 조금은 사치스러운 시간을 만끽해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였기도,,,

두고두고 떠올려도 그날의 말차 추가는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자부한다.


들어서는 입구에 바람에 살살 나부끼던 천부터,

흐르는 물을 조용히 받아내는 멋진 작품의 그릇,

정갈한 가구들과 전등, 그리고 그녀들.

그리고 오랜만에 정중한 일본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두 시간 가까이 앙증맞은 오사라, 기품 있는 도시락용기, 그틀의 전통 오 가시가 가득 담긴 이단의 바구니, 그날 내가 고른 산의 향기가 가득했던 오차를 담았던 주전자와 오차완,,,,

그리고 내 눈앞에서 정확하고 정갈한 오차를 만드는 그녀의 손목움직임,

이 모든 것들의 조화가 지금도 생생하다.

또한, 오차와 어우러지던 그 맛들은 또 어쩌리까,,,

어떠한 형용사로도 표현 못할 ,,,


런치박스로 모인 중년의 여자손님들,

아이의 유모차를 옆에 두고 부부가 정겹게,

뒤늦게 가족이 들어서서 미리 예약을 받지 못해서 조금 당황하던 여점원,

오픈 테이블 내 옆으로 멋쟁이 젊은 워킹걸 두 명이 간단히 오차와 디저트 하나씩을 주문하던 모습들까지 정겨웠다.


언제고 다시 갈 수  있기를 다시금 소망해 본다.

내가 사랑하고 소중히 대해야 할 며늘아가들과,

그녀들의 어머님들과 말이다.


그리고 그날의 모든 것을 말없이 얹어보련다.


지금은 쉬고 있는 나의 에밀리의 소셜쿠킹, 그리고 에밀리의 요리교실에서 내가 항상 언급하던 그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를 그들의 장소에서 만났던 화려했던 5월의 어느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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