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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Dec 10. 2023

외가의 추억

센다이 크리스차펠의 소중한 시간들

지난달, 이사 간 큰아이가 그 시절 8미리 쏘니비디오 테이프를 복구했다고 보내온 영상들이 가득 도착했었다.

정확히는 1997년부터 2000년 초까지 우리 네 가족의 모든 시간들이 들어있었다.

당시 유학생이던 옆지기의 연말 무소득 공제를 받던 우리라 아마도 큰 아이의 유치원뷰조비가 들어온 걸로 당시의 유치원 생이던 ㅋㄴ라이와 아직 3살이던 막내의 모습을 담고자 우리는 요도바시라는 전자 제품을  파는 곳엘 가서 당시로는 최고 수준을 뽐내던 Sony의 캠코더를 장만했던 희미한 기억이 떠오른다.

그렇게 장만한 비디오 테이프 속에는 일본 유치원의 운동회, 발표회들이 큰아이, 작은아이까지 기득 들어있었다. 당시의 일본의 교육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던 시간들이었다.

또한 우리가 다니던 일본인 교회에서의 모든 활동과 추억들이 가득 담겼었다.

교회의 행사로는 먼저 3,5,7 행사 (자녀들의 3,5,7살을 축복해 주던 일본 문화를 교회에서도 받아들여 축복기도를 해주는 시간), 그리고 교회 가족들의 결혼식에 감사하게도 우리의 두 자녀들이 번갈아가며 링보이를 했던시간, 그 결혼식에서 오르간으로 반주를 하던 나 또한 기록되 있었으며, 교회의 크리스마스 주일학교부 아이들의 연극실황,

그리고 마지막으로 귀국하던 전해인 1999년의  12월 10일 ( 교회에서는 매해 12월 23일 축일 전인 12월 10일 전후로 크리스마스 예배와 파티를 했었다) 옆지기와 일본 이무라집사님의 클라리넷과 트럼펫, 그리고 나의 피아노반주로 연주된 연주 실황, 그리고 5해 동안 매번 추어드렸던 부채춤 (때론 유학생들과 같이, 때론 나 홀로였지만), 교회의 모든 가족 같던 분들의 모습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

안타깝게도 먼저 가신 안자이, 쇼지, 스즈키상등도 계시지만, 지금도 서로의 안부를 묻는 나에겐 이모님 같으신 존재인 기하라상, 코즈미상, 사쿠마상등, 그리고 친구 같던 이이무라상, 고즈미 미애상등이 그곳에 계시다.

또한 나의 애제자였던 리츠코짱은 목사님 시모님으로 덧터리현에서 세 자녀의 엄마이기도 하고 , 목사남의 자녀이던 모마짱도 이제는 센다이로 돌아와 아삐, 엄마를 모시고 교회에서 부부목회를 하고 있다

물론 담임 목사님과 사모님이 내겐 여전히 막내 외심촌 내외 같은 분들이 심에 틀림이 없다.

얼마 전 오랜만에 인터넷 전화로 음성을 듣다가 그만 왈칵 눈물이 쏟아지기도 했었다.

새해엔  꼭  그곳엘 다시 가고 싶다는 강한 소망이 생겨버렸다.

희미했던 추억을 비디오영상으로 보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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