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브런치 무비패스 #2
일본 영화 특유의 감성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매니아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가끔 그 감성이 그리워 일본 영화를 찾아볼 때가 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역시 몇 년 전 그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 느낀 따뜻한 색감과 잔잔한 감동을 기억한다. 로맨스 영화에 유독 많이 반복되는 타임 슬립 소재임에도 반전이 있어 신선했고, 두 남녀 주인공의 케미와 비현실적일 정도로 귀여운 아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지는 영화였다.
이 영화가 한국에서 리메이크 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캐스팅이 기가 막히다는 생각을 했다. 소지섭과 손예진이라니, 절대 실패할 수 없는 멜로 킹과 퀸의 조합 아닌가. 특히 두 배우의 따뜻한 눈매와 깨끗하고 순수한 분위기가 <지금 만나러 갑니다>와 꼭 맞아 떨어진다.
한국판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사소한 설정 외에는 일본판과 거의 비슷한 플롯을 따라가지만, 일본 원작과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는 할 수 없다. 같은 내용이지만, 일본판은 일본 영화, 한국판은 한국 영화다운 분위기를 낸다. 두드러진 차이라 한다면 이번에 개봉한 영화는 한국식 코미디 요소가 많이 가미되었다. 주인공 우진(소지섭)의 친구인 홍구(고창석)와, 얄미운 최 강사(이준혁)의 몸을 던진(?) 열연에 극장은 웃음바다가 된다. 우진과 수아(손예진)가 티격태격 애정을 쌓아가는 모습이나 아들 지호(김지환)의 귀여운 애교도 영화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다. 이런 코미디 요소가 불필요했다는 평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잔잔한 멜로드라마인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한국 영화에 익숙한 대중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이런 요소가 필요했던 것 같다.
아름다운 두 남녀의 애틋한 감정선, 어린 아이와 가족이라는 감동 드라마에 내용을 다 알면서도 눈시울을 붉히게 된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이 영화에 별점 5점을 줄 수 없는 것은 취향의 문제라고 하겠다. 완벽한 비주얼의 두 배우의 열연과 웃음 코드, 감동 포인트를 적절히 배치한 영화의 영리한 구성에도 만족하지 못했던 건 내가 한국식 멜로보다는 일본의 잔잔한 멜로 감성을 더 좋아해서인 것 같다. 그러나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함께 오지 못한 연인을 떠올리고, 가족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임은 분명하다. 한국의 박스 오피스에서 이렇게 순수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찾아보기 쉬웠던가? 그것만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