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셋째 주
원문 기사:
Kawsmania in the art market, by ArtMarketInsight, Artprice, April 19 2020
https://www.artprice.com/artmarketinsight/kawsmania-in-the-art-market
일명 “카우스(Kaws)”라 불리는 아티스트 브라이언 도넬리(Brian Donelly)는 1974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이제 40대가 된 이 미국작가는 그래피티와 ‘서브버타이징(subvertising)’, 즉 상업광고를 비합법적으로 변경하여 풍자하는 행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하지만 마크 제이콥스, 나이키, 디올, 디즈니 스튜디오와 같이 그 ‘서브버타이징’의 대상이었던 브랜드들이 앞다퉈 카우스에게 고액의 계약을 제시하자 그는 유명해졌고, 결국 자기 자신을 브랜드화하게 된다.
카우스는 거금을 투입하여 자신의 브랜드 Streetware 상표를 붙인 티셔츠와 세리그래프(실크스크린 채색화), 아트토이(만화 캐릭터에 영감을 받은 한정판 피규어)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그래피티’ 아티스트들과는 다르게, 카우스는 자신의 아트 토이가 가진 복고적 감성을 동시대 예술계로 끌어왔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인 컴패니언(The Companion)은 미키마우스와 해골을 혼합한 형태로, 지난 20년간 다양한 사이즈(몇 센티미터에서 어떤 것은 수십 미터에 이르는)와 다양한 재질(나무, 플라스틱, 금속..)로 제작되었다. 그리고 이는 대형 생산 공장을 갖추며 말그대로 전 세계를 침공해버렸다. 요즘 아트페어에 가면 이 작품을 팔지 않는 곳이 없고, 거대한 고무보트 형태로 제작된 컴패니언은 세계 곳곳의 주요 도시에서 거대한 고무보트 형태로 제작된 컴패니언을 찾아볼 수 있다. 아주 작은 것부터 매우 큰 것까지, 컴패니언은 다양한 사이즈로 제작되어 수 달러에서 수백만 달러까지 주머니사정에 따라 모두가 구입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통행금지 기간 동안, 증강현실(AR) 에디션으로 제작된 카우스의 컴패니언 시리즈가 ‘어디서나 동시에’ 공개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이미 오래전에 2020년 3월에 론칭하는 것으로 예정되었는데, 유럽, 미국에서 자택대기령이 내려진 시기와 딱 맞아떨어져 타이밍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그의 가상 작업 시리즈는 원격 ‘컴패니(친구)’가 필요해진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이 프로젝트를 실현시키기 위해 카우스는 증강현실 전문인 애큐트 아트(Acute Art) 회사와 파트너를 맺었다. 이들은 25개의 대형 컴패니언(1.8미터)을 각각 10,000달러, 그리고 다수의 소형 컴패니언(45센티미터)들을 렌탈 비용으로 주당 6.99달러 혹은 3개 묶음에 매달 29.99달러로 제시했다. 통행금지령을 의식하여 소형 컴패니언의 무료 버전도 온라인에 공개되었다. 구입, 설치 과정은 간단하다. 가상 피규어를 선택해서 결제를 완료하면, 둥둥 떠다니는 컴패니언의 이미지를 모바일 증강현실 환경 속 원하는 곳 어디에나 삽입할 수 있고, 모바일 기기를 통해 그곳에 가서 컴패니언을 만날 수 있다.
동시에 카우스와 애큐트 아트 사는 ‘늘어난 휴일(Expanded Holiday)’이라는 제목의 증강현실 전시를 개최하기도 했는데, 12개의 초대형 조각품(컴패니언)을 전세계 다양한 장소에서 가상으로 떠다니도록 한 것이다. 도하의 이슬람 미술관과 홍콩의 대관람차, 런던의 다리 옆, 멜버른의 빅토리아 국립 미술관, 뉴욕의 타임즈스퀘어,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도쿄, 서울, 타이페이, 상파울루, 탄자니아에 컴패니언이 떠다녔다. 이 야심찬 프로젝트를 통해 카우스는 3월에 전세계에서 “전시를 개최”한 유일한 아티스트가 되었다.
카우스의 전세계 팬들은 증강 현실 작업에 열광했다. 그는 엄청난 인기를 거머쥔 아티스트다. 그를 시기하고 깎아내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이를 반증하지만, 무엇보다 280만 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들과 그의 작품을 컬렉팅한 수많은 셀럽(저스틴 비버, 패럴 윌리엄스 등) 리스트를 통해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이는 경매에서의 대단한 성공을 통해 또 다시 증명되었는데, 카우스는 2019년에 963회의 판매기록을 세운(평균적으로 하루에 작품이 2.5점씩 팔린 것과 같다) 명실공히 동시대 작가 중 가장 잘 팔리는 작가다. 이 기록을 넘는 자는 없다. 아티스트의 개인 웹사이트를 통한 직접 판매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수치는 알 수 없지만 그의 전속 갤러리인 엠마뉘엘 페로탱 갤러리를 통해서도 작품은 판매되고 있다.
카우스는 문화현상을 예측하는 데에 독보적인 재능을 가진 엠마뉘엘 페로탱과 11년간 함께 일해왔다. 이 프랑스 갤러리스트는 카우스의 작품을 2008년에 처음으로 전시했는데, 그 해는 카우스가 경매 시장에서 처음 작품을 판매한 해였다. 그 해 카우스의 최고 기록은 100개 에디션으로 제작된 120cm짜리 컴패니언을 8,750달러에 판매한 것인데, 이는 현재 100,000달러에 거래된다. 그때부터 엠마뉘엘 페로탱은 카우스 작품을 거의 모든 곳(파리, 도쿄, 홍콩, 서울, 상하이, 뉴욕)에서 전시했고 가격은 천정부지로 상승했다.
수 천만 개가 팔리고, 그 중 몇몇은 수백만 달러를 호가한 카우스 작품은 흔히 ‘카우스 마니아(Kawsmania)’라고 불리는 이들 덕분에 작년 한 해만 1억 9백만 달러에 가까운 수익을 냈고, 이는 2018년보다 세 배나 늘어난 수치였다. 2019년에는 아시아에서 전체 판매량의 60%가 발생했다. 이는 미국에서 10%, 프랑스에서 14%(그의 전속 갤러리 오너가 프랑스인인데도)와 대조적인 수치다. 홍콩, 일본, 대만, 한국의 소비자들이 특히나 그의 복고적인 세계관에 열광한 덕분에 이 미국 작가가 세계 미술 시장을 이끌어나가는 아티스트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2019년의 경매실적으로 카우스는 장 미쉘 바스키아와 제프 쿤스의 뒤를 이어 글로벌 현대미술시장에서 3등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카우스의 경매 기록은 2019년 4월 1일, 심슨 가족과 비틀즈를 그린 <The Kaws Album>(2015)이 소더비 홍콩에서 1,480만 달러에 낙찰되었던 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예상가가 100만 달러로 책정되었는데, 그의 시장 가치를 증명하듯 거의 15배를 뛰어넘은 수치였다. 그럼에도 이 결과는 한 번 더 그 가치를 증명했는데, 홍콩 빅토리아 항구에 30미터가 넘는 컴패니언을 띄운 작품이 전례없는 관심을 불러모았기 때문이다. 2주 후 뉴욕의 필립스 경매사에서 카우스가 스폰지밥에 영감을 받아 만든 아크릴화 작품인 <The Walk Home>을 예상가 80만 달러를 훌쩍 넘어선 595만 달러에 낙찰하면서 또 한 번 그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글로벌 미술시장의 새로운 총아로 떠오른 카우스는 미국 네오-팝(neo-pop) 정신을 공유하는 아티스트다. ‘쿨 컬처(Cool culture)’라 이야기되는 이 예술 흐름은 상업 미술, 패션, 그래피티, 만화와 연결되어 있으며, 대중문화에서 사용되는 ‘소화하기 쉬운’ 형태(평면적 그림, 분명한 선, 밝은 색채)로 표현된다. 카우스의 컴패니언이 이 트렌드의 대표주자라 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또 한 번 트렌드를 앞서갔다. 그의 증강 현실 프로젝트가 머지 않은 미래에 예술을 ‘전달하는’ 방식이 어떠할지 분명히 예측했기 때문이다.
4월 11일, 카우스는 스누피의 실루엣이 담긴 작은 프린트 에디션을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모두 서명이 되어있고 작가 소장 5점에 더해 25점이 넘버링 되어있다. 이는 1,200달러에 판매되며 수익금은 뉴욕의 취약 계층 젊은이들을 지원하는 프리아츠 NYC(Free Arts NYC) 자선 단체에 기부된다. 카우스의 한정판 프린트 작업을 경매에서는 이렇게 낮은 가격에 구할 수 없기 때문에 말 그대로 굿 딜(Good deal)이라 할 수 있다. 출시되자마자 소비자들이 줄을 설 것으로 예상되니 이 프린트 작품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일 것이다.
Emily's Comment:
지난 2018년, 석촌호수 위에 둥둥 떠다니던 이 거대한 '컴패니언'을 기억하시나요? 한국의 대중에게 친숙한 팝 아티스트 카우스(Kaws)의 작품입니다. 카우스는 자신만의 시그니처 아트토이인 '컴패니언'을 다양하게 제작하여 마니아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하고, 전세계 곳곳에 대형 컴패니언을 전시하면서 꾸준히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증강 현실 프로젝트, 수익금이 자선단체에 기부되는 프린트 에디션 작품 발매 등 이목을 집중시키는 행보로 그 인기를 굳건히 하고 있는 카우스. 아트프라이스에서 그의 지난 실적을 통해 미술 시장에서의 현재 위치를 가늠해보았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그 어디보다도 아시아에서 카우스의 작품을 원하는 열성팬들이 많다는 것인데요. 우리는 왜 이렇게 카우스에 열광하는 것일까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의 매력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번역/ Emily 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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