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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Chae Jul 14. 2020

英美, 미술계 긴급 수혈

7월 둘째주

한 주의 해외 아트뉴스를 선정하여 번역/정리해드리는 위클리 아트 에밀리입니다. 


도무지 종식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산업 전반이 휘청대고 있지만 특히나 관광, 여행 산업과 긴밀한 관련을 맺으며 사람들의 직접적인 참여와 체험을 기본으로 하는 문화/예술 분야의 출혈이 심합니다. 7월 둘째주에는 영국과 미국의 문화예술계 긴급지원대책 관련 소식이 들려왔는데요,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대영박물관. Photo by Edwin Remsberg/VWPics/Universal Images Group via Getty Images.


지난 주 영국 정부는 문화예술 분야에 15억 7천만 파운드(한화 약 2조 3700억 원) 상당의 전례없는 대규모 긴급구제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사실, 좀 더 빨리 이루어졌어야 하는 정책인데 질질 끌다가 문화계 리더들이 지원을 더 해야한다고 긴급하게 요청하자 급히 시행했다고 합니다. 


이번 긴급구제패키지는, 코로나19로 인해 심각한 재정적 타격을 입고 앞으로도 언제 끝날지 모를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을 마주하고 있는 예술 분야에 대한 지원의 일환으로 실행되었다. 영국의 미술관과 갤러리들이 7월 4일부터 재개관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을 하고 있음에도 재정적 회복은 그보다 더 천천히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극장과 라이브 퍼포먼스 분야는 계속해서 큰 적자를 내고 있다.


어쨌거나 문화예술계에서는 정부의 파격적인 정책을 환영하는 입장입니다. 정책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8억 8천만 파운드는 영국의 미술관, 갤러리, 극단, 유적지, 공연장, 독립 영화관에 주어지며, 2억 7천만 파운드는 위 분야에 융자금으로 제공됩니다. 정부는 앞으로 1억 파운드를 국가 문화 기관에 투입할 계획이며, 1억 2천만 파운드는 영국의 문화 유적지 복원 작업을 재개하는 데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영국예술의회장 니콜라스 세로타(Nicholas Serota)는 "이 나라의 예술/문화 미래에 매우 중요한 투자를 한 정부의 결정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바입니다. 그리고 예술/문화 분야가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라며, "우리의 대단한 예술가들과 창조 기관들이, 창의성을 발휘하여 공동체에 기여하고, 정부가 보여준 신념에 보답할 것을 믿습니다."고 발표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재정 지원 정책이 문화예술계에서 활용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미국 정부는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급여보호프로그램(Payment Protectection Program, 이하 PPP)을 시행해왔는데요, 위기에 처한 영세 상인, 중소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급여를 줄 수 있도록 대출해주는 제도입니다. 코로나 사태로 이 제도를 활용하는 이들이 많아졌는데, 지난 주 정부는 이 제도를 이용한 기업들의 이름을 투명히 공개하라는 요구에 응하여 리스트를 공유하였습니다. 


2008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앞에서 래리 가고시안과 제프 쿤스. Photo: Andrew H. Walker/Getty Images.


리스트에서 문화예술계 기업, 기관, 예술가들의 이름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예술가 중에서는 때에 따라 100명 이상의 어시스턴트를 고용하기도 하는 제프 쿤스(Jeff Koons)가 100~200만 달러를 대출 받은 것이 주목받았습니다. 제프 쿤스 외에도 뉴멕시코 주 기반의 인터랙티브 아트 그룹 미야오 울프(Meow Wolf)와 댄 콜렌(Dan Colen), 다니엘 아샴(Daniel Arsham), 스털링 루비(Sterling Ruby) 등의 이름이 눈에 띄었습니다.


갤러리로 분류된 기업에는 페이스(Pace), 가고시안(Gagosian), 데이빗 즈워너(David Zwirner) 갤러리 등의 대형 블루칩 갤러리들의 이름이 리스트에 올랐습니다. 휘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 필라델피아 미술관(Philadelphia Museum of Art),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an Francisco Museum of Modern Art)같은 대형 미술 기관들도 역시 리스트에 올랐죠. 그러나 정부의 구제를 받았음에도 위 언급된 대부분의 기관들은 수십 명의 직원들을 해고 혹은 일시해고(furlough)하는 것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PPP 제도에 따라 직원 500명 이하 사업장은 모두 대출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리스트에는 영세한 독립기관 뿐 아니라 인지도가 높은 기관의 이름도 올라와있습니다. 때문에 중소 기업의 자립 기회를 대기업들이 낚아채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큽니다. 그러나 대형 미술관과 갤러리들 역시 심각한 재정적 타격을 입고 있는 현실이라 딜레마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주 화제의 아티스트: 아니카 이(Anicka Yi)

아니카 이(1971-)는 한국계 미국인으로,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가입니다. 미술 정규 교육을 받지 않고 독학으로 향수와 과학에 대한 전문성을 쌓았으며, 화학과 생물학적 기술을 바탕으로 실험적인 예술을 선보여 미술계의 '아웃사이더'로 불리기도 합니다. 그만큼 그의 작업은 독특하고 상상을 뛰어넘는데요. 미술과 쉽게 관련짓지 않는 '후각'의 감각을 작품에 결부시킨다거나, 박테리아나 개미 등 생물의 성질을 연구하여 작품을 만들기도 합니다. 아래 소개된 <Lifestyle Wars>는 거대하고 복잡한 회로 사이사이에 인공 버섯이 솟아있고, 유리회로 안으로 목수개미 군단이 움직이고 있는 하나의 거대한 생물 실험장입니다. 회로 속에 아시안-아메리칸 여성들로부터 채취한 땀 냄새를 투입하여 목수 개미 군단의 움직임을 이끌고 있죠.


지난 주 아트넷 뉴스에서는 아니카 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작업 세계와 근황을 물었습니다. 또 작업에 생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아티스트인 그에게 현재의 코로나 사태에 대한 견해를 물었습니다. 그는 인간중심적 관점에서 '팬데믹'을 규정하기보다 '자연의 회복(nature’s resilience)'의 관점에서 현 사태를 바라보고자 하는 입장을 밝혔죠. 아니카 이는 영국 테이트 모던의 터바인홀 설치 작업을 준비 중인데, '기계의 아쿠아리움'을 만들고자 한다는 수수께끼 같은 계획을 이야기했습니다. 원래 올 10월에 공개 예정이었던 프로젝트는 내년 가을로 미뤄진 상태입니다.


Anicka Yi, Lifestyle Wars, (2017). Courtesy of the artist and the Solomon R. Guggenheim Museum.
Anicka Yi, Force Majeur, detail (2017). Courtesy of the artist and the Solomon R. Guggenheim Museum.
Anicka Yi’s “Biologizing the Machine (Tentacular Trouble),” at the 58th Venice Bienale, 2019.



참고 기사


The UK Issues a $1.9 Billion Bailout for Its Floundering Culture Sector After Arts Leaders Accused the Government of ‘Foot Dragging’ by Naomi Rea, artnet News, July 6, 2020

https://news.artnet.com/art-world/uk-culture-sector-bailout-1892438

Jeff Koons, Gagosian Gallery, and Many Other Blue-Chip Art Operations Received Millions of Dollars in Government Stimulus Money by Taylor Dafoe, artnet News, July 7, 2020

https://news.artnet.com/art-world/jeff-koons-gagosian-millions-ppp-loans-1892828

Artist Anicka Yi Explains Why COVID-19 Is Terrible for Humanity, But Fundamentally ‘Good for the Planet’ by Taylor Dafoe, artnet News, July 8, 2020

https://news.artnet.com/art-world/anicka-yi-interview-covid19-1892869



번역 및 정리/ Emily 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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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분야 영한/한영 번역 관련 문의는

emilychae0142@gmail.com 으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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