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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Chae Aug 05. 2020

문화예술계에 또 한 줌의 다양성을

7월 다섯째주

한 주의 해외 아트뉴스를 선정하여 번역/정리해드리는 위클리 아트 에밀리입니다.


문화예술계에서는 늘 '다양성'이 이슈입니다. 서구 백인 남성 중심의 주류에 대항하는 움직임이 오늘도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는데요. 미국과 영국에서 지난 주 있었던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먼저 미국 소식입니다. 미국의 인종별 인구 비율에서 히스패닉이 백인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멜팅팟' 미국의 다양한 문화 중에서도 라틴 문화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데, 그에 비해 라틴 문화나 역사, 미술 등을 다룬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미국에 매우 소수입니다. LA에 있는 MOLAA(Museum of Latin American Art)나 라틴 미술가들의 작품을 주로 컬렉팅해온 호르헤 페레즈(Jorge M. Pérez)의 개인 컬렉션 미술관인 PAMM(Pérez Art Museum Miami) 정도를 꼽을 수 있겠네요.


그런데 지난 주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미국 의회에서 워싱턴 D.C.에 라티노 아메리칸 국립 박물관(National Museum of the American Latino)을 세운다는 내용의 법안이 통과되었다고 하네요. 법안은 작년 5월 하원의원 호세 E. 세라노(José E. Serrano)가 발의한 것인데, 이것도 1994년부터 여러 번의 좌절을 겪은 뒤 무려 네 번째 발의한 것이라고 합니다.


미국 하원의원 호세 E. 세라노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Photo by Andrew Burton/Getty Images.


세라노 의원은 성명문에서 법안의 통과가 "히스패닉 공동체의 중요한 분기점"과 같다고 평가했다.

의회 대변인 낸시 펠로시(Nancy Pelosi)는, "오늘은 의회와 국가 모두에게 자랑스러운 날입니다. 민주당 하원이 라티노 아메리칸 국립 박물관 설립 법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입니다"며, "오래 기다려온 이 법안을 통해 수세대에 걸친 라티노들의 공헌을 기리고, "라티노의 역사가 미국의 역사다"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될 것입니다"고 말했다.


라티노 아메리칸 국립 박물관은 워싱턴 D.C.의 내셔널 몰(National Mall)에 세워지며, 스미스소니언  협회(Smithsonian Institution)의 산하로 지정될 예정입니다.


한편, 다가오는 10월 영국에서는 '1-54 컨템포러리 아프리칸 아트 페어'가 런던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이 아트 페어는 아프리카인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들의 동시대 미술을 선보이는 페어로, 매년 뉴욕, 런던, 그리고 모로코의 마라케시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2016년 런던 서머셋 하우스에서 열린 1-54 컨템포러리 아프리칸 아트 페어에서, Zak Ove의 작품. Photo by Niklas Halle'n/AFP/Getty Images


런던에서 열리는 가장 큰 아트 페어인 프리즈(Frieze)가 올해 코로나19로 취소된 가운데, 페어에 목말라있을 영국 및 유럽 관객들에게 1-54 컨템포러리 아프리칸 아트 페어가 단비 같은 소식이 되겠습니다. 현장 판매에 참여하는 갤러리 수는 조금 줄이는 대신에, 경매사 크리스티(Christie's)와 협력하여 온라인 판매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페어는 지난 5월 뉴욕에서 열릴 현장 페어를 취소하고 온라인으로 대체했었는데, 그때 '불만족스러운' 피드백이 이번 런던 페어 개최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페어의 설립자이자 디렉터인 토리아 엘 글라위(Touria El Glaoui)는, "지난 온라인 페어에서 받은 유일한 '부정적인' 피드백 중 하나는 갤러리들이 컬렉터들과 직접적인 접촉과 관계를 맺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고 이야기했죠.


Benji Reid, Moon on a Cloud (2019). Courtesy October Gallery.


이번 페어에 참여할 갤러리 리스트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상황이 아직 조심스러운 만큼 이전과 같이 전 유럽에서 컬렉터들이 모여들지는 않겠지만, 갤러리들은 런던에 살고 있는 지역 컬렉터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또, 페어 측은 참여 갤러리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을 방향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 대륙 혹은 그 외 지역에 있지만 10월에 페어에 참가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한 갤러리들을 위해, 엘 글라위는 대안책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그들과 함께할 수 있을지 방안을 생각하는 중입니다. 작품만 페어로 보내고 부스를 관리해줄 다른 이들을 배치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겠네요." 


1-54 컨템포러리 아프리칸 아트 페어는 올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런던 서머셋 하우스에서, 그리고 온라인과 동시에 열립니다.



이번 주 화제의 아티스트: 케리 제임스 마샬(Kerry James Marshall)


케리 제임스 마샬(1955~)은 흑인 인권운동이 격렬하게 진행되었던 1950년대 알라바마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책임감'을 미술로 표현하고자 했고, 흑인이 주인공인 그림을 꾸준히 그려왔죠. 마샬의 그림에는 날카로운 사회비판적 시선이 깃들어있지만, 마치 만화와 같은 다채로운 색감과 위트도 함께 녹아있습니다. 고전 명화를 재미있게 비틀기도 하고, 래퍼 스눕독의 가사를 그림 속에 적어두기도 하는데요. 지난 2018년 소더비 경매에서 <지나간 시간들(Past Times)>이 230억 원에 낙찰, 생존하는 흑인 화가의 작품 중 최고가를 기록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미술관에서 앞다투어 회고전을 열며 블루칩 작가로 떠오른 마샬. 지난 주에는 데이빗 즈워너 갤러리(David Zwirner)에서 온라인으로 그의 신작 두 점을 공개했습니다. 19세기 유명한 조류학자이자 화가였던 존 제임스 오듀본(John James Audubon)의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까마귀와 다른 새들을 묘사한 그림입니다. 작품은 아래 링크의 데이빗 즈워너 갤러리 홈페이지에서 해설과 함께 8월 30일까지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davidzwirner.com/viewing-room/studio-kerry-james-marshall


Kerry James Marshall, "Beauty Examined," 1993 © MCA Chicago
Kerry James Marshall, Past Times,  1997 / Sotheby's
Kerry James Marshall, Slow Dance,  1992-93 / MOCA
Kerry James Marshall, Black and part Black Birds in America: (Crow, Goldfinch), 2020 / David Zwirner


참고 기사


The US House of Representatives Has Passed a Bill Approving a New National Museum of the American Latino in Washington, DC by Talyor Dafoe, artnet News, July 27, 2020

https://news.artnet.com/art-world/national-museum-of-the-american-latino-1897496

The 1-54 Contemporary African Art Fair Will Go Ahead in October in London, Despite the Cancellation of Frieze by Naomi Rea, artnet News, July 30, 2020

https://news.artnet.com/market/1-54-contemporary-african-art-fair-1898097

Kerry James Marshall’s Black Birds Take Flight in a New Series by Ted Loos, The New York Times, July 29, 2020

https://www.nytimes.com/2020/07/29/arts/design/kerry-james-marshall-audubon.html


번역 및 정리/ Emily 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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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ilychae0142@gmail.com 으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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