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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Chae Aug 25. 2020

예술가가 담은 중국 우한의 봉쇄된 봄

8월 셋째주

한 주의 해외 아트뉴스를 선정하여 번역/정리해드리는 위클리 아트 에밀리입니다.


최근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2차 대유행의 기미가 보이고 있습니다. 수 개월간 지속되며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는데요. 이 모든 상황이 처음으로 시작되어, 가장 먼저 봉쇄 조치를 겪은 중국 우한 시는 어땠을까요? 


봉쇄 기간의 우한 중앙역 ©Ai Weiwei


거리는 텅 비어있다. 방호복을 입은 청소부들이 소독제가 든 호스를 뿌리고 있다. 거리에도, 서로에게도. 의료진이 단단히 싸맨 시체를 들것에 싣고 운반할 때 울리는 신호음 소리가 들린다. 

종말이 온 것 같은 이 이미지는, 중국 태생 예술가 아이 웨이웨이가 봉쇄 기간의 우한 시를 다룬 새 다큐멘터리 영화 <코로네이션> 속 한 장면이다.


지난 21일, 중국 예술가 아이 웨이웨이(Ai Weiwei)가 새 다큐멘터리 영화 <코로네이션(Coronation)>을 발표했습니다. 영화는 코로나 사태가 가장 먼저 시작된 우한 시의 상황을, 중국 정부의 통제 행태에 초점을 맞추어 바라보는데요. 중국 정부에 대한 신랄한 비판으로 유명한 아이 웨이웨이는 지난 2011년 81일간 구금되기도 했죠. 그래서 이번 영화도 중국의 눈을 피해 베를린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원격으로 감독, 제작했다고 합니다. 영상은 우한 시의 평범한 시민들이 직접 찍어서 아이 웨이웨이에게 보내주었다네요. 


의료진이 소독 중이다. ©Ai Weiwei


<코로네이션>은 우한 시의 임시 병원과 중환자실에서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지는 장면을 담는다. 환자와 가족들과의 인터뷰도 포함되어, 정부의 가혹한 통제에 대한 절망과 분노를 표현한다. 
영화는 도시 봉쇄가 우한 시민의 사적인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집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커플, 시민들에게 생필품을 배달하는 배달원, 차 안에서 노숙 생활을 해야하는 긴급 건설 노동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아이 웨이웨이는 1월에 촬영을 시작하여, 두 달의 영상 수집과 또 두 달의 편집을 거쳐 <코로네이션>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습니다. "이 정도 스케일의 다큐멘터리 중에서 아마 가장 빨리 만들어진 것일 겁니다"고 작가는 말했죠. 코로나19 위기는 이에 대응하는 각 국가의 정치, 사회적 이면, 그 밑바닥까지 여실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세계 난민 위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Human Flow>(2017) 이후 아이 웨이웨이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이 다큐멘터리는 그 중에서도 작가가 몇십 년간 끈질기게 비판해온 자국, 즉 중국의 위기 관리 시스템과 사회 통제 시스템을 고발합니다.


"궁극적으로 믿음, 투명성, 그리고 인간에 대한 존중이 없는 사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아이 웨이웨이의 <코로네이션>. 예고편 감상, 영화 대여 및 구매는 아래 링크에서 가능합니다.

https://www.aiweiwei.com/coronation



이번 주 화제의 아티스트: 차오 페이(Cao Fei)


베이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차오 페이의 전시 'Blueprints'가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Serpentine Gallery)에서 코로나로 중단되었다가 최근 다시 개관하였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가장 영향력 있는 중국 동시대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차오 페이는 조각을 기반으로 한 설치, 미디어 작업을 하는 작가입니다. 1978년생으로, 중국의 문화대혁명 이후에 태어난 '신세대'로서 중국의 현대 사회를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멀티미디어 작업으로 풀어내는 예술가로 주로 이야기되곤 합니다. 이번 전시 'Blueprints'에서도 가상과 현실의 교차 지점에서 현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을 해체하는 작업을 선보입니다. 모두가 함께 재앙을 마주하고 있는 지금, 차오 페이는 관객이 전시를 통해 세계를 평가할 때에 '연민'의 감정을 가지게 되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Cao Fei, “Blueprints,” installation view, Serpentine Gallery, 2020. Photo: Gautier Deblonde.
Cao Fei, Nova, 2019, video, 109’. Courtesy of the artist, Vitamin Creative Space and Sprüth Magers.
Cao Fei, “Blueprints,” installation view, Serpentine Gallery, 2020. Photo: Gautier Deblonde.


참고 기사


Ai Weiwei’s Latest Film Is a Chilling Look at Life Under Lockdown in Wuhan Through the Lens of Chinese State Control by Eileen Kinsella, artnet News, August 21, 2020

https://news.artnet.com/art-world/ai-weiwei-film-coronation-wuhan-1903402

‘Communication and Control Are Inextricably Linked’: Artist Cao Fei on How Technology Both Serves and Suppresses Humanity by Noor Brara, artnet News, August 18, 2020

https://news.artnet.com/art-world/cao-fei-blueprints-1901957


번역 및 정리/ Emily 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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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ilychae0142@gmail.com 으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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