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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ily Chae Sep 29. 2020

전세계 대표 아트페어의 온라인 진출 이모저모

9월 넷째주

한 주의 해외 아트뉴스를 선정하여 번역/정리해드리는 위클리 아트 에밀리입니다.


지난 주말의 가장 뜨거웠던 뉴스는 국제적인 아트페어 '아트 바젤(Art Basel)'의 온라인 페어 개최 소식이겠지요. 본래 매년 6월 스위스 바젤에서 진행되는 아트바젤은 팬데믹으로 오프라인 행사를 연기하다 결국 취소하였고, 지난 9월 23일부터 26일까지 'OVR:2020'*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페어를 열었습니다. 팬데믹 초기 아트바젤 홍콩 에디션을 급히 온라인 플랫폼으로 옮겨 개최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온라인 소비자들이 보다 집중해서 아트페어를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한 흔적이 보였는데요.

*OVR; Online Viewing Room


Katherine Bernhardt, Virus Summer (2020). Xavier Hufkens, Brussels.


이번 아트바젤 OVR:2020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바로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행사 측에서 페어에 참가하는 갤러리들에게 2020년 신작만을 판매할 것을 요구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참가 갤러리의 수도 기존의 3분의 1 수준인 100개 정도로 대폭 줄였죠. 라이브챗 기능도 추가하여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와 갤러리 관계자가 원활히 소통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10월 28일-31일에는 'OVR:20c'라는 이름의 페어를 따로 개최하여, 20세기 작품들만 판매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전략은 온라인 환경에서 소비자가 너무 방대한 작품 속에서 헤매지 않고 목표집중적으로 선별된 소수의 작품들 중에서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Calida Rawles, On The Sea Of Time (2020). Image courtesy the artist and Various Small Fires.


아트바젤 OVR:2020은 페어에 참가하는 갤러리에게 오프라인 행사에서의 '부스 비'격인 참가비(5,000스위스프랑)를 지불하도록 한 최초의 온라인 페어가 되었습니다. 여러 잡음도 있었으나 4일간의 페어 기간 동안 대형 블루칩 갤러리부터 중소 갤러리까지 어느 정도 기대한 만큼의 결과는 얻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페어 전체를 돌아보며 전반적인 흐름을 분석, 평가한 기사는 아직 좀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지만요. 


이번 온라인 페어에서만 찾아볼 수 있었던 독특한 현상도 간단히 소개하려 합니다. '관계 미학'으로 유명한 퍼포먼스 아티스트 리크릿 티라바니자(Rirkrit Tiravanija)는 이번 페어에 참가한 베를린의 neugerriemschneider 갤러리를 통해 새로운 작업을 발표했는데요. 바로 페어가 열리는 4일간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며 갤러리 직원들이 노동을 하는 작업이었습니다. 티라바니자는 관객에게 "만일 미래가 의문이라면, 무엇이 의문인 것인가?(If tomorrow is the question, what is the question?)"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갤러리 직원들이 실시간으로 티셔츠에 실크스크린 프린트를 하도록 했습니다. 이 작업은 4일간, 24시간 내내 진행되었고, 직원들은 교대로 근무하며 작업하였죠. 관객과의 쌍방향 소통을 기반으로 한 실시간 작품 제작이라는 이 흥미로운 발상은 온라인 페어였기에 실현될 수 있었습니다.


Untitled 2020 (morgen ist die frage), (2020). © Rirkrit Tiravanija.


또한, 아트넷 뉴스는 아트 바젤 OVR:2020이 올해 발표된 신작만을 판매하도록 한 것 때문에 일어난 현상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록다운으로 큰 규모, 대량의 작업이 어려워진 작가들이 많아, 이번에는 대형 캔버스가 아닌 소규모 종이(paper)에 그려진 작품이 유독 많이 출품되었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주로 대형 설치 회화 작품을 제작하였던 샘 길리엄(Sam Gilliam)이 이번에는 종이에 수채화로 그린 작품을 내놓은 것입니다. 각 18만 달러에 올라온 그의 신작은 미국과 아시아의 컬렉터들에게 판매되었습니다.


Sam Gilliam, Untitled (2020). Courtesy David Kordansky Gallery.


여러모로 흥미로운 지점이 많았던 이번 아트바젤 OVR:2020. 티라바니자의 말처럼, 미래에 대한 많은 것들이 '의문'인 요즘 전세계 아트페어의 대표 격인 아트바젤을 선두로 미술계는 조금씩 답을 찾아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편, 한국에서도 요즘 한창 온라인 아트페어가 열리고 있는데 아셨나요? 한국의 대표 아트페어인 키아프 아트 서울(KIAF ART SEOUL) 역시 지난 16일부터 온라인 뷰잉룸을 통한 페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뷰잉룸 특성상 작품가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여러 부대 프로그램들을 라이브 방송 등을 통해 집에서 편히 즐길 수 있으니, 키아프 홈페이지를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페어는 10월 18일까지 넉넉하게 진행됩니다.

https://kiaf.org/ko/



참고 기사


With a Focus on New Works, Art Basel Goes Smaller in Hopes of Big Sales at New Online Edition by Angelica Villa, ARTnews, September 23, 2020

https://www.artnews.com/art-news/market/art-basel-ovr-2020-online-viewing-rooms-sales-report-1234571601/

From New Faces to Hug Art, Here Are 5 Major Trends to Be Found in Art Basel’s New Online Fair Devoted to Work Made During Lockdown by Artnet News, September 25, 2020

https://news.artnet.com/market/art-basel-ovr-2020-trends-1910477



번역 및 정리/ Emily C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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