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모임의 좌절과 깨달음1

두 번째 모임의 데자뷔

by 백서향

첫 모임의 설렘은 오래가지 않았다. 2주 후 가진 두 번째 모임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었다. 우리 둘이 의논해서 정한 책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책을 읽어간 사람도 나 혼자였고 토론을 준비해 간 사람도 나뿐이었다.

"죄송해요. 너무 바빠서 다 읽지 못했어요. 그래도 언니가 이야기하시면 들을게요."


나는 또다시 준비해 간 공책을 펼치며 일방적으로 떠들어댔다. 책의 내용부터 인상 깊었던 구절, 나의 생각까지.

상대방은 고개만 끄덕일 뿐, 자신만의 해석이나 의견은 내놓지 않았다. 결국 또다시 육아 이야기와 일상적인 대화로 시간을 때우고 헤어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게 내가 원했던 독서모임이 맞는 걸까.

그럼에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독서모임은 계속하고 싶었고 상대방도 책에 대한 열의는 보이고 있었다. 문제는 방법이었다. 둘만의 모임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명백해졌다.

며칠을 고민한 끝에 새로운 멤버를 영입해서 분위기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의견이 나올 것이 분명했다.

조심스럽게 꺼낸 제안에 그분도 흔쾌히 동의했다. 다행이었다. 새로운 사람을 모집하는 것보다 전에 올라왔던 글에 댓글을 다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에도 좋다고 해주었다.


일주일 후, 그분이 연락한 사람들 중 두 명이 긍정적이 답변을 해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제 총 네 명이 된 것이다. 다시 한번 첫 모임을 가지기로 결정했다.


'이번에는 제대로 해봐야지.'


모인 첫날 우리 4명은 쉴 새 없이 떠들어댔다.

역시나 모든 사람이 나와 같은 고민을 안고 있었다. 혼자 책을 읽으면서 느껴던 공허함, 감동을 나눌 사람이 없어서 느꼈던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각자 어떤 계기로 독서모임을 찾게 되었는지, 평소에 어떤 장르의 책을 즐겨 읽는지, 최근에 읽은 책 중 인상 깊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더 놀라운 건 나를 제외한 세 명이 모두 MBTI E(외향형)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제 정말 활발한 독서모임이 될 수 있겠구나라는 기대감이 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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