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이민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ma Aug 12. 2019

진짜 내가 있는 곳은 어딜까

서울도 멜번도 아닌 그 어느 곳

멜번에서 산지 3년만에 서울을 갔다. 

짧게 간거였는데 나는 당연히 엄마집에 있을 줄 알았지만 

나는 4일만에 나와 호텔을 잡았다.

그곳은 더 이상 내 집이 아니라 엄마집이다.

내가 누울 수 있는 자리는 엄마아빠 침대 아래쯤이었고 

아빠는 일부러 나를 피해 작은 방으로 갔지만 

무더운 더위때문인지 불편한 마음때문인지 편하지 않았다


서울이 낯설었다

너무나 익숙했던 집앞에 길도 

눈 감고도 탈 수 있는 지하철도 

어디에 뭐가 있는지 어디에 어떤게 좋은지 

너무 잘 알 것 같은 시내 길도 

신선하고 그리웠고 낯설었다 


다시 멜번으로 돌아왔지만 

난 아직도 집근처 카페에 모두 호주 사람들만 있으면 

왠지 위축이 되고 

아직 어디 하나 아파도 꾹 참지 

어떤 병원에 어떻게 가야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여기에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내 친구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모두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지만 

내 언어가 편한 서울에선 내 가까웠던 사람들이 낯설어 졌고 

내가 사는 이곳에서는 모두가 너무나 낯선 타지 사람이다 


이민 3년, 

내가 있던 곳을 잃은 기분이고 

내가 있는 곳은 아직 너무 낯설다


내가 한국 음식을 찾는 것도 

하루 종일 영어로 일하고 퇴근 후 영어 튜터링을 끝나자마자 

저녁을 먹으면서 한국 예능을 보는건 

나는 한국 사람이고 

내가 사는 곳은 여기라서 인가보다 라고 

생각한다...


더 잘할려고도 

내 자신을 부인 하지 않고도 

그냥 내가 있는 곳이 여기니 

어찌됐던 여기가 내가 사는 곳이라 생각하고 

그러고 있다가도....


진짜 내가 있어야 하는 곳이 어디인지 

생각하게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너무 열심히 살기 싫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