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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이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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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ma Feb 01. 2020

최선을 다했을까


영어와 나의 커리어에 대해 나는 "그래 나는 최선을 다 했으닌깐", 또는 "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으닌깐", "내가 할 수 있는 정도는 여기까지 였으닌깐" 하면서 지난 이민 3년을 내 자신을 위로했다. 요즘 드는 생각은 그것이 나에게 좋은 위로였을까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럼에도 나는 다시 돌아가도 또 똑같이 하루를 살아내느라 힘겨웠을 것이다. 내 상태는 안중에도 없고 단지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급급했을 것 같다. 지금 이렇게 멀리 볼 수 있게 되고 내 처지가 보이다 보니 이제서야 되돌아 보게된다. 특히나 영어는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현재로썬 타지에서 살아낸 것이 나의 최선이었고 더 이상 무리하면 나는 스트레스 받고 자책하고 다시 무너지닌깐 오늘 앞에 닥친 일을 잘 해낸 것이라 위로했다. 


작년 호주의 회사생활은 나의 영어와 커리어나 여러방면으로 성장하게 해주었다. 영어가 하나도 되지 않은 상태로 들어가 늘 영어로 디자인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일이 날 고통스럽게 했고 한계를 매일 확인했다. 질문에 항상 웃고 예스만 했는데 1년이 넘어갈쯤 질문이 들렸다. 어설프게 대답을 할 수 있게 되고 속마음을 이야기 할 수 있는 동료도 생겼다.  나는 이 회사생활이 한국말이었으면 좀 더 수월했을까 싶다가도 한국과 너무 다른 이 공간에서의 다양한 호주 문화와 신선한 경험들이 나를 더욱 성장하게 했음이 분명하다. 몸이 안좋아져 몇달 쉬어보기로 했을 땐 내가 꽉 붙잡고 있던 그 아쉬움을 놓을 수 있을까 싶었고 적당한 이유들을 만들며 나를 위로했다. 그리고 몇달을 쉬고 보니 잘했다 싶고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생각해보면 나의 커리어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했었지만 영어는 아쉬움이 많다. 


최근 한 TV프로그램에서 아이가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엄마에게 조잘조잘 얘기하는 것을 보았다. 엄마가 아이의 말을 듣고는 "그럴땐 이렇게 말해보는게 어때?", " 너가 속상했겠구나" 하며 아이의 숨은 뜻을 이해하고 좋은 방향을 얘기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미래에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우리 아이는 영어로 말하는 유치원에 갈테고 영어로 조잘조잘 얘기하면 나는 우리 아이의 마음과 그 숨은 의미들을 이해할 수 있을까. 그 배경에는 이곳에 문화도 이해해야하고 아이가 나를 신뢰할 수 있어야 하는데 영어를 못하는 나를 부끄러워 하지 않을까(벌써 이런 걱정을) 했었다. 


요즘 영어 과외를 하고 있는데 그 과외 시간이 돌아오기 몇일 전부터 먼저 공부를 좀 해두었다가 그 과외시간을 의미있게 쓰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매번 그것보다 급한 일들이 생기고 지금 6개월째 발음 연습만 하고 있다. 나에겐 지금 따뜸한 횟초리가 필요한 참에 좋은 유투브를 보고 그 분이 해주신 말씀을 까먹지 않게 기록해본다. 


- 변화와 성장은 언제나 우리의 한계점에서 일어난다.

- 지금까지 이룬 모든 것은 그 동안 내가 견뎌온 어려움 덕분이다.

- 한계점을 유지하고 머물러야 한다.

-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게 아니라 생각을 고쳐야 한다.

- 더 행복해 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지금의 불행을 합리화해서 받아들이는 것에 더 편하다고 느끼지 말자.

- 하기 싫은 것을 얼마나 견뎌내는 가, 하기 싫은 것을 나보다 많이 한 사람 

-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는 핑계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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