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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이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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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ma Jun 07. 2020

마음 맞는 친구를 만날 수 있을까

언니, 결혼하고 나닌깐 나랑 친한 친구도 좋지만 몇몇은 남편이랑 같이 친한 커플 친구도 좋은거 있지. 같은 고민을 하고 같은 나이에 같은 경험들을 공유하고 이해할 수 있어서 좋은거 같아. 만약에 한국에 살았으면 내가 한국에 살았으면 더 우리 커플이랑 비슷한 부부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을까? 사실 누군가를 새롭게 만난다는게 내가 부단히 만나려고 하지 않으면 힘들잖아. 그럼에도 내 언어로 나랑 같은 배경에서 태어나고 자란 감정을 갖고 있는 친구들이라면 좀 더 서로 통하는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남편은 영어가 더 편한 사람이라 사실 여기에서도 남편 친구들도 만나고 나의 친구들도 만나. 내가 이 곳에서 오래 잘지 않아서 더 그렇겠지만 아주 마음이 맞는 부부 친구들은 아직 없지만 그래도 항상 서로의 안부를 묻고 하는데 뭐랄까 오늘 우리집에 정말 맛있는게 있어어 같이 먹고 싶으면 부담없이 언제든 만날 수 있는 부부 친구도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해.


오빠랑 나랑 둘이 대화를 많이 하는데 다른 사람들 사는 모습을 보고 우리랑 다 비슷하고 우리도 이런 점은 배울만하다 등 그런 사람사는 느낌을 느낄 수 있거든. 지금 당장 생각해봐도 내가 한국에 내 나이또래 같은 친구들이랑 산다면 아니 나랑 같은 시간을 보내온 사람들을 생각해보면 정말 내일이라도 만나고 싶은 연락하면 만날 수 있는 네다섯 부부는 되는거 같아. 다들 너무 보고싶다... 시간을 갖이 나눈 사이, 그 시간속에 서로의 다양한 얼굴을 알아온 사이는 정말 어떻게 살 수 없는 가치인 것 같다. 그런 인연들을 무썰듯 그렇게 내 30대까지의 시간을 함께 보낸 그들과 멀어져 낯선 이 곳에서 다른 인연을 만든다는게 30대가 되니 더 힘들어 지는거 있지. 


관계는 노력같아. 같이 시간을 보내려고 내 이야기를 상대방에게 최대한 공유하려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또 다시 아무렇지 않게 대화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의 시간들이 쌓여서 비로써 그 시간들이 관계를 굳건하게 만들고 가까운 사이라 말할 수 있는 그런 존재가 되는거 같아. 


가끔은 모든 것을 다 줘도 아깝지 않을 가족같은 친구였어도 우리는 여기까지 이구나 하는 순간이 있잖아. 그런거 같아. 맞아. 이야기 하고 나니 나는 지금 친한 친구가 아닌 지금 이 순간을 나눌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부 친구를 만나고 싶다. 왜냐면 너무 친하면 서로 기대하고 기대하면 부담되고 그럼 실망할수도 있자나. 그러닌깐 적당히 우리랑 비슷한 그런 친구였으면 너무 좋겠다. 


정말 신기하다. 호주에 살지만 영어가 더 편한 남편이랑 한국말로 대화하고 한국 드라마는 방영하는거 다 보고 한국 예능을 유투브로 보고 매일 한국식 밥을 먹고 한인마트는 2주에 한번은 꼭 가고 한국에도 안했던 김장을 하고 안파는건 키워서 해먹는다.. 밤에는 한국책을 읽고 호주 회사에서 일하지만 좀 센치한 날에는 한국 90년도 음악을 들어야 디자인이 잘되..한국이 그리운 것은 내가 살던 모든게 그런 것 같아. 한국 가고싶다. 심심치 않게 말하지만 그냥 나는 내가 익숙했던 삶이 그립다. 그렇게 말하는거 같아.


오늘 호주에서 만난 친한 친구 생일이라고 남편이랑 같이 갔었어. 처음에는 어색해서 그 안으로 쏙들어가기는 힘들었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 서로 다른 생각을 공유하고 내가 알지 못했던 생각과 대화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오면 뭔가 더 버라이어티하고 바운드리가 없고 모두가 다른게 너무나 당연한. 그런 느낌은 확실히 느끼고 돌아오는거 같아. 맞아. 


나는 전에 서로 똑같은 틀에 나이에 맞는 순서가 정해해져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것 같고 나도 뭐 하나 가방은 들고 다녀야 할 것 같고 다들 입은 코트 하나 입어야 할 것 같고 나를 소개할때 좋은 회사 이름 하나는 얘기할 수 있어야 할 것 같고 그랬던거 같아. 그게 꼭 서울, 한국이어서 나는 그게 싫었어라기보단 (사실 여기도 안 보이는 하이라키가 엄청 있음) 나는 그런 관계나 그런 모습들이 싫었었어. 


톰보이처럼 옷을 입고 다니고 스쿠버 다이빙을 좋아해서 길게 쉬는 날엔 한국에 없었고 라이딩 자전거에 미쳐서 한강 라이딩을 다녔었어. 다들 너는 좀 특별해, 별나다, 그런 소리를 많이 들었던거 같아. 여기에서는 확실히 모두가 개성이 있고 그걸 개성이라 딱 얘기하지도 않고 내 눈에 개성이 여기에는 평범한거닌깐.. 내가 자연스럽게 묻히고 그런건 너무 좋은거 같아.


이렇게 언니한테 얘기하고 나닌깐 내 마음에 오늘 내가 느낀 이 감정이 어떤 건지 이제 좀 알 것 같아. 나는 지금 이 순간을 같이 나누고 싶은 부부친구 있었음 좋겠고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취미로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을 여기서도 만나려고 해보면 좋겠다.. 


그냥 가끔 내가 한국말이 더 편해서, 여기가 한국이 아니라서 이런 이유로 내 불편함과 문제를 더 문제로 생각했었나바. 사실 나는 그리 소셜적이지도 않고 (사람들 만나고 오면 기가 빨림) 지금 엄청 친구가 없어서 한국을 가지 못해 힘든 것도 아닌데 가끔 이런 쓸쓸한 마음이 들땐 이런 생각이 드나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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