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이민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mma Aug 15. 2020

영어 인터뷰:
늘 성장은 한계점에서 온다.

늘 성장은 한계점에서 온다. 사실 말이 쉽지 그 한계점을 뛰어넘는 것은 인생에서 몇 번 없을 만큼 엄청난 두려움과 고통을 감수한 후 겨우 한계점을 넘고도 1-2년뒤에야 그게 터닝포인트였음 알게되고 그때를 되돌아보면 그 이후 내가 이렇게 조금은 더 성장할 수 있었구나 라고 생각된다. 사실 한계점인지도 모를때가 많다. 그냥 안하면 되닌깐.. 살던데로 하던데로 하면 되닌깐 그런데 그러면 나는 계속 지금의 나로 살 수밖에 없다. 늘 하던 데로 해도 좋지만 내 눈에 한계를 테스트할 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해서든 정말 참아내고 기여코 그것을 이루고 나면 그게 좋든 안 좋든 분명 러닝 포인트가 생기고 어떻게 서든 어떤 방향으로든 한계점을 뛰어넘어 성장이있다. 


일주일 전 우연한 기회에 오랜만에 인터뷰가 생겼다. 다른 회사를 알아보진 않는데 지금 하던 일은 Lead 디자이너로 모든 디자인을 해서 기회가 된다면 uxui디자인일을 이어서 해보고 싶었던더라 이력서를 보내보았더니 리쿠르터 미팅에서 바로 리더 디자이너와 인터뷰가 잡혔다.


이때부터 스트레스가 시작되었다. 미루었던 포트폴리오도 이곳에 보내려고 급하게 정리하고 리더와 인터뷰에서 내가 했던 일들을 좀 더 명확하게 (내가 리드라면 어떤 걸 보고, 듣고 싶을까 생각하며) 만드는데 진짜 나는 말주변도 없을뿐더러 정리는 정말 못한다. 그런데 그걸 빠르게 "영어"로 시니어답게!! 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스트레스로 한 5일을 새벽 4시에까지 누워서 수없이 그 상황을 수없이 상상했다. 


3년 전 내가 처음 호주에 왔을 때 그때는 정말 영어도 안되고 호주 문화도 알 수없어 모든 게 두려웠다. 사람과 대화하는 것도 일을 찾는 것도 카페에 가는 것조차... 한국에서의 7년이나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인터뷰는 쉽게 잡혔지만 인터뷰에는 알아들을 수 없는 질문에 미리 적어둔 대답 중 아는 단어를 때려 맞혀 비슷한 것을 줄줄 읽었다. 아마 다들 얘가 무슨 소리를 하나 싶었을 거다. 옆에서 같이 듣던 남편도 매번 나는 상대방이 A를 물어보는데 B를 대답했다며 아주 솔직한 피드백을 줬는데 늘 인터뷰 이후엔 한 이틀은 침대에서 우울감에 일어나지 못했다. 그 트라우마 때문에 인터뷰가 너무 무서웠다. 이제 호주의 회사에서 2년 넘게 시니어 디자이너로 일했고 그들도 별 다른 게 없는  나랑 비슷한 디자이너이고 사람이라는 것도 같이 일하면서 알겠는데 나는 그냥 그 트라우마 때문인지 잠도 못 자고 너무 괴로웠다. 


인터뷰에서 내 디자인 과정을 보여줄 간단한 프레젠테이션을 술의 힘을 빌려 이 프로젝트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들어도 이해가 될 만큼 정확한 영어 단어/문장만 써서 준비했다. 토나왔다. 내가 진짜 했던 프로젝트임을 보여주려고 디자인 아티클 같은데 나오는 뻔한 단어는 안 쓰려고 노력했고 팩트만 썼다. 아마 이때가 인터뷰 보기 전날 밤 10이었고 이 10시부터 12시까지가 정말 가장 큰 고비였다. 정말 때려치우고 싶고 왜 하는지 모르겠고 내가 지금 회사도 잘 다니는데 왜 그 사람한테 잘 보이려고 이걸 하고 있는 싶었다.  


그렇게 다음 날 인터뷰를 봤는데 신기하게 실전에서는 정말 편하게 그 리더랑 얘기했다. 그냥 평소 나와 같이 일했던 디자이너와 대화 나누듯이 했다. 나는 인터뷰가 끝나고 처음으로 날아갈 기분이었다. 정말 신기하게 아무렇지 않았다. 아마도 2년간의 회사 생활이 도움이 많이 되었나 보다. 너는 나의 발전에 대해 어떻게 도와줄래? 왜 이 마켓을 생각하니? 등 편하게 질문도 했던 것 같다. 옆에서 듣고 있었던 남편은 지금까지 한 인터뷰 중 가장 좋았다고 했고 나도 처음으로 기분이 찝찝한 것이 없었다. 인터뷰가 끝나고 2시간이 안돼서 답메일이 왔고 간단한 디자인 과제를 받았다. 무엇보다 내가 2년 동안 호주에서 했던 일들을 누군가에게 설명하고 정리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아직 과제도 다른 곳 인터뷰도 있지만 모든 과정을 좀 더 차분하게 생각할 예정이다. 괴니 업되서 하는 것보다 나 있는 그대로 지금 내 모습 그대로 거짓 없이 그렇게 하다 보면 지금 나 있는 그대로 잘 맞는데에서 이어서 좋은 경력을 쌓을 수 있고 또 다른 한계점이 있을 테지만 모든 경험으로 어제 보다 더 나은 내가 되어 있을 것 같다. 여튼 이번 한계점을 잘 넘은 나에게 칭찬한다.  포기하지 않고 잘해줘서 고마워. 인터뷰에 대한 엄청난 트라우마는 확실히 없어졌다. (또 다른 인터뷰가 생기면 토 나오겠지만)

매거진의 이전글 이민은 막연한 기대감뿐이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