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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엠마 B Feb 27. 2022

돈 걱정 안 하고 살려면

돈은 얼마나 있어야 할까

요즘 내가 매일 읽고 있는 책의 저자 사라는 마치 친구처럼 여겨진다. 하루는 돈걱정을 하고 있는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돈걱정이 있다면 라이프 스타일을 바꿔라" 그런 후 내면의 기쁨을 찾아가라고 한다. 그래서 시키는 데로 했다. 온라인 쇼핑도 줄이고, 20% 할인 쿠폰이 날아오면 어김없이 누르던 새벽 배송 장보기를 돌같이 보면서 나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꿔나갔다. 그리고 매일 새벽에 일어나 감사 노트를 적으며 물질적인 것보다 나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것을 찾아다녔다. 책 읽으며 힘을 얻고 글 쓰면서 걱정과 근심을 무장해제시켰다.  변화가 일어났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은 달라진 게 없는데 내가 달라졌다. 마음을 태평스럽게 하는 알약을 삼킨 것처럼 매일같이 하던 그달의 매출 확인을 20일 동안 하지 않았고 한의원이 예전처럼 북적거리지 않아도 태연했다.  외면하고 싶은 건지, 알고 싶지 않은 건지, "돈 따윈 중요하지 않아 "라고 외쳐댔다.

 

그런데 어김없이 말일이 다가올수록  갚아야 할 청구서가 줄줄이 도착한다. 카드대금, 직원들 월급, 임대료, 노란 우산 부금에다가 이번 달에는 차 수리비까지 거금이 들어갔다. 알약의 효과가 여기까지인지 돈걱정이 다시 시작된다. 한의원을 경영하면서 월례 행사처럼 치르는 돈 걱정할 때마다 주름이 하나씩 생겼다면 몇 개의 아코디언 연주가 동시에 가능하지 싶다.


이 정도 되면 마음의 부자라는 말은 위로가 되지 않는다. 아무리 재정이 힘들어도 계발비 투자는 아끼지 말라는 책 속의 구절이 생각나 나에게 투자하기 위해 여러 권의 책을 주문했다.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이 책들을 읽으면 정말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이런 책을 쓴 사람들은 나랑 뭐가 다를까, 셍각의 차이일까 나 혼자 미리 예상문제를 던지면서 책을 받았다.


돈만 생각한다면 차라리 월급 받는 생활이 좋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경영하는 데 들어가는 노력을 다른데 써도 되고, 매달 매출의 변화에 시소를 타지 않아도 되고, 임시 공휴일이나 대체 휴일을 반가워했을 테다. 개원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호떡 팔아 하루에 60만 원 매출을 올린다는 호떡의 달인을 텔레비전에서 보고 부러워했던 적도 있다. 돈의 가치를 단지 액수로만 판단했을 때이다.


사실 나는 돈을 벌기 위해서 한의사를 택했다. 그런데 한의원을 해보니 돈보다는 환자를 우선시하는 나를 발견했다. 내가 해주는 행위 하나하나에 가치를 매기지 못하고 덤으로 해주는 치료가 많았다. 개원을 하게 된 주된 이유는 내가 주도적으로 내 방식 데로 진료를 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내가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 대가는 당연히 매달 말일에 주름이 깊어지는 돈 걱정은 아니었을 테다. "원장님은 돈 벌려고 한의원 하는 분이 아니에요"라는 말을 이제는 그만 듣고 매달 말일에 내야 할 청구서들을 보며 한숨짓지 않고 직원들과 나에게 보너스를 넉넉하게 줄 수 있으면 좋겠지만,  나의 가치는 돈보다는  내면에 있다는 고질적인 병은 어쩔 수가 없다.


가끔 경제적 자유를 얻어 일 년간 크루즈를 타고 세계 여행을 떠나고 싶고, 성실  납세자가 될까 봐 걱정을 해보고 싶다. 하지만 이보다는 흔들리지 않는 평온한 마음으로 자석처럼 돈올 끌어당기는 힘을 가지기 위해 열정을 가지고 배우고, 용기 있게 시도하면서 덤으로 돈이 들어오는 상상을 해본다. 마치 시장에서 강정을 살 때 깎아달라고 흥정하지 않고 감사하게 받는 나에게 덤으로 한 주먹 더 주는 인심 좋은 상인을 만나는 것처럼 노력의 몇 배가 되어 나에게 돌아오는 행운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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