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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엠마 B Mar 27. 2022

안되면 어때?

불확실성에 도전하라

며칠 전에 한의사 동문 후배를 1년 만에 내 집 근처에 있는 파리 크라상에서 만나 빵과 커피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차로 우리들의 한의원은 5분이 채 안 되는 거리에 있고, 집은 10분 거리에 있다. 서로 가까이 살지만 얼굴 보는 것은 일 년에 한두 번도 힘들다. 야무지고 똘똘한 2년 후배는 한의원을 잘 경영하고 있었고, 직원들이 바뀔 때마다 받는 스트레스도 별로 없어 보였다. '한의원 원장이 체질인가 봐요'라는 말에는 한의원을 즐겁게 하고 있다는 게 보였다.


외부로부터 받는 스트레스에 대한 역치가 꽤 높아 보인 후배가 그날따라 대단해 보였다. 나는 후배와 달리 변화가 생길 때마다 받는 스트레스에 대한 역치가 낮아 몸살을 앓곤 했었다.


직원이 잘 구해지지 않을 때, 그리고 직원이 몇 번의 중대한 실수를 했을 때  나는 속앓이를 엄청 한다. 왜냐하면 그럴 때마다 말도 못 하고 내 안으로 숨어버리기 때문이다.


후배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의 문제가 무엇인지 조금씩 알 것 같았다. 직원들과 나는 한 팀이라고 생각하고 , 나와 한 팀이 되려면 충족시켜야 할 조건들을 통과해야 하는데 나는 처음부터 그런  직원을 구하려고 애썼다.


반대로 후배는 일단 직원을 뽑아놓고 일을 같이 하면서 문제가 보이면 다른 직원을 뽑는 것에 주저함이 없이 신속하게 결정하고 실천에 옮긴다. 변화를 싫어하는 나는 아예 처음부터 나와 맞는 직원을 구하려고 하는 것에서 차이점이 있었다. 후배는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변화에 잘 대처하고, 나는 확실한 것을 선호하고 중간에 바꾸는 걸 싫어하는 타입이었다.


평소에 어떤 일을 결정할 때 "안되면 어때? " "아니면 어때?"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는 걸 몰랐다. "사람들한테 다 알렸는데 안되면 어쩌지? '라는 생각은 시작도 하기 전에 날 불안하게 만들었고, '안될 수도 있지'라는 생각은  실패를 예견하는 부정 타는 생각이라 여겼었다.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으로 확실한 것들만 쫓으려고 하다 보니 결정과 실천을 종종 미루고 있었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때 "뭐 처음부터 잘 되겠어? 쉬지 않고 계속하는 게 중요해"라는 생각으로 나를 움직이게 하고, 그 움직임에 믿음을 불어넣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어떤 도전이던지 확실한 성공을 보장할 순 없다. 그러기 위해서 '안되면 어때'라는 생각으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변화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데 주저하지 않고  기회를 잡는 게 중요한데 말이다.


나는 지금까지 몇 번의 실수를 저질렀다. 성장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를 나 스스로 잡지 않았던 과거의 나는 미래의 불확실성과 변화를 두려워했기 때문이었다. 어리석었던 실수들로 인해 느낀 점들이 많았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가치를 만들어 내기 위해 브런치를 시작하게 되었다. 글쓰기가 나의 목표가 되진 않는다. 다만 글을 쓸줄 안다는 건 연장 하나를 더 가질수 있는 유리한 입장이라고 본다. 글을 잘 쓴다는 것 자체를 목표로 하지 않고, 글쓰기라는 연장으로 무엇을 만들 수 있을지 매일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


앞으로는 직업이 한 개로는 부족하다. 한의사이면서 작가, 작가이면서 자기를 끊임없이 계발하는 사람이고 싶다. 어떤 일을 할 때 항상 정답만 고를 수는 없다. 오답 노트를 적어 확인할 떄처럼 간혹 틀린 문제는 기억이 더 오래가기도 한다.


실패를 겁내지 않고, 그까짓 거 안되면 어때?라는 생각으로 두려움 없이 시작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계속해 나갈 때 누군가가 내 손을  잡아줄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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