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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엠마 Dec 11. 2020

Ep.10 Real Aussie World

진짜 호주 동네를 엿보다!




시티에 살면서도 시티 잡을 구하지 못한 나는 결국 다른 선택을 해야 했다. 이렇게 있다간 죽도 밥도 안될 생각에 오지 셰어(*호주 사람과 같이 하우스셰어 하는 것)를 해볼까 싶었던 것이다. 그럼 영어도 계속 쓸 수 있고 운이 좋으면 오지잡(*호주인과 함께 일하는 것)도 구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또 시티뿐만 아니라 다른 동네에도 아르바이트 자리는 많이 있을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당장에 한국인 커뮤니티에도 들어가 보고 호주 사람들이 직접 올리는 하우스셰어 사이트에도 들어가 보았다.


2 존에 사는 어느 한 호주 여자가 올린 글이 보였다. 본인은 대만 여자 대학생 한 명과 같이 살고 있으며 또 다른 하우스메이트를 구한다고 적혀 있었다. 이거다! 

여차저차 연락을 취하며 방을 먼저 구경하러 갔다. 그런데 세상에나! 적당한 크기의 집이면서도 전형적인 호주의 집이었고 집주인만의 개성이 가득 담긴 아기자기한 스타일의 집이었다. 집 앞으로는 작은 천이 흐르고 있었고 그 천을 따라 산책길이 나 있었다. 집 주변으로 모든 곳이 다 푸른 자연과 나무였으며 자연친화적인 이 집에 나는 단숨에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당장에 들어오겠노라. 이야기하며 그 주에 바로 이사를 했다. 

2 존은 시티에서도 10분 정도 거리로 멀지 않아서 접근성이 좋았다. 또 다른 존으로도 쉽게 갈 수 있었고 교통편도 좋아 다른 동네를 놀러 다닐 수 있는 게 정말 좋았다.








이전까지 적용되었던 브리즈번 존. 시티를 1 존 중심으로 뻗어나가 23 존까지 있었다.
현재 2020년 기준.  8개 존으로 나뉘었다


이제는 시티가 아닌 다른 동네에서 지내다 보니 처음 제대로 알게된 이 교통 시스템이 참 재미있었다. 퀸즐랜드는 ‘존(zone)’으로 구역을 나누는데, 시티를 1 존- 중심으로 하여 브리즈번 전체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형태이다. 시티에서 더 멀어질수록 교통비가 올라가는 시스템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처럼 교통카드를 충전하여 버스든 지하철이든 이용할 수 있고, 영화에서 보던 것과는 다르게 생각보다 많은 호주인들이 대중교통을 애용하고 있는 것에 적잖이 놀랐다. 



Sunny Bank의 다양한 아시안 상점들


한국인들은 비교적 집값이 싸고 일자리가 많았던 브리즈번 남쪽의 4 존으로 많이 살고 있었는데, 실제 그 동네를 버스 타고 지나갈 때마다 많은 아시아인들을 볼 수 있었다. 4 존 Sunny bank라는 동네에는 차이나 타운도 있었는데 말이 그렇지, 거의 아시안 타운이었다. 정말 많은 아시아인들이 차지하고 있었고 한국 식당도 많았다.(국밥집에 곱창집 까지 있었다!) 조금만 살다 보면 건너 건너 한 번씩 다 안면을 트게 되는 그런 동네인 것이다. 또 각 동네마다 큰 쇼핑센터도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그 쇼핑몰들을 버스정류장 차고지로 삼아 이동하기 편하게 만들어 놓았다. (쇼핑은 덤!) 


이곳저곳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돌아다니다 보니 정말 호주 사람들이 사는 동네로 내가 쏙 들어온 기분이었다. 그들과 똑같이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였으며 같은 쇼핑센터를 돌아다니며 장을 보았다. 또 같은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사방팔방 영어의 세상으로 들어온 것이다. 이게 진짜 외국 생활이구나!라는 뿌듯함과 설렘을 느꼈다. 조금 더 레쥬메를 다듬고 많은 가게에 찔러 넣어본다면 곧 Aussie 동네에서 일할 수도 있겠다, 나도 바쁜 이들 중 한 명이 될 수 있겠다 라는 마음이 차올랐다. 



그렇게 새로운 집에 보금자리를 펼친 나는 멀지만 금방 잡힐듯한 희망을 가득 안은 채 다 잘 될 것이라는 꿈을 꾸며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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