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하루에 얼마나 누군가를 칭찬하나요?
혹시 오늘 누군가를 칭찬한 적이 있나요?
아니면 기분 나쁘거나 속상했던 점을 토로하며 서로 얼굴을 붉히셨나요?
영어강사로서 일하고 있는 저는 하루에, 아니 한 달에 수십 명에 달하는 다른 학생들을 만나는 데요.
회화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 개개인마다 가진 특징과 장점들을 알게 되곤 해요. 또 학생들을 관찰하면서 소소하게 그러한 면을 찾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고요. 학생들에게 제가 찾은 장점이나 특징들을 이야기할 때면 학생들의 놀라는 표정이나 기뻐하는 표정이 어찌나 즐겁던지요!
학생 중 한 명을 소개해드릴까 해요.
대기업 중 한 회사를 다니는 이 학생은 (본인이 말하길) 여러 모로 보나 꽤 부정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요. 치열한 하루를 마무리하고 저녁 수업 강의실에 들어오는 이 학생을 보면 누가 봐도,
' 아, 오늘 일이 정말 힘들었겠구나.. ' 하는 표정이에요.
하지만 이 학생과 수업을 하면서 저는 단 한 번도 지각을 하거나 나태해 지거나, 결석을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데요. 굉장히 지치고 진이 빠지는 하루를 보냈다면 하루 이틀 정도는 결석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런 모습 전혀 없이 오히려 더 열심히 하려는 자세를 보여주는 게 눈에 띄었죠.
그러다 수업이 끝난 후 개인 테스트 시간에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영어공부는 어떤지, 일과 공부를 어떻게 병행하고 있는지, 또 힘들진 않은지, 다른 문제점은 없는지...
학생이 말하기를,
'사실 모든 게 다 힘들어 죽겠어요. 일도 힘든데 영어도 힘들어요. 특히 회화 수업을 하면서 주어진 주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많은데... 솔직히 그럴 때면 무얼 말해야 할지 잘 모르겠고 딱히 할 말도 없어요.'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어요.
고된 하루였지만 학원에서는 언제나 활발하고 즐겁게 임하던 학생이 이렇게 속마음을 털어놓으니 무어라 말해줘야 할지 잠시 망설여지더라고요.
잠시 후 제가 생각해온, 바라봤던 그녀의 장점들을 차분히 이야기 하기 시작했어요.
이를 들은 학생은 펄쩍 뛰며,
‘어머! 무슨 소리세요! 나 스스로도 나를 굉장히 부정적인 사람이라 생각하는데 선생님은 저를 너무 좋게 평가하시는 것 같아요. 에이- 괜히 학생들 기 살려주려고 그러시는 거죠? ‘
‘ 절대 아니에요! 제 직업이 매일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관찰하며 소통하는 일인걸요. 제가 본 본인은 성실하고 끈기 있고 또 분위기 메이커여서 이 반에 없으면 안 되는 존재인걸요! 수업 시간에도 굉장히 잘하고 있어서 제가 얼마나 뿌듯한대요. 다른 학생들의 경우 힘들거나 어려우면 잘 시도하려 하지 않는데, 본인은 그렇지 않잖아요. 그렇게 항상 대담하게 도전하는 자세가 영어 공부에 얼마나 좋은 거라고요! ‘
곰곰이 듣던 그녀는 결국 에이, 아니에요. 전 그렇지 않아요-라고 하며 쿨하게 떠났어요 (하하)
하지만 그 이후로도 저는 계속 그 학생을 칭찬하며 잘하고 있다, 잘 따라오고 있다, 힘든데 열심히 하는 모습이 정말 대견하다 라며 하루 한 마디씩 작게 칭찬을 해 주었는데요.
놀랍게도 그로부터 한 달이 안됐을 시점에 그녀가 조금씩 변화하는 게 눈으로 보였어요. 영어가 항상 어렵다며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리던 그녀가 어느 순간부터는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본인이 맞는 표현을 쓰고 있는 것인지, 어떤 것을 배웠는데 쉬웠다, 등등 점점 자신감을 가지며 긍정적으로 변하는 게 보였죠. 그녀는 저와의 마지막 수업에서 이렇게 이야기를 했어요.
‘ 사실 아직 영어가 힘든 건 맞아요. 근데 그래 봤자 소용없는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하는 김에 긍정적으로 배우기로 했어요. 그리고 선생님이 저에 대해 이야기해주시는 것들이 많이 도움이 되고 참고가 되었어요. 제가 아니라고 할 때도 항상 칭찬해주셔서 감사해요. 덕분에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었던 거 같아요. ‘
정말 어찌나 뿌듯하던지요!
이렇듯 저는 칭찬의 위력과 효과를 믿어요.
비난은 하는 사람이든 받는 사람이든, 하면 할수록 신체의 에너지 치수가 급격히 떨어지고 의욕도 사라지게 만들죠. 반면에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잖아요?
사랑과 애정이 담긴 칭찬은 신체의 에너지와 리듬을 활기차게 올려주고 그에 더불어 일의 능률과 성과에도 큰 영향을 끼치죠. 실제 심리학자인 헨리 고더드는 ‘에르고 그래프’라는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의 에너지 레벨을 측정하는 연구를 진행했다고 하는데요. 이 실험의 결과에서도 칭찬과 비난의 영향을 아이들을 통해 뚜렷이 보여주고 있어요.
작은 말 한마디 라도 말의 위력이 얼마나 위대하고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글을 쓰며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네요.
오늘 하루 여러분은 주위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하며, 어떤 기운을 주셨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