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집줄게, 새집다오

헌집의 짐은 어떻게 보관해야하나

by Emma

우리집은 헌집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새집을 지어야한다.


6년 전 땅과 집을 사고, 전 주인이 이사를 나간 후 빈 집이었을 때 집을 지었다면 하지 않았을 고민을 해야한다. 잠깐 살아보고 집을 짓겠다는 결심은 여러 가지 사정으로 6년째 실행하지 못했고 그 사이에 헌집에는 이것 저것 살림이 생겼고, 그와 더불어 정원도 풍성해졌다. 6년간 함께 살아온 나무와 꽃들의 이사도 함께해야한다.


1. 살림보관
2. 수목이식
3. 기초공사 & 진입로 공사
4. 집짓기
5. 이사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3부터 시작하겠으나, 우린 1과 2를 해결해야한다.

그리고,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대부분의 짐을 가져와야하는 2차 이사가 남았다.


살림보관

보관이사를 하면 참 간단하겠지만, 틈틈히 짐을 챙기면서 버릴 것을 버리고 다른 곳에서 올 짐들을 수시로 추가할 수 있어야해서 마당 한 켠에 컨테이너를 임대해서 놓기로 했다. 물론 이것도 마음대로 가져다 놓아서는 안된다. 모든 것은 지자체 건축법에서 허락하는 대로 진행해야 새집의 건축허가와 준공과 사용승인에 영향이 없다.


그래서 일단 설계실장님께 말씀드리고, 건축사님께 상의한 후에 진행했다.

건축사님은 법적인 절차와 이슈를 가이드해주시고, 설계 실장님은 나중에 공사에 방해되지 않을 위치를 콕 찍어주는 환상의 호흡으로 1시간 만에 모든 이슈 완료!


컨테이너 임대 업체에 문의해보니 우리처럼 장기임대의 경우 중고로 구매했다가 재판매를 하는 것이 여러모로 경제적이라고 알려주셔서 그렇게 진행하기로 했다. 사실.. 집을 짓고 난 후에도 이것 저것 보관을 좀 하다가 정말 필요없어지는 시점에 재판매를 하면 되서 고민없이 구매로 결정!

계약서에 구매한 곳에 재판매할 때 매수가격까지 기재하고, 구매이기 때문에 배송료도 절약!


하지만................ 생각하지도 못한 이슈가 발생했는데,

배송과 하차는 별도였다. (!!) 택배만 받아본 내가 그걸 알리가 있나..(ㅠㅠ)

이것도 우리 설계실장님께서 우리 동네의 다른 건축주와 미팅으로 방문해야하는 날로 업체와 스케줄 조정하여 해결해주시기로 하셨다. (나.. 정말 설계&시공사 선택 잘 한 것 같아!!)


우리집의 설계, 토목, 시공, 철거까지 모두 함께하기로 했으니 이런 것도 함께 진행해야할 것 같다고 하시면서 컨테이너업체와 연락, 지게차 수배, 당일 하차까지 도와주신다고 하셨다. 그리고 이런 업체와 앞으로 이야기할때는 경험이 없어도 있는척하며 약간 불친절하게 통화하라는 코칭도!

나는 세상엔 공짜가 없으므로 시공 견적서에 실장님 거마비 정도는 꼭 추가해달라고 말씀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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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배송될 컨테이너


수목이식

우리집엔 주목나무가 되게 많다. 안 세어봤지만, 여튼 많다.

이 주목나무는 아랫 땅이 우리 땅이 아닐 때에는 자연담장 역할을 해주었고, 커가면서 바람도 막아주는 방풍림 역할도 해주고, 숲 길을 걷는 분위기 연출도 해준 고마운 나무다.

이 주목들도 새집에서 영원히 함께할 수 있는 자리로 옮겨주어야 하고, 이미 자리도 정해두었다. (ㅎㅎ)

지금처럼 날씨 좋은 가을에 미리 옮겨놓으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헌집을 철거해야 이들이 갈 자리가 생긴다.

철거 > 이식 > 기초 공사

이런 순서로 하면, 이식은 누가 해야하지..? 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우리 시공사 기초팀장님께서 조경 경험도 있으시다는 설계 실장님의 귀뜸!! (아아. 구세주. 나 정말 선택 잘했어!!)

그래서, 기초팀장님 현장 실사 오시는 날엔 나도 휴가 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각각 다른 전문업체가 따로따로 하는 것도 좋겠지만, 기초를 잡아주실 분이 이식과 기초공사를 함께 해주시면 서로 방해되지 않는 공간과 업무 일정을 잡을 수 있을 듯하여, 이것 또한 고민없이 함께 부탁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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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봄 | 애기 주목과 회양목, 그땐 정자도 없었다.
IMG_1888.jpg 2019년 초 여름 | 전지를 안해서 엉망이지만 청년이된 주목과 회양목


IMG_1602.JPG 2019년 초여름 | 정자가 생겼고, 하얀 파고라엔 인동초와 능소화가 하나 가득



이제 마지막 고민은, 예산

내 집을 짓는 모든 것은 기승전'돈'이다.

내가 정말 부자라면, 원하는 모든 것을 다하겠지만 나는 그저 한 달 벌어 한 달 살아가는 가난한 회사원이므로 우선순위를 정해야한다. 그리고, 모두 현금으로 할 수는 없을 테니 빚은 얼만큼 지어야할지도 고민해야한다.


하지만, 뭘해도 도시의 아파트를 사는 비용의 절반정도일 것이다. 하.하.하.

모든 것이 선택의 연속이고 그 선택은 예산에 좌우되겠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고모든 것은 값에 맞는 값어치를 한다.


예산이 너무 초과되면 집의 평수를 조금 줄이고, 지금 사는 것에 지장없는 것들을 나중에 만들고 빚을 조금 더 지면 된다. (에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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