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인지 모르게 험난한 길
집을 지으려면 당연히 허가를 받아야한다.
집을 지을 지자체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건축허가 절차는 이렇게 안내가 되어있다.
참 간단.
그리고, 우리집은 '전'이었던 땅을 대지로 변경하여 집을 지을 예정이므로 '개발행위허가'도 받아야한다.
설명은 인터넷 회원가입하는 것처럼 간단하게 되어 있지만, 이 모든 과정은 개인이 할 수는 없고 건축사님이 꼭 진행해주셔야한다.
신나게 설계를 하고 직구를 하고 내장재를 고르던 지난 겨울, 대체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당연하게도 허가는 쉽게 받을 줄 알고 있었다. 철거 일자를 정하고, 3월 초에 바로 착공하기로 시공사 팀장님들과 이야기를 신나게 하던 중에 전화가 왔다. 다시 찾아보니 2월 17일.
허가신청이 반려되었어요.
바닥에 돌이 박혀있고, 잔디가 있다는 이유였는데, 바닥의 돌? 뭐지? 한참 생각해보니, 디딤석인 것 같았다. (담당자분들이 무심하게도 뭔지를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아서 설계실장님과 셜록홈즈 빙의를 해야만 했다. 대체 뭐가 박혔단 말인가!!???)
농지였던 곳에 디딤석과 잔디를 깔고 살았던 우리 잘못이니 얼른 시정하기로 했다. 다행이 멸실과 토지 정리 일정이 쭉 있어서, 그 김에 진행하기로 했다. 이런 소소한 것은 때에 따라서는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위법한 것이니 얼른 원상복구 시켜야한다!! 법은 지키라고 있는 것.
그래서 멸실을 하면서 잔디를 모두 걷어내고 돌도 걷어내고 마치 어제 갈아놓은 밭처럼 만들었다.
밭 고랑이 있어야하지 않을까 했지만, 2월 말의 밭은 이 상태가 맞다. (ㅎㅎ)
급히 사진을 건축사님께 보냈고, 다시 허가 절차 시작. 농지과에서 고랑 만들어서 다시 보내달라고 하면 막내동생 출동 예정.
그리고........
매일 매일 언제쯤 될지, 대체 무슨 문제가 있을지 건축사님을 괴롭히던 한 달이 지나고 지난주 목요일.
인허가 완료를 위한 보험금 결제를 하라는 연락이 왔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비채속도로 보험금 납부를 하고, 1시간 후에 들어가보니 저런 문서가 있었다.
아직 착공신고와 착공신고 필증을 받아야하지만 곧 될 것으로 믿고, 오늘부터 모든 일정이 시작되었다.
보통의 경우라면 개발행위허가 이후 7일까지 허가가 나오고, 운이 없으면 7일 후에 연기가 될 수도 있다고 하지만 큰 이슈가 없으면 수요일까지는 착공신고 필증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석축
내일은 토사반입
모레는 기준점 체크
목요일은 드디어 땅을 팔 예정!
한 달을 돌아돌아 온 먼길이었지만, 모든 건축주가 가장 힘들어하는 게 허가관련 일이라고 위로해주신 팀장님들 감사합니다. 이사하는 그날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시간 순서 없는 건축일기는 계속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