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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잘 자라고 있습니다.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

by Emma

집은 무사히 잘 자라고 있습니다. 이제 곧 독립하게 될꺼에요.

건축일기를 빼곡하게 쓸 줄 알았지만, 그러기에는 너무나 뭘 모르는 건축주라서 시공사에서 올려주시는 일지를 매일 매일 손꼽아 기다리고, 주말이면 가서 보고 박수치는 시간을 보냈어요.


너무 잘 자란 우리집을 얼른 자랑하고 싶은데, 땅과 길의 복잡한 문제가 얽혀 아직도 공사는 진행 중입니다.


2월 말 멸실을 시작하면서 지난 5개월간 누군가는 대단하다고 했고, 누군가는 고생 많았겠다고 했지만,

신나고 즐거운 모험을 끝내는 아쉬운 마음만 남아요.


이제 곧 집은 지어주신 아버님들로 부터 독립을 할테고, 정원의 꽃들과 함께 새로운 생을 시작할꺼에요.

즐거울 나의 집은 이제, 즐거운 나의 집이 되어 오랜 시간 함께 할 예정입니다.

KakaoTalk_Photo_2020-07-09-20-56-08-4.jpeg 들어서면 늘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현관입니다. hello!


부지런히 움직여서 어느 좋은 날엔가, 다시 모두 뵙고 감사인사하는 날을 준비하려고 해요.

그러려면, 데크랑 담장을 마무리하고, 준공을 위해 창고를 마무리해야하고, 공사를 위해 철거했던 펜스도 다시 쳐야하고, 이사도 해야하고, 이사갔던 꽃과 나무들이 모두 제자리로 와야하는 일들이 남았어요.

아! 그리고 그날의 메뉴와 테이블 세팅과 알맞은 식기를 고르고 맛있는 술을 준비하는 일도 있네요!


...

그 많은 일들을 아무것도 못하게 하는, 이 비는 언제쯤 그칠까요?




이거슨....... 건축일기도 아닌 완공일기도 아닌 이마음저마음 여러마음이 복잡한 건축주의 하소연의 글.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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