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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ma Aug 05. 2020

소심한 땡땡이

자리에 앉아서 하는 딴짓

마음이 바쁘다.

회사일도 집안일도 바쁘다.

다음주에는 이사를 두 번이나 해야해서 일주일간의 긴 휴가를 냈다.

한동안 정리지옥에 빠질 예정이고, 언제나 그랬듯 정리가 대강 되어갈 쯤에는

뒷꿈치가 쿡쿡 쑤셔대서 밤에 잠을 못 자겠지.


다음주에는 날이 좀 개려나. 질퍽이는 마당에서 이사는 잘 할 수 있을까. 전깃줄 차로 밟게하지 말랬는데 그건 또 어쩌나. 창고에서 나온 물건을 덮어놨던 천막은 바람에 멀리 날아가셨던데 걍 냅두자. 살아남는 것만 살리지 뭐. 에라 모르겠다. 그래도 창고 덮었던거 날아간 건 다시 안씌워놔도 상관없다니 이 얼마나 다행인가.


오조오억가지 생각과 걱정에 심란한 오후에는 땡땡이가 제일인데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자리에 앉아서 잠깐 딴짓이라도 해야지 싶었는데 

저 심란한 빗소리에 그 마음도 싹 날아가버렸다. 


일이나 하자. 오늘 퇴근은 언제쯤 할 수 있으려나.

저놈의 비는 대체 언제 그칠 예정인가.


그래서 오늘도 조용히 복권을 한 장 샀다. 

이거 되면 회사 대충 다닐꺼야!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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